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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이 연기는 라미란만이 가능합니다."
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압구정 CGV에서 영화 '정직한 후보'(감독 장유정) 제작보고회가 열려 장유정 감독, 배우 라미란, 나문희, 김무열, 윤경호, 장동주가 참석했다.
'정직한 후보'는 거짓말이 제일 쉬운 3선 국회의원 주상숙(라미란)이 선거를 앞둔 어느 날 하루아침에 거짓말을 못 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코미디로 '김종욱 찾기'(2010), '부라더'(2017)를 연출하며 창의적인 스토리텔링 능력을 입증한 장유정 감독의 신작이다. 특히 지난 2014년 개봉해 브라질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동명의 브라질 영화를 원작으로 해 예비 관객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장유정 감독의 섬세하고 위트 있는 연출, 아찔한 상상이 빚어낸 웃음 폭탄 코미디 소재와 더불어 코믹 연기의 대가 라미란이 주인공으로 나섰다는 점에서 더 큰 기대를 모은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 속 '치타 여사' 캐릭터로 다채로운 매력을 과시했던 그는 2019년 영화 '내안의 그놈', '걸캅스'를 통해 명실상부 흥행 보증 수표임을 입증했던 바.
이번엔 보다 더 강력한 웃음으로 돌아왔다. 어떤 캐릭터든 자신만의 개성으로 재탄생시키는 라미란은 대한민국 최고 거짓말쟁이에서 직장, 가족, 전 국민에게까지 거짓말을 못하게 된 '뻥쟁이' 국회의원 주상숙으로 분했다. 주상숙은 거짓말을 잃어버린 이후 지나치게 솔직하고 대놓고 뻔뻔하지만 마냥 미워할 수 없는 인물이다.
이날 라미란은 "그동안 '믿고 보는 배우'라는 영광스러운 수식어를 달아주셨다. 이번 영화에서 위기가 올 것 같다. 하도 '뻥'을 많이 쳤다. 그래도 '뻥'마저도 믿게 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하겠다"라고 너스레를 떨면서도 "너무 분량이 많았다. 전체의 98% 장면에 등장한다. 처음엔 너무 부담스러웠다. 또 대놓고 코미디 장르인데, 제가 얼마나 잘 웃길 수 있을지 사실 부담스러웠다"라고 솔직히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라미란은 "그래도 98%나 등장하는 주인공이니 선택했다. 그냥 '까짓 거 해보자', '도전해보자'는 마음이었다. 언제 또 이렇게 모든 에너지를 발산해서 할 수 있는 작품이 있을까 싶다. 사람들이 저보고 웃기다고 하는데, 제대로 웃겨보자 싶었다"라며 "다만 '언니쓰' 활동 등으로 댄스를 선보이기도 해서 새롭진 않을 것 같다. 기존의 저를 보셨던 분들은 '라미란이 또 똑같은 걸 하는구나'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작품이 가진 긴장감 등이 커서 제가 기대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기본적으로 작품 자체가 재미있어서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또 라미란은 "보통 영화나 드라마를 할 때, 특정 인물과 지명, 기관 등과 관련이 없다는 문구가 나오지 않나. 그런데 감독님이 자료 조사를 많이 하시다 보니 특정 정당이나 인물을 떠오를 수도 있다. 그래서 그냥 '누군가가 떠오를 수도 있다'고 하자고 했다"라고 솔직하게 차별점도 짚기도 했다.
특히 장유정 감독은 라미란을 향한 깊은 신뢰를 드러냈다. 장 감독은 "저는 너무 만족도가 높았다. 사실 주상숙 캐릭터는 원래 주상근이었다. 원작은 남자 대통령 후보였기 때문에 번역 과정에서 자연스레 남자로 그려졌다"라고 제작 비화를 밝혔다.
이어 "그러나 시나리오를 수정하다 보니 이 연기가 굉장히 어려울 거라고 생각했다. 코믹하면서도 인간미 넘치고 진지한 인물인데, 이를 연기로 승화할 수 있는 사람은 라미란 배우뿐이라고 생각했다. 강한 확신으로 라미란 선배님께 여쭤봤다"라며 "여자 캐릭터로 바꾼 뒤에 물어본 게 아니라, 선배님께 여쭤본 다음에 바꿨다. 남녀 불문하고 이 역할은 라미란 선배님만 할 수 있었을 거라고 본다"라고 힘주어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뿐만 아니라 열정 부자 보좌관 박희철 역의 김무열과 손녀의 거짓말로 인해 숨어 살게 된 츤데레 할머니 김옥희를 연기한 나문희 역시 라미란과의 호흡을 출연 이유 중 하나로 꼽아 라미란의 힘을 엿보게 했다.
무엇보다 라미란은 흥행 공약을 "1000만이 넘으면 제가 실제로 출마하겠다"라고 파격적으로 내걸어 '빵' 터지는 웃음을 안겼다. 주변에서 만류가 이어지자 다급하게 "1500만으로 공약을 수정하겠다"라고 말을 바꿔 캐릭터에 완벽 빙의한 모습을 과시, 재미를 배가시켰다.
신선한 콘셉트와 남다른 상상력으로 '빵' 터지는 웃음뿐만 아니라 속이 뚫리는 '사이다' 같은 신선함을 선사할 '정직한 후보'는 오는 2월 개봉한다.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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