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티백’을 발음하면, 담백한 여운이 입가를 감돈다. 은은하게 번지는 느낌이 우러나온다. 조은애 디자이너의 패션 브랜드 ‘티백’의 의류도 이름을 닮았다. 튀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러운 멋을 추구한다.
“‘은은하게, 여성스럽게’가 티백의 콘셉트죠. 프린트가 많아도 거부감이 없어요. 누구나 한번은 입어보고 싶은 브랜드라고 할까요. 특히 입으면 더 예뻐요. 과하게 꾸미지 않아도 멋스러운 옷입니다.”
연세대 의류학과 7학기만에 졸업
그는 연세대에서 의류학과 생활 디자인학을 복수 전공했다. 동기들은 졸업하고 백화점이나 대기업 MD로 많이 진출하는데, 처음부터 디자이너가 되고 싶었다. 한 한기에 실기를 다섯 과목이나 이수한 적도 있다. 전공수업을 너무 많이 들어 교양학점이 부족할 정도였다. 복수전공을 했는데도, 대학을 7학기 만에 졸업했다. 빨리 일하고 싶었다. 결국 졸업식 다음날부터 출근했다.
아이디룩, 한섬 등에서 탄탄한 기초 쌓아
아이디룩, 한섬 등 국내 큰 패션회사를 거쳤다. 내셔널에서 기본부터 응용까지 탄탄한 실력을 쌓았다. 회사 다닐 때 야근도 당연하게 여기던 시절이었다. 일이 좋아서 즐겁게 끈기있게 노력했다. 덕분에 현재는 디자인, 그래픽, 패턴 메이킹까지 직접 다 할 수 있는 디자이너로 성장했다. 막내 때부터 브랜드를 론칭하는 꿈이 있었다. 그때도 차를 좋아해서 막내 디자이너시절의 메모를 들춰보면, 티백의 모토가 되는 아이디어들이 남아있다.
2011년 ‘티백’ 론칭, 처음부터 뜨거운 반응
2011년 론칭할 당시 완제품에 승화전사를 하는 브랜드는 ‘티백’이 유일했다. 밋밋한 바닥에 사각형 프레임 안에 들어가는 프린트 티셔츠는 많았지만 소재에 디테일을 넣어 요철감 있는 바닥을 만들고 그 위에 전사프린트를 한 제품은 티백 밖에 없었다. 처음부터 반응이 좋았다.
“당시 서울창작스튜디오에 있었는데 품평회에서 가장 반응이 좋아 론칭하고 한달 만에 신세계백화점 팝업스토어를 시작했고 매출도 좋았어요. 시작이 어렵지 않았고, 그 인연으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단독 매장을 오픈하기도 했죠.”
호사다마일까. 오랜 기간 동안 좋은 사람들이 곁에 있어서 이룰 수 있었던 일들은 사람 때문에 무너졌다. 오래 같이 일한 사람이 뒤에서 큰 문제가 있다는 것을 내부사람을 통해 알게 되었다. 직영점들을 정리했다. 사람을 믿지 못한 시기가 있었다. 이제는 극복했다. 지금은 좋은 직원들을 만나 새로운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다.
육아, 그리고 워킹맘의 힘찬 비상
2013년 F/W 서울컬렉션 제너레이션넥스트 쇼를 시작으로 2016 S/S 서울컬렉션 메인 데뷔 후 육아 때문에 잠시 런웨이 쇼를 쉬었다. 2016 S/S 컬렉션 쇼를 임신 9개월차에 치루었다. 힘든지 모르고 일하는 게 즐거웠다. 그 시즌 컬렉션은 tea party컨셉으로 마음처럼 행복함이 가득한 컬렉션이었다.
“워크홀릭인지 모르는 워크홀릭이었어요. 아이 낳고 나니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이 정말 소중하더라고요. 매시즌 계속 새 컬렉션을 선보였지만 런웨이는 잠시 쉬었어요.”
그러던 중 새로운 기회가 찾아왔다. 지금은 전설이 된 파리의 유명편집샵 콜레트와 패션 수주회로 손꼽히는 트라노이의 관계자들이 파리에서 직접 한국에 와서 심사해 ‘티백’을 선정했다. 덕분에 파리패션위크에서 쇼를 펼쳤다.
“저희 브랜드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시그니쳐 피스를 런웨이에서 선보이고 다시 달려야할 때라는 것을 느꼈어요. 다시 서울에서도 쇼를 시작하게 됐죠.”
연예인들이 즐겨 입는 브랜드
마마무의 화사가 ‘나혼자산다’에서 퍼 코트를 입고 나와 이슈가 됐다. 찰떡같이 어울렸다. 그날 전화에 불이 났다. 티백은 걸려있을 때 아름다운 옷이 아니라 입었을 때 입는 이의 매력을 돋보이게 해준다. 화사가 입은 퍼코트는 티백에서 예전부터 진행한 디자인이지만 새로운 칼라로 선보였다.
“그린과 다크네이비 배색이 당당한 화사와 정말 어울렸어요. 티백 에코퍼의 퀄리티는 입는 분들은 다들 알죠(웃음).”
아이유가 드레스를 입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함은정, 한다감, 신소율 등도 티백을 좋아하는 연예인이다.
“가수 정인은 초등학교 동창이죠. 제가 정인 노래를 무척 좋아해요. 그 음색이 매력적이에요. 개성이 있어요. 티백은 호불호가 갈리는 브랜드예요. 확실한 아이덴티티가 있거든요. 정인의 노래를 들으면 티백도 그런 매력이 있는 브랜드가 되었으면 하고 생각합니다.”
세계적 브랜드와 콜라보 진행
재작년에 디즈니와 콜라보를 진행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쥐띠 해를 맞아 오는 2~3월에 한 차례 더 진행한다. 상해에서 스와로브스키 콜라보레이션 프리젠테이션도 좋은반응을 얻어 해외매장에 디스플레이 되었다. 연말에 아모레 설화문화전에도 참여했고, 롯데뮤지엄에서 개장한 '스누피 탄생 70주년과 달착륙 5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시회'에도 티백을 선보였다.
“그래픽은 아트라고 생각해요. 글로벌 브랜드와 콜라보는 계속할 계획입니다. 콜라보 제품을 따로 모아 전부 전시할 생각도 갖고 있어요.”
올해는 해외 세일즈를 강화할 계획이다. 매년 두 차례 파리에 갔는데, 올해는 네 차례로 늘렸다. 글로벌 트렌드도 빨리 변한다. 바이어들도 빠른 트렌드에 맞추어 시즌을 세분화하여 S/S F/W 메인시즌 외의 바잉이 더 커지는 추세이다. 티백은 미국 보다는 유럽 감성에 맞는다. 중동, 싱가포르도 티백을 선호하는 국가들이다.
특히 중국에 400개 매장을 가진 INSUN과의 콜라보레이션 아이템이 5월에 출시 예정이다. 지난해 YINGER그룹에서 개최한 어워드에서 상을 받아서 진행하는 프로젝트로, 티백이 중국시장 진출에 큰 기반이 될 전망이다.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로 확장할 것
그는 패션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차 문화의 여유로움과 아기자기함을 좋아한다. 감수성이 풍부한 힐링 브랜드로 키우는게 목표다.
“티백의 콜라보 브랜드는 패션에 국한되지 않아요. 크리스틴 다트너(차), 뽀드미엘(키즈), 라파레트(가방) 스와로브스키(주얼리) 아모레퍼시픽(화장품)등 다양한 브랜드들과 콜라보를 했어요. 프로젝트로 만든 향초나 핸드폰케이스들도 반응이 좋았어요.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다양한 라이프 제품들도 선보이면서, 은은한 향을 가진 여유로운 감성의 힐링 공간을 만들고 싶어요. 그 공간에 들어왔을 때 따뜻함을 느낄 수 있고 많이 웃을 수 있는, 그런 공간을 만들고 싶습니다.”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나혼자산다' 캡처, 하이컷, 티백]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