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윤욱재 기자] "뭔가 이상하게 LG와 경기하면 말리는 느낌이 있었다"
지난 해 두산에서 꿈에 그리던 1군 무대에 데뷔한 채지선(26)은 37경기에 등판해 1승 2홀드 평균자책점 4.91을 남겼지만 LG를 만나지 않았다면 개인 성적은 더 좋았을지도 모른다. LG전에서는 5경기에 나와 평균자책점이 16.20으로 유독 좋지 않았던 탓이다.
사람의 운명이란 참 알 수 없다. 지금은 채지선이 LG 유니폼을 입고 있으니 말이다. LG는 두산과 2대2 트레이드를 통해 함덕주와 채지선을 영입했다.
채지선은 다시 LG 타자들을 만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작년에 LG를 상대로 가장 많은 실점을 했다. 뭔가 LG와 경기하면 말리는 느낌이 있었다. 이제 LG에 와서 LG 타자들을 만나지 않으니까 다행이다"
막상 가장 적대감(?)을 가졌던 팀에 오니 이렇게 따뜻한 팀이 또 있을까 싶다. 채지선은 29일 SSG와의 시범경기에서 구원 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공 9개만 던지고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쳤다. 더할 나위 없는 'LG맨 데뷔전'이었다.
"LG 유니폼을 입고 처음 경기에 나섰는데 팀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는 채지선. 그가 감탄한 이유가 있었다.
채지선은 "그동안 제구가 좋지 않다보니 항상 볼을 많이 던졌고 야수들의 수비 시간이 늘어나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면서 "마운드에 오르기 전에 (유)강남이 형이 편하게 던질 수 있게 말을 해줬고 코치님들도 '네 공이 좋으니 편하게 던져라'고 말씀하셔서 자신감 있게 던질 수 있었다. (최)동환이 형, (오)지환이 형, (김)현수 형도 '볼을 던져도 좋으니 자신 있게 너의 공을 던져라'고 많은 이야기를 해줬다"고 밝혔다.
류지현 LG 감독도 "채지선이 체인지업이 좋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실제로 보니 정말 좋은 체인지업을 갖고 있어 앞으로 좌우타자 가리지 않고 좋은 승부를 할 것 같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역시 채지선에게 큰 힘이 될 한마디였다.
LG맨들의 격려 속에 성공적으로 시범경기 등판을 마친 채지선은 "작년 좋았을 때 느낌과 비슷하다. 이 느낌 계속 유지하도록 관리를 잘 하겠다. 어느 위치에 있든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날 3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한 함덕주와 더불어 채지선도 1군 불펜진에 활력소가 된다면 LG의 트레이드는 성공 사례로 남을 것이 분명하다. 이미 채지선은 "작년에 트레이드로 두산에 왔던 이승진처럼 나도 LG에서 '믿을맨'이 되고 싶다"는 열망을 보이고 있다.
[LG 채지선이 29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1 KBO리그, LG 트윈스와 SSG랜더스의 시범경기 5회초 구원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 = 잠실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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