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앞날이 창창했던 21살 청년은 불과 며칠 전만 해도 마무리훈련을 소화하면서 내년을 준비하고 있었다.
한화 투수 김성훈(21)이 23일 새벽 광주에서 실족사로 세상을 떠났다. 너무나 갑작스러운 이별이었다.
김성훈은 한화가 애지중지 키우던 유망주 중 1명이었다. 지난 해 7월 22일 대구 삼성전에서 프로 데뷔전을 치른 김성훈은 5⅓이닝 2피안타 1실점 호투로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비록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시즌을 마감했으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한 시간이었다.
한화가 올 시즌을 앞두고 개막 선발 로테이션에 김성훈을 발탁한 것도 향후 선발투수로서 성장할 재목임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부쩍 성장한 모습을 보이면서 한용덕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치열했던 5선발 경쟁에서 합격했다. 스스로 많은 노력을 했다. 직구와 슬라이더 위주의 피칭을 했던 그는 포크볼과 커브를 장착하면서 경쟁력을 갖추려 했다.
당시 김성훈은 "다치지 않고 1군 풀타임으로 선발로테이션을 지키는 것"을 목표로 말했다. 무엇보다 "다치지 않겠다"는 것이 그의 첫 번째 목표였다. 아버지인 김민호 KIA 수비코치의 당부를 잊지 않은 듯 했다. 김민호 코치가 김성훈에게 늘 강조하던 말이었다. "아프지만 마라"는 것이었다.
"아버지께서 '아프지만 마라'는 말씀만 하신다"라고 밝혔던 아들. 야구를 잘 하는 것보다 건강하게 선수 생활을 이어가길 바라던 아버지의 마음이었다. 김민호 코치 역시 오키나와에 있었지만 소속팀이 달라 마주치기 어려웠는데 김성훈은 꼬박꼬박 아버지와 연락을 하던 착한 아들이었다.
아버지의 당부를 가슴 속에 새기던 아들은 안타깝게도 갑작스러운 사고로 우리 곁을 떠나고 말았다. 한화는 물론 야구계가 마주한 슬픔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이 아닐 수 없다.
[김성훈.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