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LG의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다. 수술, 재활을 딛고 돌아온 고우석이 빠르게 구위를 회복한 덕분에 경기 막판까지 팽팽한 힘겨루기를 펼칠 수 있는 동력을 얻은 모양새다.
LG 트윈스는 KT 위즈와 더불어 최근 기세가 가장 매서운 팀 가운데 한 팀이다. LG는 10개팀 가운데 가장 긴 6연승 행진을 이어가며 2위 키움 히어로즈와의 승차를 1경기로 줄였다. 1위 NC 다이노스와의 승차도 2경기에 불과하다. 지난 4일 NC전에서도 패배 위기에 몰렸지만, 8회말 김현수의 동점 적시타가 나온 덕분에 5-5 무승부를 거둘 수 있었다.
고우석이 건강하게 돌아온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시즌 65경기서 8승 2패 1홀드 35세이브 평균 자책점 1.52로 활약, 단숨에 마무리투수를 꿰찬 고우석은 올 시즌 초반 왼쪽 무릎 내측 반월판 연골 손상으로 인해 수술대에 올랐다. 재활을 거쳐 복귀까지 3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됐지만, 올 시즌 내에 이전과 같은 구위를 보여줄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예상보다 빨리 마운드로 돌아온 고우석은 부상 전 포함 올 시즌 20경기 1홀드 10세이브 평균 자책점 3.66을 기록, LG가 선두권 싸움에 가세하는 데에 큰 힘을 실어줬다. 지난 3일 NC전에서도 8회말 2사 상황서 박용택의 역전 스리런홈런이 나와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지만, 1이닝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활약해 세이브를 챙겼다.
류중일 감독은 이날 경기를 돌아보며 “아무래도 몸을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다. 홈런 나오기 전까지 몸을 안 풀고 있었지만, 마무리투수라는 게 그렇다. 어떻게 될지 모르지 않나. 몸이 덜 풀려서인지 슬라이더 제구가 조금 아쉬웠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수술로 인한 공백기를 거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고우석의 구위는 대단히 위력적이다. 류중일 감독 역시 “(고)우석이는 부상을 겪었던 것을 감안하면 잘해주고 있다”라고 만족감을 표했다.
성장세도 분명하다. 류중일 감독은 “마무리투수로 점점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구속이 더 나오고 있다. 평균 150km, 잘 나올 땐 153km까지 나온다. 2019년까진 단순히 공만 빠르다는 느낌이었는데, 점점 변화구 제구도 잡힌다. 그래서 삼진을 잡을 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 예전처럼 볼-볼-볼 던지다가 맞는 게 아닌, 유리한 카운트에서 승부를 한다”라고 말했다.
대선배로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아직 젊은 선수인데, 운동선수에게 만족이란 없다. 만족하면 거기서 끝난다. 비시즌 몸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10년, 15년, 20년이 달렸다”라고 운을 뗀 류중일 감독은 “우석이 나이를 감안하면, 10년 이상 마무리투수를 할 수 있다. 다만, 비시즌에 정말 준비를 잘해야 한다. 늘 야구만 생각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류중일 감독은 또한 “‘쉬고 싶다’라고 생각을 하게 되면, 그때부터 다시 몸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면 부상도 나올 수 있다. 물론 젊을 땐 시즌 끝나면 친구들도 만나고, 놀고 싶을 것이다. 그 기간을 최대한 짧게 하고 내년을 준비하는 게 프로선수의 마음가짐이 아닐까 싶다”라고 말했다. 고우석뿐만 아니라 LG 선수들, 더 나아가 모든 프로야구선수들에게 전하는 대선배의 조언이었다.
[류중일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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