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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개그맨이자 강사로 활동 중인 정철규가 ‘진짜 나’를 찾게 된 10년의 인생사를 털어놓으며 긍정 에너지를 전했다.
10일 오전 방송된 채널A ‘행복한 아침’에 “뭡니까 이게? 사장님 나빠요”라는 유행어를 탄생시키며 외국인 노동자 캐릭터인 ‘블랑카’로 큰 사랑을 받았던 개그맨 정철규가 출연했다.
이날 정철규는 한때 극심한 우울증을 겪었다 극복했다며 “그 과정들을 겪으며 알게 된 건 제가 우울했던 것도 진짜 내 모습을 알지 못해서 그랬던 게 아닌가. 진짜 나를 알면 행복해질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블랑카’ 캐릭터로 폭발적 인기를 구가했던 그는 “그 인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소속사 문제와 여러 이유로 방송을 잘 하지 못하게 되며 슬럼프 빠지게 됐고 우울증까지 극심하게 오게 됐다”고 고백했다.
이어 “우울증약을 먹지 않으면 일상생활이 되지 않고, 수면제를 먹지 않으면 잠을 잘 수가 없게 됐다. 한 번은 수면제를 먹고 잠을 잤다고 생각했는데 저도 모르는 사이 운전을 하고 나갔더라. 제 주위에 한바탕 난리가 났다. 저는 기억에 없었다. 그 정도로 제 상태가 심각했던 것 같다. 어떻게 해서든 이 상황을 모면해보고 싶어서 영화도 찍어보고 드라마도 도전해봤지만 대중들에게 크게 어필되지 않은 것 같다. 이미지 변신을 해보고 싶었는데 비슷한 역할만 들어오더라”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당시 사람들을 만나는 게 두려워 동료들 결혼식장도 가지 못했다는 정철규. 혹시나 자신을 보고 무시하거나 싫은 소리를 하지 않을까 지레 겁을 먹었던 것. 이런 이유로 방송에서 제대로 활약하지 못했고, 점점 일은 줄어들었다.
정철규는 “힘들게 지내고 있던 그때 제 인생의 은인을 만나게 됐다. ‘자기야’ 부른 가수 박주희 씨가 있다. 방송을 같이하며 친해지게 됐고 그러면서 제 고민 이야기를 했다. ‘사람들이 날 무시하는 것 같아요, 싫어하는 것 같아요. 너무 힘듭니다’ 이야기했더니 누나도 방송 경험 오래 했고 슬럼프를 겪고 극복한 경험이 있다 보니 제 이야기를 들어줬다. 한참 제 이야기를 듣더니 ‘사람들이 널 무시하고, 싫어한다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무슨 말로 무시했어? 누가 무슨 말로 널 싫어하는 표현을 했니?’라고 물어봤다. 이야기하려고 보니까 실질적으로 무시하는 말을 했거나 싫어하는 말을 한 사람은 없더라”라고 말했다.
“가짜 틀을 만들어 놓고 절 그 안에 가둬놓고 힘들게 하는 걸 알게 됐다”는 정철규는 “누나가 그러더라. ‘그런 가짜 메시지를 던지는 틀이 없었을 건데 어린 시절이나 살아오면서 순수한 마음에서 상처를 받고 그게 트라우마가 돼서 가짜 틀이 생겼을 것이다. 집에 가서 곰곰이 생각해보고 어린 시절에 어떤 상처가 있었는지 들여다보고 찾게 되면 어린 시절 상처받았던 작은 아이 철규를 달래줘 봐라’라고 했다. 곰곰이 생각해봤다. 어린 시절에 시험을 치거나 뭘 했을 때 잘하는 친구들과 비교해 제가 못하면 엄마한테 심하게 혼난 기억이 있더라. 그 뒤로도 시험을 치거나 뭘 했을 때 제가 못하면 반복적으로 혼이 났던 그런 기억이 있더라. 성인이 돼서는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는데 스스로 가짜 메시지를 던지는 틀을 만들어놓고 절 힘들게 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거울을 보며 작은 아이 철규를 달래주기로 했다”며 “거울을 보며 한참 울었던 것 같다. 마음이 편해지더라. 좀 더 변화하고 나아지고 싶어서 다음날 바로 정신과 상담 치료를 받으러 가기로 했다. 여러 이야기를 하며 상담 치료를 4년 받았다. 점점 괜찮아지더라. 마음도 편안해지고. 그래서 그때 당시 도전을 해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결혼식장 가보기’에 도전했다는 정철규는 “그때 당시만 해도 대문 나와서 사람들을 만나는 게 어려웠다. 용기를 내서 결혼식장에 갔는데 동료들이 너무 반겨주더라. 제가 그때 느꼈다. 저 스스로 가짜 부정적 메시지를 던지는 틀에 갇혀 있는 게 얼마나 무서운 건지, 아무것도 아닌데 왜 벗어나지 못했는지 느껴지더라. 마음이 편해지니 저만의 틀을 깨보기로 했다. 블랑카 개그가 끝나고 나서 블랑카 관련이나 다문화 관련된 일을 안 한다고 했다. 동료들이 이미지가 굳혀져 어떤 방송도 못 하게 될 거라고 했다. 그걸 깨보기로 했다”며 다문화 이해 교육 전문가사, 생활체육 지도자 자격증 취득한 일화를 전했다.
정철규의 도전은 이어졌다. 그는 “진짜 나, 진짜 내 모습은 뭐라도 할 수 있는 사람인데 자꾸 가짜 나한테 휘둘리면서 아무것도 못 하고 있다고 생각돼 뭔가 하나 해보기로 했다. 어린 시절 잘하는 친구들과 비교를 해서 스스로 부족하고 생각하는 인식을 깨고 ‘나도 할 수 있구나’를 증명하고 싶었다. 그래서 사랑하는 술 님을 떠나보내게 됐다. 매일 저녁 3~4병씩 모시던 술 님을 6개월 동안 떠나보내고 멘사 테스트에 응시를 해서 감사하게도 만점 합격을 하고 개그맨 최초로 멘사 정회원이 됐다. 그러다 보니까 틀을 짓지 않으면 한계가 없다는 게 느껴지더라. 다시 한번 뭔가 해보기로 하고 IQ 172 이상인 사람들만 가입한다는 올림프 아이큐 소사이어티 테스트에 응시해 합격하게 됐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제 부정적 생각 안에 갇혀 있지 않다 보니까 삶의 좋은 변화들이 일어나 행복한 날들을 보내고 있다”는 그는 “제 일에 온전히 제 에너지를 쏟고 일하기까지 10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10년이라는 과정을 겪으며 ‘아무리 오랜 시간 헤매더라도 포기하지 않는다면 삶은 발전할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됐다”며 자신의 이야기를 듣는 이들도 ‘진짜 나’를 찾고 행복해지길 기원했다.
[사진 = 채널A 방송 캡처]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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