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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배우진의 힘과 매력으로 가는 영화다. 작은 영화에 의미를 보태준 이들의 연기를 즐겨주셨으면 한다." 김종관 감독의 과감한 시도가 담긴 영화 '아무도 없는 곳'이 올 봄 관객을 찾는다.
17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아무도 없는 곳' 언론·배급 시사회 및 간담회가 열렸다. 행사에는 김종관 감독과 배우 연우진, 이주영, 윤혜리가 참석했다.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 전주시네마프로젝트를 통해 공개된 '아무도 없는 곳'은 '최악의 하루'(2016), '더 테이블'(2016), '조제'(2020)의 김종관 감독이 각본을 쓰고 연출했다. 아내가 있는 영국을 떠나 7년 만에 서울로 돌아온 소설가 창석이 카페, 박물관, 커피숍, 바 등 익숙한 듯 낯선 서울의 공간에서 사람들과 만나고 헤어지며 듣고, 들려준 이야기로 구성됐다.
'더 테이블'에 이어 김종관 감독과 재회한 연우진은 창석으로, 배우 김상호는 창석과 우연히 재회하는 사진가 성하, 배우 이주영은 창석이 들른 바의 바텐더 주은으로 변신했다. 창석의 소설 출간을 도우며 자신의 추억 속 이야기를 내뱉는 편집자 유진은 배우 윤혜리가 연기했으며, 넷플릭스 '페르소나 - 밤을 걷다'(2019)로 김종관 감독과 인연을 맺은 가수 겸 배우 아이유(이지은)는 우정 출연으로 힘을 더했다. 김종관 감독의 러브콜에 단숨에 응답한 그는 커피숍에서 만난 시간을 잃은 여자 미영으로 분했다.
김종관 감독은 연출 의도에 대해 "두 사람의 대화에 집중한 이야기를 만들어왔다. 형식적인 실험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이야기를 구상했다"라며 "전작에서도 경계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다. 한 인물이 여러 인물을 만나면서 심적인 변화를 겪는다. 영화라는 매체를 이용해서 만들 수 있는 표현에 대해 많이 고민했다. 빛과 어둠이 있다면 그림자의 영역을 자세히 들여다보면서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김종관 감독은 "'밤을 걷다'에서 다룬 이야기와 연결돼 있다. 비슷한 시기에 고민하며 쓰여졌다"라며 "제목이 관객에게 영화를 다 보고 나서도 다른 생각을 하게 해줄 수 있지 않을까. 영화가 끝나고 영화가 가진 이야기를 관객이 계속 생각하고 확장해나갈 수 있었으면 한다. 어둠도 포근할 수 있다는 생각을 떠올리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연우진은 김종관 감독과 다시 만난 것에 대해 "감동"이라며 "'더 테이블' 당시 촬영하며 느꼈던 즐거움을 반대로 베풀고자 노력했는데 큰 선물을 받은 것 같아 좋았다"라며 "캐릭터를 준비하면서 마음 속에 있는 것을 비워내려고 노력했다. 바쁘게 달려온 시간 속에 꾸밈이 많았는데 비우고 지워가는 과정을 거쳤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감독님이 가진 세계관에 살포시 발을 얹는다는 느낌이었다. '최악의 하루', '더 테이블', '아무도 없는 곳'까지 '종로구 3부작이 아니냐'는 말을 들었다. 여느 작품보다 하고 싶은 것을 다 표현하실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고 기억했다. 또한 "상실의 시대에 사는 모든 이에게 주는 잔잔한 파동이라고 소개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주영은 "김종관 감독님이 작업해오신 영화와 연결되는 것 같았다. 김종관 감독님의 세계관에 참여할 수 있어서 반갑고 감사했다"라며 "주은은 아픔이 있는 캐릭터다. 아픔에 대해 빠져서 슬퍼하거나 낙담하지 않는다고 느꼈다. 새롭게 시작하는 사람 같았다"고 전했다. 연우진과의 호흡을 두고는 "부드러운 호흡이 있다. 기존 배우와 다른 매력이 있었다.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고 재밌게 작업했다"고 회상했다.
윤혜리는 "시나리오에서 '더 테이블'을 보고 느낀 특별한 말투가 있다고 생각했다. 조숙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 낯설다고 해서 배우로서 표현을 못하고 싶진 않았다. 감독님의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 중 한 명으로서 반갑게 참여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나만 아는 연기 콘셉트를 정했다. 내가 대학생 때 한번쯤 좋아했을 법한 선배라고 생각했다. 몰입하기에 좋은 훈훈한 선배님이었다"라고 촬영 비화를 전하기도 했다.
영화 '아무도 없는 곳'은 오는 31일 개봉한다.
[사진 = 엣나인필름]
양유진 기자 youjiny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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