농구/NBA
[마이데일리 = 전주 김진성 기자] "스타팅으로 넣으니, 공격도 수비도 아주 열심히 한다."
KGC의 비 시즌 연습경기를 통해 크리스 맥컬러를 몇 차례 지켜봤다. 필리핀 산 미구엘을 우승으로 이끌며, 득점기계로 맹활약했던 맥컬러를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폭발적인 운동능력을 앞세워 페이스업을 즐긴다. 그러나 돌파 후 던지는 슛이 많이 빗나갔다. 동료들과 조화되지 못했다. 수비에선 거의 보이지 않았다.
적응과정으로 해석했다. 필리핀은 전통적으로 조직적인 농구보다 1대1 능력이 좋은 외국선수들이 힘을 발휘하는 리그다. 당시 김승기 감독은 "쟤 한번 두고 봐. (KBL에서도)무조건 된다니까"라고 확신했다.
오세근과 양희종의 몸 상태가 정상적이지 않고, 최현민이 떠났다. 빅맨이 부족했고, 1번과 슈터가 부족한 KGC의 현실에 맥컬러가 정확히 도움을 주는 타입이 아니다. 대신 김 감독은 맥컬러 특유의 폭발력이 발휘되면, 약점도 만회할 수 있다고 계산했다.
일단 김 감독은 KBL에서 검증된 브랜든 브라운을 메인 외국선수로 활용했다. 맥컬러의 출전시간은 길지 않았다. KBL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다 김 감독은 최근 맥컬러를 선발출전명단에 넣기 시작했다. 23일 KCC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스타팅으로 넣으니, 공격도, 수비도 아주 열심히 한다"라고 했다. 더구나 브라운이 20일 전자랜드전서 발목을 다치며 23일 KCC전에 나서지 못했다.
17일 KT전 34점, 20일 전자랜드전 25점. 외곽슛이 여전히 말을 듣지 않지만, 특유의 운동능력을 바탕으로 한 페이스업은 점점 위력을 더해가고 있다. 동료를 살리는 타입이 아니다 보니 KBL 특유의 조직적인 농구에 적응하는데 여전히 시간이 필요하다. 다만, 최근 맥컬러의 감각이 올라온 건 분명하다.
KCC는 송창용을 맥컬러에게 붙였다. 그러나 소용 없었다. 불 붙은 맥컬러의 위력은 엄청났다. 크게 드리블을 한~두 차례 한 뒤 점프해서 마무리하는 동작에 힘이 넘쳤다. 수비수들과 바디 컨택트를 해도 밸런스가 무너지지 않았다.
더구나 KCC는 여전히 어수선했다. 이대성이 17일 삼성전을 끝으로 아킬레스건 등 부상 치료 및 체력 회복 등으로 2주간 쉬기로 했다. 찰스 로드마저 발목을 가볍게 다쳐 결장했다. 활동량이 여전히 빅딜 이전같지 않다. 전창진 감독은 "(그 말을) 농구를 잘 모르는 지인들도 허더라"고 털어놨다.
공격에서 활동량이 떨어지니 수비 활동량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게 전 감독 지적이다. 이러다 보니 불 붙은 맥컬러를 막을 수 없었다. 가드 권시현의 선발 기용도 실패로 돌아갔다. 오히려 KGC 특유의 강력한 앞선 압박과 스위치, 트랩에 크게 고전하며 실책을 쏟아냈다. KGC는 그럴 때마다 맥컬러가 활발한 속공가담 및 마무리로 위용을 뽐냈다.
또한, 맥컬러는 3점슛도 조금씩 감을 찾아갔다. 2쿼터 중반 문성곤의 도움을 받아 탑과 45도에서 터트린 얼리오펜스에 의한 3점포는 백미였다. 당시 연속 8득점하며 20점 넘게 달아났다. 맥컬러는 3쿼터에도 10점을 보탰다. 3쿼터를 마치자 73-43. 4쿼터는 가비지타임이었다. 결국 KGC의 90-64 대승. 맥컬러는 전반 20분 27점 포함 39점 13리바운드 4어시스트 3블록슛.
KGC는 여전히 불안정한 측면이 있다. 패스 센스가 있는 박지훈과 공격형 2번으로 성장 가능성이 풍부한 변준형이 1번까지 맡는다. 그러나 경험부족으로 경기운영이 미숙한 측면이 있다. 전자랜드전서 10점차로 앞선 경기를 1점차로 겨우 이긴 이유. 더구나 오세근과 양희종은 여전히 살얼음을 걷는다. 김 감독은 정통 1번 이재도와 슈터 전성현을 애 타게 기다린다.
이런 상황서 맥컬러가 KGC 공격력에 가져다 준 효과는 크다. 볼 소유욕이 강한 브라운이 뛸 때 볼 흐름이 둔화되는 측면이 있었다. 맥컬러 역시 국내선수들을 살릴 수 있는 스타일은 아니다. 조직력에 도움이 되는 선수는 아니다. 그러나 적어도 경기 흐름을 바꾸는 조커로선 경쟁력이 있다.
[맥컬러(위), 맥컬러와 브라운(아래).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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