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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배우 심은경이 일본 영화 '블루 아워'로 인생 캐릭터를 경신, 한국 배우 최초 '일본 아카데미상 여우주연상' 수상 기염에 고개를 절로 끄덕이게 만들었다.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선 일본 영화 '블루 아워'(Blue Hour)의 언론배급 시사회 및 라이브 컨퍼런스가 진행됐다. 라이브 컨퍼런스엔 일본 현지에 머물고 있는 연출을 맡은 하코타 유코 감독과 배우 심은경이 참여했다.
'블루 아워'는 완벽하게 지친 CF 감독 스나다(카호)가 자유로운 친구 기요우라(심은경)와돌아가고 싶지 않았던 고향으로 여행을 떠나며 시작되는 특별한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어른이 되어서도 여전히 성장 중인 우리 모두를 위로할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극 중 심은경은 지금까지 맡았던 캐릭터 중 가장 사랑스럽고 매력 넘치는 역할 기요우라 역할을 연기했다. 천진난만 해맑은 무공해 면모로 스크린을 활보했다.
특히 그는 '블루 아워'로 한국 배우 최초 '일본 아카데미상 최우수 여우주연상' 수상과 더불어 '다카사키 영화제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카호와 공동 수상, 2관왕을 달성하며 현지에서 그 탁월한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이에 대해 심은경은 "저도 상상하지 못한 결과라서 사실 아직도 실감이 안 난다. 당시 시상식장에서도 너무 많이 울었다"라고 얼떨떨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내 그는 "앞으로 더 겸허하게 이 배우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 여기서 안주하지 않고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계속 이어나가고 싶다. 앞으로도 열심히, 멋있게 활동하겠다"라고 당차게 밝혔다.
일본 활동을 결심 계기는 무엇일까. 그는 "계기는 거창한 건 아니고 제가 고등학교를 미국에서 유학을 했었는데 그때하고 같은 맥락이지 않나 싶다. 물론, 일본 문화를 굉장히 많이 좋아했었는데 한국뿐만 아니라 다양한 나라에서 작업을 해보고 싶다는 열망이 컸다. 그 중 한 곳에 일본이 있었다. 일본 영화를 많이 좋아하는데 한국에서 그려내는 작품과 또 다른 색깔의 작품이 많다고 봤다. 그 색깔을 내가 한번 입어보면, 그리고 입히면 어떤 느낌일까 스스로 궁금했다"라고 답했다.
'블루 아워'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보이기도. 심은경은 "시나리오를 처음 읽고 하고 싶다고 생각이 들었던 건 기존에 맡았던 여느 밝은 역할과 또 다른 느낌을 받아서 연기적으로 만들어나가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어른들을 위한 우화라고 느껴졌다. 어른이 되면 성장통을 느끼기 마련인데, 그런 부분을 '블루 아워'가 따스한 시선으로 바라보더라"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감독님에게 특별한 미션을 받아 오랜만에 제 안에 필터를 거르지 않고 애드리브를 던지면서 연기해 뭔가 해방감을 얻은 기분을 느끼기도 했다"라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중점을 둔 건 기요우라의 진심이었다"라고 강조했다.
심은경은 "기요우라를 연기해 나가면서 느낀 건 뭔가 마음이 슬펐고, 쓸쓸했고, 그건 아마 스나다의 마음을 공감하고 교감해서 그런 게 아니었나 싶다. 기요우라가 그저 단순히 판타지적인 인물이 아니라 마음이 있는 캐릭터라는 걸 느끼면서 엔딩 장면을 촬영할 때 마음이 너무 슬픈 거다. 눈물이 흘렀던 컷도 있었다. 결국 모든 캐릭터를 연기함에 있어 진심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었다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라고 말해 뭉클한 감동을 더했다.
더불어 심은경은 "저 역시 아역에서 성인 연기자로 넘어갈 그즘에 영화 속 스나다가 느낀 감정, 성장통을 느꼈다. 저도 그 시기에 내가 뭘하고 있는지 모르고, '잘 해야 한다' '완벽해야 한다'라는 강박이 있었다. 거기에 나도 모르게 꽂혀 있었다. 그게 도리어 제 발목을 붙잡았다"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하지만 이제는 나이도 먹고 '블루 아워' 같은 작품도 만나면서 고민이 있을 때 스스로 소화하는 법을 점차 알게 됐다. 지금도 익혀 나가는 중이다"라며 "저뿐만 아니라 어떤 사람들이든 다 그런 성장통을 겪는 과정이 있기 마련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블루 아워'가 저한테 더욱 특별히 다가오는 점들이 있다"라고 밝혔다.
일본어 연기에 대해선 "어려운 점은 항상 있었다"라며 "제가 일본어로 의사소통은 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어 장벽이 분명 존재한다. 그래서 지금도 일본어를 자연스럽게 구사하기 위해 레슨을 받고 있다. 언어라는 게 계속 노력하지 않으면 까먹고 잊어버린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심은경은 "앞으로도 한국와 일본, 양국을 오가면서 활발한 활동을 하겠다"라고 전했다.
'블루 아워'는 오는 22일 개봉 예정이다.
[사진 = 오드(AUD), 김나라 기자 nara927@mydaily.co.kr]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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