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8년차' 유재남, 신인과 대결 수락한 이유 "경기 소중하다"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1년 내내 언제 경기가 있을지 모르고, 열심히 운동하는 많은 선수 중 나에게 온 경기 오퍼가 소중하다.” 유재남(33, 원주 로드짐)이 1전에 불과한 신인과의 오퍼를 수락한 이유였다.

코로나19로 인해 스포츠대회가 열리기 쉽지 않은 현실이다. 실전감각이 중요한 프로선수들, 경기를 통해 성장해야 하는 아마추어 선수들에게 최악의 환경이다.

ROAD FC는 이런 상황에서 아프리카TV와 함께 ARC 대회를 론칭, 선수들에게 최대한 많은 기회를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유재남은 기회를 잡은 선수 중 1명이다. 오는 18일 잠실 롯데월드 핫식스 아프리카 콜로세움에서 열리는 ARC 002에 출전해 이정현(18, 싸비MMA)과 대결한다.

사실 유재남 입장에서 이정현과의 대결은 달갑지 않다. 2013년 프로선수로 데뷔해 15전을 치른 유재남과 달리 이정현은 지난 5월 데뷔전을 치른 신인이다. 중견 파이터가 된 유재남이 대결하기에 자존심이 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유재남은 오퍼를 수락했다. 유재남은 “처음에는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나이 차이도 그렇지만 이정현 선수는 프로 1전, 나는 좋지 않은 전적이라도 15전을 뛰었다. 이겨도 본전인 경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내 위치와 실력이 그 정도이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받아들였다”라고 전했다.

유재남은 경기에 임할 수 있다는 데에 감사하다는 입장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해 대회 자체가 열리기 힘든 상황에서 자신에게 기회가 왔다는 게 감사하다는 것. “상대가 누구든지 받아들이고 경기에 나가서 증명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1년 내내 언제 경기가 있을지도 모르고, 기회를 잡으려고 열심히 운동만 하는 선수들이 많다. 나에게 온 경기 오퍼를 소중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느꼈다.” 유재남의 말이다.

유재남은 경기가 결정된 후 준비에 많은 시간을 쏟고 있다. 유재남은 ROAD FC 정규 대회와 다른 ARC 룰에 맞춰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유재남은 “ARC는 새로운 룰 개정으로 많은 변화가 있다. 그래플링이 주무기인 선수는 아니지만, 좋아하는 그래플링을 개정된 룰 안에서 활용하는 방법을 연습하고 있다. 불러 주시는 별명답게 길로틴으로 승리를 가져오고 싶지만, 경기는 항상 뜻대로 흘러가지 않기 때문에 초크로 승리를 노리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기회가 된다면 언제든지 초크로 끝낼 수 있는 자신이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유재남은 이정현에 대해 “빠르고 순발력이 좋으며 나이가 아직 어려서 겁이 없고 패기 있다는 장점이 있고, 겁이 없다는 게 단점”이라고 말했다.

유재남의 말대로 이정현은 겁이 없다. 대진이 발표된 후 유재남을 향해 “초등학교 다닐 때부터 ROAD FC 팬이었는데, 유재남 선수는 그때부터 프로선수였다. 지난 경기보다는 확실히 긴장이 된다. 그래도 세대교체를 할 때가 됐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세대교체를 하고 싶다.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드리고, 재밌게 잘 싸웠으면 좋겠다”라며 당찬 포부를 전하기도 했다.

유재남은 상대가 어리다고, 1전이라고 방심하지 않는다. 또한 도발에 흔들리지도 않는다. 평소처럼 열심히 준비해 승리만을 노릴 뿐이다.

유재남은 “더 어릴 때부터 ROAD FC 대회장에서 가끔 마주치면 인사를 나눴는데, 같이 경기를 하게 될 줄은 몰랐다. 이제 프로 1전인 선수로 소위 말하는 떡밥 먹고 1승 챙겼다는 말은 듣고 싶지 않다. 서로 컨디션 좋게 잘 준비해서 좋은 경기했으면 한다. 이제 막 프로에 올라온 선수라고 방심하지 않겠다. 잘 준비해서 대회장에서 뵙겠다”라고 전했다.

이어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에 경기를 뛸 수 있게 만들어 주신 대회 관계자분들께 감사드린다. 경기에 출전할 수 있는 선수가 몇 안 되는 대회에 뛸 수 있는 기회를 받은 만큼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ROAD FC는 일본 도쿄를 시작으로 중국 북경, 상해 등과 최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격투 오디션 프로그램을 제작, 동남아시아 진출 선언을 한 글로벌 종합격투기 단체다. CJ <주먹이 운다>, MBC <겁 없는 녀석들>, SBS 미디어넷 <맞짱의 신>, 중국판 주먹이 운다 <베이징 익스프레스>, 인도네시아판 <맞짱의 신>, 천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베테랑,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 쌈 마이웨이 등 10년째 격투 오디션 프로그램과 격투 관련 영화, 드라마에 제작 참여 및 자체 제작한 스포테인먼트 회사는 ROAD FC가 유일하다.

[유재남. 사진 = ROAD FC 제공]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