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종합
국토 대동맥의 중심, 환포(環抱) 길지(吉地) 파주
b>임진강과 한강이 만나는 파주시 교하(交河)
필자도 그렇지만 경기도 파주시 하면 임진강이 가장 먼저 생각난다는 사람이 많다. 파주군 파평면 율곡리의 ‘임진나루'에서 기원한 임진강은 남과 북을 아우르며 흐르면서 분단의 아픔을 오롯이 간직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강이 분단의 슬픔만을 상징하는 건 아니다. 임진강 변에 촘촘하게 채워져 있는 역사 문화 유적과 자연자원은 한민족의 역사를 함축하는 민족의 보물로 미래를 열어가는 온고지신의 가치이자 남북의 갈등을 해결하는 열쇠가 될 수 있다.
예로부터 파주시는 많은 이들이 주목한 길지(吉地) 중의 길지(吉地)였다. 요즘도 집터를 잡을 때나 무슨 일을 시작할 때 풍수(風水)를 따지는데 풍수(風水) 고리타분한 이야기가 아니다. 바람과 물길이 잘 통하는 게 바로 풍수! 우리가 집안 창문을 모두 열어 바람을 통하게 하고 물청소를 하는 것도 엄밀히 따진다면 풍수인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바람길(道路)과 물길(江)이 교차하는 파주시는 길지 중의 길지 복 받은 땅이다.
파주시 하면 대부분 임진강을 먼저 떠올리는데 파주시는 한강도 품고 있다. 파주시 교하(交河)에서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 서해로 흐른다. 사귈 교(交) 강 하(河), 강이 만나는 지점을 옛사람들은 천운이 합쳐지는 길지(吉地)로 보고 나라의 수도로 삼을 만하다고 여겼다.
그래서일까? 조선 광해군 시절 이의신이라는 신하가 “수도 한양의 기운이 쇠하였으므로 도성을 교하현에 세워 순행(巡幸)을 대비하여야 한다”며 교하 천도론을 제기했다. 교하현은 지금의 경기도 파주시 교하동이다. 당시 이의신의 제기한 교하 천도론은 실행되지 못했지만 그 의미만큼은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의신 말고도 파주 교하를 주목한 분들이 많다. 멀리 조선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지 않아도 파주시를 도읍지로 삼을 만하다고 주장한 이들이 많은데 그 중 대표적인 인물이 전 서울대 교수 최창조 박사다. 최창조 박사는 풍수지리적으로 볼 때 통일 후의 대한민국 수도는 ‘교하’가 적지라며 강력하게 이야기 했었다. 최창조 박사가 파주시를 수도로 추천하고 있는 이유는 세 가지다. 첫 번째로는 국토의 중앙인 점, 둘째로는 한강, 임진강, 예성강의 교회처(交會處)로 항만 입지가 좋다는 점, 세 번째로 풍수적으로 두 물길이 감싸는 ‘환포(環抱)’ 형국의 지형으로 한반도 최고의 명당인 점을 들었다.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고 바로 지척에 예성강이 있어 남북관계가 화해 무드로 접어든다면 최창조 박사의 주장처럼 서해안 물류 중심지 항만 조성도 얼마든지 가능한 지역이 바로 파주시다.
‘한류의 수출길’ 의주대로의 관문 파주
조선 시대 가장 큰 도로는 ‘삼남대로’와 ‘의주대로’였다. 삼남대로는 한양에서 한강 이남으로 가는 길이고 의주대로는 한양에서 평안북도 의주로 가는 길로 이 두 길은 조선 시대 정치 경제 문화의 대동맥이었다. 한양과 의주를 잇는 의주대로는 서울 돈화문에서 출발 파주를 지나 종착지 의주에 닿는다.
조선 시대 ‘의주길’은 단순한 길이 아니라 조선의 정치, 문화, 경제가 중국과 통하는 ‘한류의 수출길’이었다. 조선의 품격 있는 정신적 문화와 문물이 의주대를 통해서 세계로 뻗어 나갔다. 의주 길의 중요한 관문이었던 파주는 일본과 중국을 연결하는 동아시아 무역로의 중심이었다. 연암 박지원이 ‘열하일기’를 쓰기 위해 청나라로 갔던 길도 의주 길이고, 이승훈 신부와 김대건 신부가 천주교를 배우기 위해 걸었던 길도 의주길이다. 모든 선각자들이 의주길을 관통하는 파주에서 1박을 하면서 결의를 다졌을 것이다.
이렇게 한양과 의주를 이어주던 의주길이 삼남대로에 이어 지난 2013년 역사문화탐방로로 재탄생했다. 의주길 역사 문화 탐방로는 한양에서 경기도를 거쳐 의주로 이어지는 조선 시대 의주 대로를 바탕으로 한 재탄생한 도보 여행길이다. 고양시 삼송에서 시작해 파주시를 지나는 이 길을 걷다 보면 파주 고을길, 임진나루길, 파주향교와 임진각, 화석정 등을 만난다.
파주를 관통하는 의주 옛길을 걷다 보면 파주에서 개성으로, 개성에서 중국으로 수많은 사신과 물자, 조선의 문화가 오갔던 시절이 드라마처럼 그려진다. 한양 돈화문에서 출발한 파발마들이 파주 임진강에서 목을 축이고 다시 또 의주길을 따라 기세등등하게 개성으로 만주로 흙먼지를 날리며 달리던 풍경! 머릿 속에 그려보는 이 호기로운 장면이 어제의 추억이 아니라 내일의 희망이 될 수도 있음을 필자는 확신한다.
국도 1호선 복원의 염원을 담은 통일로
파주시에는 서울과 개성을 연결하는 자유로, 국도 1호선 통일로가 있다. 자유로는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행주외동 행주대교와 파주시 문산읍 임진각에 이르는 고속화 도로로 평화통일의 염원이 담긴 길이다. 또 통일로는 서울특별시 은평구 구파발동에서 경기도 파주시 문산의 임진각(臨津閣)에 이르는 고속화 도로인 자유로(自由路)와 마찬가지로 통일의 염원이 담겨 있는 길이다. 파주 임진각에서 멈춘 통일로는 목포와 신의주를 잇는 국도 1호선의 주요 길목이다. 남과 북이 하나가 되면 목포에서 출발한 차들이 파주 통일로를 거쳐 신의주까지 시원하게 달릴 수는 있을 텐데 지금은 그럴 수 없다는 게 현실이다.
파주를 지나는 국도 1호선은 목포시를 기점으로 무안, 함평, 나주, 광주, 장성, 정읍, 김제, 전주, 완주, 익산, 논산, 공주, 연기, 천안, 대전, 평택, 오산, 화성, 수원, 의왕, 안양을 거쳐 서울특별시를 관통한 다음 고양, 파주시를 지나 평안북도 신의주시까지 이어진다.
종점은 평안북도 신의주지만 현재는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이후 구간은 알 수가 없다. 군사분계선 너머가 북한 지역이기 때문이다. 국도 1호선은 대부분 서울에서 평안도 의주까지 이어지던 의주로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조선시대 경제.문화.정치의 대동맥이었던 의주길, 한국 근현대사의 중심길이었던 국도 1호선이 중첩된 파주시에는 또 경의선이 지나고 있다.
파주에서 멈춰서 있는 경의선
경의선은 서울과 신의주를 잇는 철도다. 서울(京)과 의주(義州)를 연결한다고 하여 '경의선'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1904년 용산-개성 구간 공사를 시작하여 1906년도에 전 구간이 개통되었고 1911년 압록강 철교가 이어지면서 만주까지 연결되어 우리나라 최초의 국제철도 일부가 되었다. 분단 이후 경의선은 남한과 북한 구간으로 나뉘었다. 현재 남측 경의선의 최북단역은 경기도 파주시 군내면 도라산리에 있는 ‘도라산역’이다.
파주시 군내면에 있는 도라산역은 평화의 염원이 깃든 곳이다. 2000년 6월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이뤄졌는데 이때 끊어진 경의선을 잇기로 합의를 했고, 그해 9월 문산-개성 구간 연결공사를 시작했다. 남북이 해당지역 철로를 먼저 복원한 후 비무장지대 철로 공사를 하는 순으로 진행되었고 도라산역이 최북단역이 되었다. 도라산역은 서울에서 55.8㎞, 개성에서 14.2㎞,평양에서 256㎞ 떨어져 있는 곳으로 파주시가 한반도 교통 요충지임을 다시 한번 환기시켜 주고 있다.
중첩 규제로 공공기관 없는 파주시
파주시는 무한 가능성을 지닌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접경지역과 수도권과 가깝다는 이유로 많은 규제를 받았다. 중첩 규제에 묶여 개발제한을 받은 파주시는 중앙부처나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이 전무하다. 왜 그런가 하고 파악해보니 아예 유치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던 모양이다. 파주시민이 느꼈을 소외감의 무게가 엄중하게 다가온다.
최근 경기도가 경기 남부에 집중된 산하기관을 경기 북부로 이전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도내 산하기관이 경기도 남북에 골고루 분산 배치되면 경기남북균형
발전은 당연히 이뤄진다. 경기도 이재명 도지사는 도 산하 기관 북부지역 이전 목표를 ‘지역 균형발전’과 ‘소외감 없는 경기도’ 완성에 두고 있다. 그런 만큼 최적지를 선정하는 게 최우선일터. 필자는 접경지역과 수도권과 가깝다는 이유로 중첩 규제를 받아 온 파주시가 최적격지라고 확신한다.
앞서 말했듯이 파주시는 남북교통의 지리적 요충지다. 또 한강과 임진강 두 물길이 만나는 최고의 길지(吉地)로 경기 교통공사의 무한 성장과 발전의 요람이 될 것으로 본다. 한강과 임진강 뿐만 아니라 이북 지역의 예성강이 인근에 있어 통일 이후 항만까지도 고려해 볼 수 있는 이점을 갖고 있다.
준비된 파주시, 공공기관에 최적화된 기회의 땅
<경기교통공사>는 통일 경제 시대를 대비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안고 있다. 향후 남북한을 아우르는 경기도 대중교통 사업을 추진해야 하는 기관이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파주시야말로 최적의 조건을 갖춘 지역이다. 파주시는 조선 시대도 그랬던 것처럼 한반도의 물류. 교통의 중심지다.
국토의 중앙에 자리하고 있는 파주시는 <경기교통공사>가 지향하는 지리적 여건 ‘통일 한국 출발지’에 안성맞춤이다. 또 현재 파주시가 2023년 개통을 목표로 GTX A노선 건설과 복합환승센터를 빠르게 추진하고 있어 <경기교통공사>가 추구하고 있는 목표와 부합하고, 파주시의 교통정책과 현황을 볼 때 경기도만의 교통모델을 확립하기에 가장 적합한 도시라고 보여진다.
현재 파주시에는 14개 산업단지와 LG디스플레이, 7개 전통시장이 공존하고 있다. 잠재적 일자리를 무궁무진하게 품은 경제도시다. <경기교통공사> 뿐만 아니라 <경기도 일자리재단>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이 파주시로 이전되면 경기도만의 새로운 일자리 모델을 발굴하고 침체되어가는 전통시장 상생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코로나 19로 잠시 발길이 끊긴 ‘임진각 국민관광지(臨津閣 國民觀光地)’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국민관광지(臨津閣國民觀光地)’는 임진각 본관과 평화누리공원, 평화의 종, 망배단 등이 있는 대한민국 대표 관광지다. 서울시청에서 북서쪽으로 약 54km 떨어진 임진각은 6.25 전쟁의 비통한 한이 서려 있는 곳이다. 6,000평 대지 위에 지하 1층, 지상 3층의 임진각은 1972년에 북한 실향민을 위해 세워져 지금은 관광명소로 많이 알려져 있다. 임진각 국민관광단지에는 또 평화와 환경의 중요성을 알리는 경기평화센터가 있다. 통일과 이산의 아픔을 상징하는 장소로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이 한번은 꼭 들르는 곳이다.
임진각 국민관광단지에는 ‘철마는 달리고 싶다’는 문구와 함께 녹슨 기차가 전시되어 있어 분단의 아픔을 실감할 수 있다. 여기에 북한 실향민을 위한 망배단, 한국전쟁의 대표 유산으로 알려진 <자유의 다리>와 한반도의 지령을 본딴 통일 연못, 평화의 종, 미국군 참전기념비 등이 있다. 지금은 코로나 19로 관광객 발길이 뜸하지만 통일안보 관광지로 연중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곳이다. 코로나 19가 종식되면 파주시에 수많은 관광객이 찾아올 것이다.
경기 교통공사의 목표가 '대중교통이 자가용보다 더 편한 경기‘라고 알고 있다. 경기 교통공사의 목표를 실현하기 딱 좋은 지역은 과연 어디일까? 국토의 중심부 파주시, 조선시대 대동맥 의주로의 주요 길목이었던 파주시, 한강, 임진강 두 물길이 만나는 파주시라고 본다.
46만 파주시민과 천혜의 자연자원의 역량
수십년간 접경지역으로 개발제한을 받은 파주는 그 덕분에 천혜의 관광자원을 보유한 경기 북부 대표적 관광지로 자리매김 되었다. 46만 파주시민들은 소외감을 불만으로 토로하지 않고 파주시의 자양분으로 삼아 DMZ 일원 관광콘텐츠개발과 통일시대를 대비한 다양한 인프라 구축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 결과
한반도 통일시대 남북한 교통과 물류를 소화할 수 있는 파주시, 경기도 좋은 일자리 정책이 실현되는 파주시. 경기 전통시장 활성화의 롤 모델이 되는 파주시, 경기도 환경에너지 사업이 실효를 거두는 파주시로 자리매김 되었다.
지금은 남북관계가 답보 상태지만 언제든 남북간 갈등은 풀리고 길을 열리게 되어있다. 이런 시점에서 본다면 <경기 교통공사>는 통일 한국의 물류, 교통중심지가 될 것이다. <경기 교통공사>는 향후 남북한을 아우르는 경기도 대중교통 사업 총괄기관이 될 것이다. 이뿐 아니라 <경기도 일자리재단>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도 마찬가지다.
의주대로 관문 임진나루 진서문터를 아십니까?
조선 시대 의주대로의 관문이었던 임진나루의 진서문터 일부와 성벽이 확인됐다. 최종환 파주 시장은 “발굴조사를 통해 진서문의 형태와 구조, 성격 등을 파악하고, 향후 보존·정비·활용 방안 수립을 위한 기초자료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파주시가 심혈을 기울여 발굴하고 있는 임진진은 ‘임진강 거북선’ 훈련장으로 조선 태종 때 거북선 훈련장으로 사용했다는 기록이 조선왕조실록에도 나온다.
임진강은 한양 도성을 방어할 수 있는 중요한 군사적 요충지로 임금이 해야 할 중요한 임무 중 하나가 임진강변 성을 튼튼히 하는 일이었다. 영조 31년(1755)에 임진도를 임진진으로 개편해 중앙 5군영의 하나인 충용청 소속으로 뒀다는 기록이 나온다. 당시 성을 쌓고 문루를 설치했다는 내용이 나오는데 그 문루(門樓)가 임진진 서문이다. 임진진 서문이 복원되면 이순신 장군의 거북선에 버금가는 또 하나의 거북선이 임진강에 띄워질 것이라고 본다. 남과 북을 아우르며 흐르는 임진강에 ‘임진진 거북선’이 등장하면 얼마나 가슴이 벅찰까? 역사 문화적으로나 경제 지리적으로나 소중한 가치를 품고 있는 파주시를 경기도가 얼마나 가치 있게 활용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필자 소개
사단법인 한국축제문화진흥협회 이사장
함양 산삼축제 총감독
대규모 행사기획 연출
양구배꼽축제 총감독
지리산 산청 곶감 축제 총감독
보성다향대축제 총감독
마포나루새우젓축제 총감독
남해 보물섬마늘축제 총감독
귀주대첩 1,000주년 관악 강감찬 축제 총감독 外 다수 역임
유튜브채널 국민안내양TV 기획제작
유튜브채널 팔도축제TV 기획제작
서울정원박람회
사랑의 행복콘서트 가요제
김제 효(孝) 콘서트
김정연의 효(孝).행복 콘서트 外 다수 연출
축제관련 TV토론. 라디오 출연. 포럼 패널. 강연 활동
KBS. MBC .UBC. TV 조선. MBN 등 토크쇼 출연
(現)문화체육관광부 문화의달자문위원
(現)파주시 축제자문위원장 (문화경제분야)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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