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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다음 시즌에는 제대로 도전해볼 수 있을 것이다."
KGC 김승기 감독은 수 차례 "우리가 1위를 할 멤버 구성이 아니다"라고 했다. 베테랑 양희종이라는 구심점이 있지만, 몸 상태는 썩 좋지 않다. 에이스 오세근은 어깨 수술로 시즌 아웃됐다. 변준형, 박형철, 크리스 맥컬러마저 부상으로 이탈했다. 아직은 알 수 없는 덴젤 보울스를 급히 데려왔다. 즉, 전력의 핵심은 상당히 불안하다.
심지어 김 감독이 11일 LG와의 홈 경기 연장전 막판 불성실한 경기운영으로 크게 비난을 받았다. 23일 DB전서 김 감독 없이 임했다. 대패했다. 그러나 25일 전자랜드와의 홈 경기서 4쿼터 막판 극적으로 14점 열세를 극복, 대역전승을 챙겼다. 결국 27일 SK를 잡고 단독 1위에 올랐다.
행운도 있었다. 김 감독의 징계 후 올스타브레이크를 틈타 팀을 정비할 수 있었다. 상위권 경쟁자 SK는 새해 들어 좋지 않다. KCC, 전자랜드 등도 좀처럼 치고 올라오지 못한다. KT는 최근 3연승했지만, 여전히 하위권 팀들의 거센 추격을 받는다.
그러나 김승기 감독이 다져놓은 팀 컬러가 단단하다. (11일 LG전서 큰 실수를 한 건 맞다. 지도자 커리어에 큰 오점을 남겼다. 다만, 그와 별개로 올 시즌 팀을 이 정도로 다져놓은 공로는 인정 받아야 한다) 많은 공수 활동량이 현대농구의 지향점과 맞아떨어진다.
박지훈이 공격형 1번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변준형과 박형철이 부상으로 이탈하기 전까지 박지훈을 확실히 뒷받침했다. 이재도의 가세로 숨통을 텄다. 3~4번에는 문성곤 배병준 기승호 김철욱이 포진했다. 전성현도 복귀했다. 그리고 해결사 브랜든 브라운까지.
특히 수비활동량이 상당하다. 김 감독은 "이제 내가 추구하는 수비를 하지 못하는 선수는 없다"라고 했다. 사이드라인, 엔드라인, 하프라인은 물론 좌우 45도와 RA를 살짝 벗어난 엘보우 지역에서도 트랩을 한다.
스크린에 걸리면 스위치를 한다. 이후 수비수 두 명이 볼 핸들러를 강하게 마크하면, 또 다른 한 명의 수비수가 패스 라인을 예측, 스틸을 노린다. 공이 빠져나가는 순간 나머지 선수들이 일사불란하게 로테이션을 한다. 이때 공을 빼앗으면 상당히 날카로운 속공과 얼리오펜스가 이뤄진다.
김 감독은 예전부터 공격적인 수비를 즐겼다. 더구나 오세근이 빠진 상황서 국내선수들 중 확실한 득점원이 마땅치 않다. 수비부터 활동량을 늘려 공격까지 효과적으로 전개하는 전략. 팀 전력과 현대농구의 트렌드를 고려한 효율적 선택이다.
196cm 장신포워드 문성곤이 핵심이다. 사이드 스텝이 좋아 트랩을 하거나, 패스 라인을 끊는 역할을 잘 소화한다. 신장이 크고 요령이 좋아 자신보다 조금 더 큰 외국선수도 곧잘 마크한다. 기승호도 4번으로 자리 잡았다. 김 감독은 "이 팀에 처음 왔을 때 수비를 잘하지 못했는데 많이 좋아졌다. 키도(194cm) 작지 않다. 4번에 딱 맞다"라고 했다.
수비로 마진을 챙긴 뒤, 브라운의 해결사 능력으로 화룡점정을 찍는다. 종종 감정 컨트롤에 어려움을 겪지만, KBL에서 검증된 득점원이다. 스크린을 받은 뒤 움직임이 매우 빠르고, 내, 외곽을 누비며 다양한 공격기술을 발휘한다. 속공과 얼리오펜스에도 능하다. 최근에는 전성현의 한 방도 쏠쏠하다.
하지만, 김 감독은 "올 시즌보다 다음 시즌을 생각한다"라고 했다. 아직 팀 자체를 좀 더 다듬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예를 들어 5일 오리온전서 허일영에게 결승 3점포를 맞을 때 박형철이 허일영을 마크하지 않고 포스트업을 하던 이승현을 견제할 이유는 전혀 없었다. 당시 스코어는 83-81 리드. 2점을 주더라도 3점은 무조건 막아야 했다. 이승현은 이미 김철욱이 수비하고 있었다. 김 감독이 "잘 하다가도 잘 안 될 때도 있다. 더 경험을 쌓아야 한다"라고 말하는 이유다.
또 하나. 플레이오프까지 고려한 객관적 전력을 냉정하게 바라본다. 위에 거론된 사소한 실수를 커버하고 중심을 잡으려면 건강한 오세근과 양희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또한 국내선수들의 높이가 전반적으로 낮다는 점, 올 시즌 경쟁 팀들의 전력이 만만치 않다는 점도 고려한다.
이밖에 트랩 디펜스 자체가 파울 콜에 민감하다. 플레이오프서 강력한 변수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보울스의 기량도 변수가 될 수 있다. 브라운의 체력안배를 감안할 때,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다.
김 감독은 "양희종은 몸이 썩 좋지 않다. 오세근은 올 시즌 무리하게 복귀시키기보다 좀 더 쉬게 하면 다음시즌 준비 시작과 함께 팀 운동을 할 수 있다"라고 했다. 오세근의 경우 무리시키면 플레이오프에 맞춰 준비할 수도 있지만, 이후의 부작용을 우려했다. 차라리 더 쉬게 하면 다음시즌 개막에 맞춰 완벽히 준비할 수 있다고 본다.
결국 김 감독은 이재도와 전성현이 기존 멤버들과 함께 시즌을 완벽하게 준비할 다음시즌이 더 강할 것이라고 본다. 현재 국내선수들이 좀 더 성장하고, 오세근이 완벽하게 돌아올 다음시즌이 대권도전의 적기로 본다.
그렇다고 김 감독이 올 시즌을 쉽게 마무리하겠다는 생각은 없다. 그는 "지금 우리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주고 있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올 시즌 경험을 쌓으면 다음 시즌에는 제대로 (우승)도전해볼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승기 감독과 KGC.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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