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수비에선 큰 비중을 두려고 하지 않는다."
최근 KBO리그 구단들은 전문 지명타자를 거의 활용하지 않았다. 지명타자는 144경기 장기레이스에서 주축 야수들의 체력을 안배하기 위해 '돌아가며 맡는 자리'라는 인식이 강했다. 수비를 하지 않고 타격에만 집중하는 게 어색한 선수들도 있지만, 선수들도 감독들의 방침을 받아들였고 적응했다.
키움 히어로즈의 경우 장정석 전 감독이 지명타자 로테이션을 정착시켰다. 내야진이 유독 풍부했고, 그들을 고루 기용하면서 수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지명타자를 돌려가며 썼다. 손혁 전 감독은 서건창을 지명타자로 많이 활용했지만, 역시 체력안배 차원에서 로테이션을 했다.
그러나 올해 키움에 부임한 홍원기 감독은 다르다. 홍 감독은 15일 고척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프레이타스가 포수, 1루수, 지명타자를 주로 했다고 하는데, 지명타자로 제일 많이 나갈 것 같다. 박병호가 지명타자로 나가면 1루수로 쓸 수는 있다. 수비에선 크게 비중을 두려고 하지 않는다. 지명타자로 나가는 게 좋을 것 같다"라고 했다.
홍 감독은 프레이타스의 수비력이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린 듯하다. 그렇다면 전략적으로 타격에만 집중시키는 게 좋을 수도 있다. 단, 그럴 경우 국내 주축 야수들이 지명타자를 통해 수비 부담을 덜고 경기를 하는 이점이 사라지는 부작용은 생길 수 있다.
홍 감독은 "휴식 차원이면 (지명타자로 뛰는 게 아니라)완전히 휴식하는 게 다음 게임 준비를 위해 좋다. 더운 여름에 체력이 떨어질 때 휴식 차원에서 한 경기에 나가지 않거나 대타로 나가게 할 수 있다. 그런 식으로 운용할 생각"이라고 했다.
지명타자 로테이션 대신, 적절한 휴식을 주면서 체력을 안배시키겠다는 계획이다. 홍 감독은 "그라운드에서 집중력을 보여주려면 체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어떤 선수든 144경기를 다 뛰는 건 무리다. 부상 예방 차원에서라도 다른 선수들에게도 기회를 주는 게 맞다. 전 경기 출전을 굳이 고집하지 않고 선수를 골고루 기용할 계획이다"라고 했다.
그런데 선수들은 최대한 많은 경기에 뛰고 싶은 욕구가 있다. 옵션 등 계약을 생각할 때 더더욱 그렇다. 그러나 홍 감독은 2008년부터 이 팀에 몸 담았고, 그 누구보다 야수들의 디테일한 특성을 잘 안다.
홍 감독은 "이 팀에서 우리 선수들과 오래 함께 했다. 선수들의 성향을 잘 안다. 선수들과 충분히 교감을 갖고 체력적으로 떨어지겠다 싶을 때 트레이닝 파트와 상의해서 미리 휴식을 골고루 배분하는 게 내 임무"라고 했다.
[프레이타스. 사진 = AFPBBNEWS]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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