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201㎝의 장신 센터이자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다 재차 국가의 부름을 받고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에 합류한 '일병 센터' 김재휘(상무신협). 그가 첫 경기 호주전을 앞두고 올림픽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다.
남자 대표팀은 7일 올림픽 본선행 티켓을 따내기 위한 본격적인 무대에 선다. 이를 위해 지난 5일 중국 장먼에 도착해 이틀 간 두 차례 마지막 땀방울을 흘리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김재휘는 5일 첫 훈련에서 임도헌 대표팀 감독과 동료들의 칭찬을 이끌어낼 정도로 좋은 컨디션을 보였다. 수차례 위력적인 스파이크가 코트에 꽂혔다. 6일 훈련에선 스윙을 하던 팔에 불편함을 느꼈는지 잠시 주춤하기도 했지만 이내 컨디션을 되찾고 좋은 몸놀림을 보였다.
대회에 맞춰 컨디션을 끌어올릴 수 있었던 비결은 ‘조기 합류’다. 김재휘는 팀 동료 허수봉과 함께 지난달 8일 진천선수촌에 들어와 발을 맞췄다. 10월 말 중국 우한에서 열린 2019 세계군인체육대회(군인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후 한 달 정도 웨이트만 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김재휘는 V리그가 한창 진행 중이던 대표팀 소집 2주 전부터 허수봉과 훈련에 매진했다.
김재휘는 5일 오후 중국 장먼의 완다 렐름 호텔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허)수봉이와 함께 세터가 없는 상태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은 다 했다. 웨이트는 물론이고 볼 운동, 기본기 훈련을 매일 함께 했다"고 밝혔다.
이어 동료들이 칭찬한 것에 대해 "그동안 계속 컨디션이 안 좋았기 때문일 것"이라며 "지금도 솔직히 제 컨디션은 아니지만 최대한 끌어 올렸다. 미리 입소하지 않고 다른 선수들과 함께 소집됐다면 컨디션이 더 안 좋았을 뻔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대회에서 김재휘는 김규민(대한항공)과 함께 신영석과 최민호(이상 현대캐피탈)의 뒤를 받쳐 대표팀의 1차 수비를 든든히 할 전망이다.
김재휘는 "투입될 경우 (최)민호 형과 (신)영석이 형이 잘 안 풀린다든지 분위기가 넘어간 상황이 많을 것"이라며 "뭘 하나 더 하기보다는 시간이 짧든 길든 순간을 활용해 분위기를 바꾸고 나오는데 집중 하겠다. 센터 포지션이 바꿀 수 있는 건 블로킹이기에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호주에는 라이트 토마스 에드가(212㎝), 센터 네헤미아 모트(204㎝), 레프트 사무엘 워커(208㎝) 등 장신 선수들이 즐비하다. 평균 신장 199.07㎝로 193.35㎝인 한국보다 6㎝가량 크다. 신영석과 함께 대표팀에서 유이하게 신장이 2m가 넘는 김재휘는 높이 대결도 충분히 해볼 수 있다는 각오다.
그는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와 올림픽 세계 예선에서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기를 치른 경험이 있고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엄청 높게 위협적인 공격을 한다기 보단 충분히 손에 닿을 높이"라며 "손에 닿게라도 만들면 (정)지석이, (전)광인이 형, (정)민수 형이 수비를 잘 하기에 충분히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팀 전력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김재휘는 13일 대표팀 귀국 일주일 뒤인 20일 육군훈련소에 입소할 예정이다. 김재휘와 허수봉의 계급은 ‘일병’이지만 지난해 4월22일 입대 직후 군인올림픽을 준비하느라 훈련소는 1주일 정도 맛만 봤다. 또 다른 입소 동기인 황승빈(대한항공)은 이미 입소한 상태다. 박삼용 상무신협 감독과 코칭스태프들도 김재휘에게 "올림픽 출전권을 꼭 따낸 뒤 다치지 말고 돌아와 훈련소에 가야 한다"고 당부했다고 한다.
김재휘는 "아직 총도 못 쏴봤다. 주변에서 훈련소에 갔다 와야 진짜 군인이라고 하셨다. 가면 힘들고 피곤하다고 들었는데 새로운 경험이고 한 번쯤 가볼만 하다고 생각한다"고 쓴 웃음을 지었다.
김재휘는 꼭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고 입소하겠단 각오다. 그는 "이번 대회는 저 뿐 아니라 형들의 굳은 의지가 보여서 선수단 전체의 각오가 남다른 느낌이 든다"며 "서로 말을 안 해도 연습에서 느껴지고 밝은 분위기 속에서도 진지함이 묻어나온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출전권을 따고 나서) 훈련소에 입소하기 전 휴가는 쓸 것"이라 덧붙였다.
[김재휘. 사진 = 대한배구협회 제공]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