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1770일만의 홈런이다.
SK 이현석(28)이 무려 1770일만에 홈런을 쳤다. 8일 인천 NC전에 8번 포수로 선발 출전, 1-0으로 앞선 2회말 2사 1루서 NC 선발투수 이재학에게 볼카운트 2B1S서 134km 포심패스트볼을 공략해비거리 115m 좌월 투런포를 쳤다.
이재학의 명백한 실투였다. 가운데 약간 높은 코스로 날아갔다. 2015년 9월3일 인천 삼성전 이후 1770일만의 한 방이었다. 무려 4년10개월만의 손 맛이었다. 동국대를 졸업하고 2015년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이현석. 작년까지 1군에서 단 16경기에만 나섰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1군에는 이재원이라는 걸출한 포수가 있었다. 허도환이 트레이드를 통해 빠져나갔지만, 이홍구라는 백업도 있었다. 경찰 야구단에서 군 복무를 해결했지만, 1군에서 꾸준히 기회를 잡기 어려워 보였다. 올 시즌 이재원이 부상으로 빠지자 이홍구에게 기회가 갔고, 이홍구가 부진하자 이흥련을 트레이드로 영입했다.
이흥련마저 부상으로 이탈하자 이재원이 부상을 털고 복귀했다. 그러나 이재원이 타격 부진에 시달리자 마침내 이현석에게 기회가 왔다. 이현석은 7월 들어 꾸준히 주전으로 나선다. 이재원이 2군에 내려갔으나 박경완 감독대행은 "지금은 이현석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라고 했다.
인내를 한 만큼, 능력을 발휘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박 감독대행은 "내가 그 나이에 현석이보다 못했다"라고 했다.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레전드 포수 출신 지도자의 한 마디. 이현석에게 강력한 자극이 될 수 있다.
결국 박 감독대행이 보란 듯 투런포를 쳤다. 그동안 타격에선 크게 임팩트를 보여주지 못했지만, 이날만큼은 1-0서 3-0으로 달아나는 영양가 만점의 한 방을 작렬했다. 선발투수 이건욱과의 배터리 호흡도 좋았다. 포심과 슬라이더 위주의 단조로운 패턴이었으나 체인지업과 커브를 양념처럼 유도하며 6이닝 1실점을 이끌어냈다.
박 감독대행은 이재원과 이흥련이 돌아와도 사실상 이현석과 공정하게 경쟁시킬 것이라는 뉘앙스를 풍겼다. 지금 SK 안방의 주도권은 이현석이 잡았다. 이현석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현석.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