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최창환 기자] 코칭스태프 입장에선 어느 타선에 배치해도 제몫을 할 거란 기대감을 갖게 되지 않을까. 키움 히어로즈 외야수 이정후가 데뷔 첫 4번타자로 선발 출장한 경기서 극적인 대포를 쏘아 올리며 팀의 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이정후는 8일 서울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홈경기에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 3타수 1안타(1홈런) 1볼넷 3타점 1득점으로 활약하며 키움의 7-6 역전승을 이끌었다. 덕분에 2위 키움은 2연패에서 탈출, 1위 NC 다이노스를 4경기차로 추격했다.
이정후가 4번타자로 선발 출장한 것은 2017시즌 데뷔 후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키움은 이날 피로가 누적된 박병호, 김하성을 선발라인업에서 제외됐다. 코칭스태프 회의를 통해 내린 결정이었다.
붙박이 4번타자와 그를 대체할 타자를 나란히 제외한 키움의 선택은 이정후였다. 2017시즌 신인상을 수상, 화려하게 KBO리그에 데뷔한 이정후는 지난 시즌 주로 리드오프를 맡은데 이어 올 시즌에는 3번타자로 가장 많은 타석을 소화했다.
그 정도로 장타력이 일취월장했다. 일찌감치 개인 최다홈런을 새로 쓴 이정후는 8일 삼성과의 경기 전까지 장타율 .599를 기록 중이었다. 통산 기록(.466)을 감안하면 괄목할만한 증가였다.
손혁 감독은 “시즌 전까지는 박병호라는 확실한 4번타자가 있으니 4번타자에 대한 고민은 안 했었다. 하지만 (이)정후도 장타력이 많이 좋아졌고, 클러치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잘해주길 바란다. 경기 전 물어보니 고교 때 줄곧 4번타자를 맡았다고 하더라”라며 이정후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이정후는 손혁 감독의 믿음에 부응했다. 이날 만든 안타는 단 1개였지만, 매우 강렬했다. 또한 양 팀의 명암을 가른 한 방이기도 했다. 키움이 4-6으로 추격한 7회말 무사 1, 2루 찬스. 이정후는 풀카운트 승부 끝에 바깥쪽 낮은 코스로 향한 장필준의 7구를 노렸고, 이는 우측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15m 역전 솔로홈런으로 연결됐다.
이정후가 터뜨린 대포는 이날의 결승홈런이었다. 더불어 이정후는 데뷔 첫 10홈런까지 단 1홈런 남겨두게 됐다. 리드오프와 3번타자에 이어 4번타자까지. 8일 삼성전은 이정후가 어느 타순에서도 제몫을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코칭스태프에게 심어준 일전이었다.
[이정후.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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