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성적이 뒷받침되고 기준이 바로 서야 육성이 이뤄진다."
SK 와이번스 염경엽 감독은 지난 2개월간 그라운드 밖에서 많은 생각을 했다. SK가 올 시즌 왜 하위권에 처지며 실패를 맛봤는지, 그리고 선수 은퇴 후 20년간의 야구인생을 돌아보며 앞으로 가야 할 길을 모색했다.
염경엽 감독이 내린 결론은 건강하고 건전한 리빌딩이다. 염 감독은 1일 인천 LG전을 앞두고 "성적이 뒷받침되고 기준이 바로 서야 육성이 이뤄진다. 지난 20년간 공부한 결과 성적 없는 육성은 없었다"라고 했다.
사실이다. 일단 성적을 어느 정도 내려면 기존 주축들, 베테랑들이 중심을 잡아야 한다. 베테랑들은 아무래도 경험이 많지 않은 저연차들에 비해 흔히 말하는 애버리지(타율이 아닌 꾸준히 활약하는 능력치를 의미)가 안정적이다. 팀이 잘 굴러가려면 일단 계산이 가능한 전력이 많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최정과 제이미 로맥의 시즌 초반 슬럼프, 시즌 내내 타격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포수 이재원 등의 케이스는 뼈 아팠다. 염 감독은 "지금 가장 중요한 건 중심선수들을 살려내는 것이다. 한동민, 이재원, 고종욱 등이 중심을 잡아야 우리가 가고자 하는 육성에 대한 성과를 올릴 수 있다"라고 했다.
앞으로도 김강민, 정의윤, 채태인, 최정 등 베테랑들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다. 베테랑들이 최대한 중심을 잡으면 각 파트별로 조금씩 젊은 선수들과 기존 선수들을 경쟁시켜 팀에 건전한 긴장감을 돌게 할 수 있다.
박경완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을 하면서 이미 경쟁 드라이브를 걸어놓은 상태다. 부진한 최준우 대신 최항을 쓰면서 건전한 경쟁 체제가 이뤄질 수 있게 했다. 고종욱과 이적생 오태곤도 기본적으로 플래툰 2번 타자이면서 경쟁 관계다.
염 감독은 "서진용, 김태훈, 박민호 같은 선수들이 앞으로 중심을 잡아야 한다. 그런 다음 최지훈, 최준우, 좀 더 어린 오원석 등도 성장해야 한다"라고 했다. 20대 선수들이 베테랑들을 긴장하게 하면서 조화를 이루면 팀도 단단해지고 미래까지 내다볼 수 있다. 염 감독은 선수기용 및 운용을 통해 자연스럽게 올바른 기준을 제시하는 역할이다. 계약 마지막 시즌인 2021년까지 그리는 그림의 기본 골격이다.
일단 9~10월 잔여시즌을 통해 틀을 어느 정도 잡아놓고 부족한 부분을 마무리훈련과 내년 스프링캠프서 채우는 게 중요하다. 프런트의 지원 또한 중요하다. 긴 호흡으로 바라보면, SK에 잔여 47경기는 2021시즌을 위한 전초전이다. 일단 1일 복귀전서는 5-13으로 완패했다. 달라진 모습이 없었다.
SK가 염 감독의 복귀와 함께 건전한 리빌딩의 기틀을 다지려고 한다. 염 감독은 "팀은 좋은 구성에 시스템이 갖춰져야 원활하게 돌아간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에 중점을 두고 남은 경기서 팬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경기를 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했다.
[SK 염경엽 감독. 사진 = 인천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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