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화드라마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SBS 월화드라마 '조선구마사'(극본 박계옥 연출 신경수)가 방송 첫 주만에 논란에 휩싸인 채 잘못을 인지하고, 사과와 함께 재정비하겠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22일 첫 방송된 '조선구마사'는 역사 왜곡 논란으로 시청자들의 항의가 쏟아졌다. 태종(감우성)이 악령으로 인해 환각에 휩싸여 무고한 백성을 학살하는데 이어 훗날 세종대왕이 되는 충녕대군(장동윤)의 캐릭터까지 왜곡되며 시청자들을 분노하게 만든 것.
또 충녕대군이 서역 구마사제 일행에게 음식을 대접하는 장면에서는 중국풍 소품과 음식이 등장하기도 했다. 중국식 월병, 만두, 피단 등 한국인에게 익숙하지 않은 음식이 버젓이 상 위에 올랐다.
방송 직후 시청자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방송 중지 요청 청원글을 올렸고, 제작 지원 및 협찬사, 장소 협조 및 광고를 진행한 시자체 및 업체에도 항의를 했다. 이에 관련사들이 줄줄이 철회를 결정하며 '조선구마사'는 방송 2회만에 위기를 맞았다.
제작진은 "나라를 통해서 막 조선으로 건너 온 서역의 구마사제 일행을 쉬게 하는 장소였고, 명나라 국경에 가까운 지역이다 보니 '중국인의 왕래가 잦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력을 가미하여 소품을 준비했다. 이는 극중 한양과 멀리 떨어진 변방에 있는 인물들의 위치를 설명하기 위한 설정이었을 뿐, 어떤 특별한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실존 인물 왜곡과 관련해선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때문에 시청자들의 항의는 계속됐고 코지마, 호관원, 에이스침대, LG생활건강, 뉴온, 삼성전자 등은 논란을 인지, 광고 계약 해지를 결정했다. 장소 협조를 한 나주시 역시 당초 4월까지였던 장소 협조를 철회했다. 문경문화관광재단은 "'조선구마사'와 관련된 사업은 지난해 끝났다. 제작비를 지원하는 것은 아니다. 문경시 촬여장을 이용했을 경우 일정 부분 지원해주는 사업이었다"며 선을 그었다.
이에 '조선구마사' 측은 결국 공식 입장을 내놨다. 제작사는 24일 공식 입장을 통해 "중국풍 미술과 소품(월병 등) 관련하여 예민한 시기에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시청에 불편함을 끼쳐드린 부분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 드린다"며 "구마 사제 일행을 맞이하는 장면 중 문제가 되는 씬은 모두 삭제하여 VOD 및 재방송에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사과했다.
제작사는 "다만, 중국 자본이 투입된 드라마라는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순수 국내 자본으로 제작된 드라마임을 말씀드린다. 최근 이슈가 되었던 중국 협찬 및 제작 지원 사례와 달리 '조선구마사'는 100% 국내 자본으로 제작된 드라마"라고 해명한 뒤 "실존 인물을 차용해 '공포의 현실성'을 전하며 '판타지적 상상력'에 포커스를 맞추고자 하였으나, 예민한 시기에 큰 혼란을 드릴 수 있다는 점을 간과했다. 실존 인물을 다루는 작품인 만큼 더 무거운 책임 의식을 가지고 준비했어야 마땅한데, 제작진의 부족함으로 시청자분들께 실망을 드린 점 고개 숙여 사과 드린다"고 했다.
'조선구마사'를 편성한 SBS 또한 공식 입장에서 "실존 인물과 역사를 다루는 만큼 더욱 세세하게 챙기고 검수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무한한 책임을 느낀다. 이 점 시청자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며 "현재까지 방송된 1, 2회차 VOD 및 재방송은 수정될 때까지 중단하겠다. 또한 다음주 한 주간 결방을 통해 전체적인 내용을 재정비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앞으로 방영될 '조선구마사' 제작 과정에서 철저한 내용 검수를 통해, 시청자께서 어떠한 불편함도 느끼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다시 한 번 깊이 사과 드린다"고 거듭 사과했다.
'조선구마사'가 재정비 후 논란을 잠재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 = SBS 제공]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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