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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잠실 이후광 기자] 선발투수로 변신한 함덕주(두산)가 김태형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두산 베어스는 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SK 와이번스와의 시즌 13차전에서 10-0으로 승리했다. 이날 결과로 최근 2연승, SK전 6연승을 달리며 시즌 55승 3무 43패를 기록했다.
마무리에서 선발로 보직을 바꾼 함덕주의 호투가 빛났다. 함덕주는 이날 6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지난 2017년 8월 18일 잠실 KIA전 이후 1115일 만에 선발승을 따냈다. 6회까지 투구수가 62개에 불과했다.
경기 후 만난 함덕주는 “투구수 제한 때문에 이닝이라도 채우고 싶어 적극적으로 던졌다. 초반 타자들이 점수를 많이 뽑아줬고, (박)세혁이 형이 리드를 잘해준 덕분”이라고 소감을 남겼다. 김태형 감독은 경기 전 3년 만에 선발로 나서는 함덕주의 어깨 관리를 위해 한계 투구수를 80개로 설정했다.
이어 “나는 확실히 선발 체질인 것 같다. 아픈 곳도 없었다”고 웃으며 “사실 100개도 던질 수 있었다. 그러나 관리를 해주실 때 잘해야 한다. 오히려 좋을 때 끊어주신 게 나은 것 같기도 하다. 팀 지침을 잘 따르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3년 전 선발승 때와의 차이를 묻자 “3년 전에는 세게만 던졌다면 이제는 경험이 쌓여 여유 있게 운영했다. 또 점수 차이가 커서 공격적으로 던진 게 주효했다”고 답했다.
2018년부터 줄곧 뒷문을 지켜온 함덕주는 지난 5월 언론 인터뷰에서 “선발투수를 하고 싶다”고 말해 화제를 모았다. 이후 선발에 있던 이영하가 부진하자 김 감독이 두 선수의 보직을 바꾸는 결단을 내렸다. 이영하 역시 마무리를 원했다.
함덕주는 “5월부터 언제든지 선발로 나갈 준비를 했다. 불펜피칭, 캐치볼에서 나름 공을 많이 던졌다”며 “다행히 감독님이 믿고 내보내주셨고, 또 앞으로 선발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2군에서 선발 준비에 도움을 준 배영수 코치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함덕주는 “팔꿈치 부상으로 치료를 많이 하면서 경기력이 떨어져 있었는데 배영수 코치님이 힘든 훈련을 통해 빠르게 컨디션을 끌어올려 주셨다. 너무 힘들었지만 다시 쉽게 몸을 만들 수 있었다”고 했다.
선발로서 향후 보완점으로는 다양한 투구 패턴을 꼽았다. 함덕주는 “오늘은 직구, 체인지업 등 2개의 구종을 주로 썼는데 나중에 분석을 당할 경우 위험할 수 있다”며 “슬라이더, 커브 등을 곁들이며 다양한 패턴을 가져갈 것이다. 2군에서도 슬라이더를 주로 연습했다”고 밝혔다.
향후 목표는 선발 로테이션 정착이지만, 막판 순위 싸움에서 불펜이 헐거워질 경우 다시 뒤로 이동해 힘을 보태겠다는 뜻도 밝혔다. 다만, 마무리는 아니었다.
함덕주는 “순위 싸움 때는 불펜에서 던지는 것도 좋다. 그러나 마무리가 아닌 그 앞에 던지는 투수를 말하는 것이다. 우리 팀에는 이영하라는 마무리가 있다”고 말하며 웃었다.
함덕주는 끝으로 어려운 결정을 내린 김 감독을 향해 감사 인사를 남겼다. 그는 “시즌 중반에 보직을 바꾸기가 쉽지 않은데 너무 감사드린다”며 “좋은 자리를 맡은 만큼 다시 중간으로 가지 않게 잘 준비해서 지금 자리를 지키겠다. 이영하도 마무리로 잘 던질 것이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함덕주.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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