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고양 김진성 기자] 오리온이 승부처에 무너지지 않았다.
최하위 오리온은 올 시즌 1~3라운드서 선두 SK에 모두 패배했다. 그러나 17점차로 패한 3라운드를 제외하면 1~2라운드는 비교적 접전이었다. SK도 기본적으로 오리온을 쉽게 생각하지 못한다. SK가 자랑하는 장신포워드들은 오리온도 많이 보유했다. 다른 팀을 상대할 때보다 미스매치 공격 기회가 많지 않다.
문경은 감독은 김선형을 선발로 내세웠다. 자밀 워니와의 2대2를 통해 오리온의 약한 앞선을 균열시키고, 자연스럽게 미스매치 공략 기회를 많이 잡기 위해서였다. 최근 최준용을 4번으로 기용해 재미를 봤지만, 이날은 다시 2번으로 돌렸다.
그런데 경기는 3쿼터까지 오리온의 우세였다. 일단 전반까지 리바운드를 오리온이 16-13으로 앞섰다. 즉, SK가 자랑하는 김선형, 최준용, 워니를 앞세운 속공과 얼리오펜스를 최소화했다. 그만큼 오리온의 활동량이 많았다. 또한 SK는 실책이 적지 않았다. 오히려 오리온이 빠른 공격으로 재미를 봤다.
오리온은 새 외국선수 아드리안 유터가 지난 두 경기에 비해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했다. 전성기처럼 몸싸움을 통해 골밑에서 득점을 만드는 비중은 여전히 떨어졌다. 그러나 미드레인지와 코너를 적극 공략했고, 이승현, 장재석, 최진수와 연계플레이도 많이 좋아졌다. 호흡을 맞춘 결과다.
이런 상황서 최근 흐름이 좋지 않던 최진수, 장재석 등도 덩달아 살아났다. 공격성공률을 높이면서 SK의 속공을 최소화한 것도 컸다. 또한, 선발 출전한 유터가 자밀 워니를 잘 막았지만, 역시 워니는 막기 힘든 존재. 대신 워니에게서 파생되는 외곽찬스 허용을 최소화했다. 트랩을 할 때, 로테이션이 좋았다. 또한, 김선형에 대한 강한 압박으로 2대2 허용을 최소화했다.
2~3쿼터에는 지역방어로도 재미를 봤다. SK는 2라운드 맞대결서 오리온 지역방어에 크게 고전했다. 이번에도 비슷한 흐름이었다. 결국 10점 내외의 리드를 유지하면서 승부처로 향했다. SK는 워니에게 의존하는 단순한 루트.
그런데 오리온이 3쿼터 중반 실책과 이지샷 실수로 주춤하자 SK가 놓치지 않았다. 워니가 우측에서 트랩을 당하자 좌중간으로 크로스 패스, 최준용의 3점포가 터졌다. 워니와 최준용 등의 리바운드 가담이 살아나면서, 서서히 스코어가 좁혀졌다. SK는 3쿼터에 제공권서 오리온을 압도했다.
SK는 4쿼터 초반 안영준과 김민수의 외곽포로 오리온의 숨통을 더욱 조였다. 그러나 오리온의 응집력도 만만치 않았다. 이현민의 도움에 의한 이승현의 득점, 유터의 도움에 의한 최진수의 3점포가 나왔다. 4쿼터에도 제공권은 열세였지만, 공격 템포를 적절히 조절하며 좋은 세트플레이를 많이 만들어내면서 주도권을 잃지 않았다. 오리온의 83-75 승리.
결국 오리온은 SK가 잘하는 것을 최소화시키면서, 국내선수들의 득점 가담을 높여 대어를 잡았다. 최진수와 이승현의 고른 활약이 고무적이었다. 유터의 경우 수비에서의 장점뿐 아니라 국내선수들과의 연계플레이가 점점 향상된다.
[오리온 선수들.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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