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희망을 드리는 경기를 해야 한다."
SK 와이번스 염경엽 감독은 1일 인천 LG전을 앞두고 자리를 비웠던 2개월간 야구 생각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건강한 리빌딩을 위해 좋은 성적이 필요하다는 진리를 확인했다. 일찌감치 포스트시즌 진출이 물 건너간 상황. 염 감독은 2021시즌을 내다보며 잔여 2020시즌의 중요성을 얘기했다.
그러나 현실은 차가웠다. 6월25일 두산 베어스와의 홈 더블헤더 1차전 이후 68일만의 복귀. SK는 달라지지 않았다. 승부처를 지배하는 힘이 현저히 떨어진 현실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4-4 동점이던 4회초에 구원투수 김세현의 결정적 악송구로 흐름을 넘겨줬다.
김세현은 SK 이적 후 구위나 커맨드 모두 불안한 상황. 선발투수 백승건과 정영일에 이어 세 번째 투수로 등장했다. 오지환에게 우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내줬고, 홍창기에겐 볼넷을 내주며 무사 1,2루 위기를 조성했다.
타석에는 정근우. LG는 희생번트를 시도했다. 일단 승기를 잡으면 경기 중반 이후 버티는 힘에서 SK보다 낫다고 판단한 듯했다. 김세현의 초구 143km 포심패스트볼에 정근우가 번트를 댔다. 김세현이 타구를 잘 잡았으나 공을 글러브에서 빼서 송구로 이어가는 동작이 매끄럽지 않았다. 송구 자체가 한 템포 늦어졌고, 급한 나머지 1루에 원 바운드 악송구를 하고 말았다.
정근우가 2루에 들어갔고, 2루 주자 오지환이 홈을 밟았다. 허무하게 균형이 깨지는 순간. 김세현은 멘탈을 다스리지 못했다. 로베르토 라모스에게 잇따라 볼 2개를 던졌다. 3루도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나는 하이패스트볼이었다.
그러나 라모스가 놓치지 않았다. 높은 볼을 그대로 찍어 치며 우중간 담장을 넘겨버렸다. 김세현은 1999년 이병규(30홈런) 이후 21년만에 나온 LG 프랜차이즈 최다홈런 타이기록의 제물이 됐다. 이 한 방으로 SK는 4-8로 뒤졌다. 이후 더 이상 추격할 힘이 없었다. 9회에도 한 차례 실책으로 실점하면서 5-13 완패.
2019년 1차 지명자 백승건은 올 시즌 간헐적으로 선발 기회를 잡지만, 아직 첫 승을 신고하지 못했다. 이날도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조기 강판됐다. 타선의 응집력 부족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초반에 LG 선발투수 정찬헌을 잘 공략했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힘이 떨어졌다.
그렇게 염 감독이 복귀전서 SK의 차가운 현실을 마주했다. 고민이 깊어지게 됐다.
[SK 염경엽 감독. 사진 = 인천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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