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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그래도 끝까지 조상우다."
키움 마무리투수 조상우가 최근 좋지 않은 건 확실하다. 5월 1승5세이브 평균자책점 제로, 6월 1승6세이브 평균자책점 0.96, 7월 1패6세이브 평균자책점 0.96이었다. 그러나 8월 2승2패7세이브 평균자책점 3.46이었다. 9월에는 4경기서 2세이브 평균자책점 5.40.
특히 8월 마지막 등판이자 시즌 첫 블론세이브를 기록한 29일 고척 삼성전(⅓이닝 3피안타 2실점)부터 두 번째 블론세이브를 범한 13일 고척 두산전(1이닝 3피안타 2볼넷 1탈삼진 1실점)까지 5경기서는 3⅔이닝 동안 10피안타 3볼넷 5탈삼진 4자책했다. 평균자책점은 무려 9.82.
조상우는 올 시즌 체인지업을 장착했다. 그러나 여전히 패스트볼이 주무기다. 올 시즌 패스트볼 구속이 내려갔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2019년 평균 152.2km에서 올해 평균 148.6km로 떨어졌다.
그래도 7월까지는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적절히 잘 사용하며 타자들을 압도했다. 회전수, 무브먼트 등이 여전히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도 있었다. 그러나 8월부터 타자들은 조상우의 패스트볼에 조금씩 타이밍을 맞추기 시작했다. KIA 김규성은 8월23일 고척에서 조상우의 143km 패스트볼에 결승 솔로홈런을 터트리기도 했다.
최근 패스트볼 구속은 오히려 회복되는 조짐이다. 8일 인천 SK전과 13일 고척 두산전의 평균구속은 149.5km, 149.4km였다. 종종 150km대의 공을 뿌리기도 했다. 그러나 두산전의 경우 2사까지 잘 잡고 제구가 흔들렸다.
종합하면 작년보다 구속이 조금 덜 나와도 여전히 까다롭고 위력적이다. 다만, 타자들이 패스트볼에만 초점을 맞추면서 공략을 당하는 빈도도 높아진 건 사실이다. 8일 SK전 이후 12일까지 가벼운 발목 통증으로 쉰 이후 첫 경기서 제구가 좋지 않았다. 투구밸런스에 이상이 있었을 수 있다.
그리고 철저한 관리 속에서도 이미 42경기서 43이닝을 소화했다. 48경기서 47⅓이닝을 소화한 작년보다 가파른 페이스. 최근 좋지 않은 페이스보다 더 중요한 건 앞으로의 피로도를 관리하는 것이다. 키움은 창단 후 처음으로 대권에 도전한다. 조상우의 가치는 말할 것도 없다. 다만, 선두다툼이 극심해지는 시즌 막판에는 조상우를 비롯한 주축 불펜들이 약간 무리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건 손혁 감독이 조상우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피했다는 점이다. 투수전문가 손 감독이 조상우의 최근 문제점을 모를 리 없다. 내부적으로 당연히 2차 데이터를 공유하고 있을 것이다. 조상우와도 충분히 소통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손 감독은 굳이 선수의 부정적인 면을 언급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다. 조상우에게 미칠 심리적인 악영향을 우려했다. 기술적인 오류보다 심리적인 부분이 경기력에 미치는 영향력이 더 크다고 보는 지도자다.
손 감독은 15일 고척 롯데전을 앞두고 "한 시즌을 치르다 보면 블론세이브 3~4개를 한다. 두산전서 2아웃을 잡고 상황이 좋지 않게 흘렀다. 이제까지 한 것을 보면 충분히 그럴 때도 됐다. 그 순간에 가장 잘 던질 수 있는 투수니까 그때 마운드에 있었던 것이다. 그 투수가 맞으면 다른 투수들도 다 맞는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손 감독 본인도 긍정마인드를 강조하며 부정적인 생각을 배제하려고 한다. 내부적으로 해결책을 찾고, 선수의 멘탈을 잘 관리하면 된다. 그는 "SK전은 완전히 좋았다. 쉬고 나니 구속도 찾았다. 몸도 좋았고 공을 던지고 내려오는 궤도도 가장 좋았다"라면서 "슬럼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음 등판서 다시 괜찮으면 치고 올라갈 것이다. 그래도 끝까지 조상우"라고 했다.
[조상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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