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최창환 기자] 추신수(SSG)가 시범경기에서 첫 멀티히트를 작성하며 정규시즌 전 일정을 매듭지었다. 결과보다 과정에 보다 의미가 있는 일전이었다. 추신수 스스로도 “나는 이미 산전수전을 다 겪었다. 미국선수들과의 경쟁에서 이긴 경험이 있다. 내 나라에서 말이 통하고, 친구들과 선후배도 많은데 못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스스로에게 얘기한다”라며 포부를 전했다.
추신수는 30일 서울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2021시즌 시범경기에 3번타자(우익수)로 선발 출장, 3타수 2안타 1볼넷으로 활약한 후 교체됐다. 추신수가 멀티히트를 작성한 SSG 랜더스는 박종훈의 4이닝 무실점 호투, 박성한의 결승 투런홈런을 묶어 접전 끝에 3-2로 승리했다. SSG는 시범경기 첫 승(1승 5패 1무)을 신고하며 시범경기 일정을 마무리했다.
추신수는 마지막 시범경기를 맞아 쾌조의 타격감을 과시했다. 첫 타석에서 볼넷을 얻어낸 추신수는 2번째 타석에서 2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하지만 이후 맞이한 3~4번째 타석에서는 연달아 안타를 때렸다. 추신수의 시범경기 첫 멀티히트였다. 추신수가 시범경기에서 3차례 출루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었다.
추신수는 경기종료 후 “좋은 결과가 있기 위해선 과정이 있어야 한다고 항상 생각해왔다. 시범경기일 뿐이지만, 시즌을 준비하는 우리 팀 입장에서 오늘 경기는 중요한 경기였다. 나 스스로도 어제 느꼈던 부분을 바꾸기 위해 노력했고, 결과를 떠나 과정에서 조금 나아졌다는 생각이 들어 만족스러운 경기였다. 오늘은 아무래도 가장 많이 소화한 포지션(우익수)을 맡아 연습이 부족했음에도 불편함, 어색함이 전혀 없었다. 항상 해왔던 느낌이었다”라고 말했다.
추신수는 이날 경기에 앞서 선수단보다 30분 먼저 도착, 가벼운 러닝과 타격훈련을 소화하며 경기를 준비했다. “미국에서도 항상 했던 루틴이다. 오늘은 12시 경기였기 때문에 많은 선수들이 어떻게 경기를 준비해야 하는지 느꼈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다. 구단에 부탁드려서 30분 일찍 도착했다. 시즌 개막이 다가와 불안한 마음도 있었던 것 같다.” 추신수의 말이다.
조금 더 빨리 몸을 풀었던 게 효과를 본 걸까. 지난 29일 LG전에서 3타수 무안타 2삼진에 그쳤던 추신수는 LG를 다시 만나 시범경기 첫 멀티히트를 작성하며 부진을 만회했다. 추신수는 “어제 경기는 전체적으로 타이밍이 빨랐다. 루틴대로 하지 못하다 보니 타석에서 문제점이 많이 보였던 것 같다. 안타가 나와서 만족하는 게 아니다. 원하는 코스로 공을 보낼 수 있어야 하는데, 어제는 그게 전혀 안 됐는다. 오늘은 결과를 떠나 그 부분이 잘 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추신수는 이어 “어제는 히팅포인트가 너무 앞에 있었고, 내 스타일도 아니었다. 어젯밤에 메이저리그에서 있을 때 잘됐던 타격자세와 비교하면서 봤다. 오늘은 공도 더 보려고 했다. 그렇게 임하니 더 편했다.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느낌이었다”라고 덧붙였다.
많은 시범경기와 자체 청백전을 통해 충분히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메이저리그와 달리, KBO리그는 시범경기가 비교적 적다. 올 시즌은 우천취소된 경기까지 겹쳐 추신수와 SSG는 단 7경기만 치른 채 정규시즌에 돌입하게 됐다.
추신수는 이에 대해 “이미 환경은 바뀌었다. ‘하나부터 열까지 내가 해오던 대로 해야 된다’라고 생각하면 끝이 없다. 이젠 내가 맞춰가야 한다. 쉽게 말해 무인도에 혼자 떨어졌다, 이것밖에 없다고 생각해야 한다. 모든 선수들이 이렇게 시즌을 준비하고, 나도 여기에 맞춰야 한다. 내가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앞으로도 해야 한다는 건 욕심”이라고 전했다.
추신수는 타율 .278(18타수 5안타) 4볼넷 4타점 2득점을 기록하며 시범경기를 마쳤다. 이제는 실전이다.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KBO리그는 추신수가 한 번도 뛰지 않았던 새로운 출발선이다.
추신수는 “19살에 고교 졸업 후 미국에 갔을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그땐 언어가 달라도 부모님이 함께 계셨다. 야구만 본다면 어릴 때 겪었던 어려운 부분도 이겨냈다. 지금은 사실 그때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추신수는 이어 “나는 이미 산전수전을 다 겪었다. 미국선수들과의 경쟁에서 이긴 경험이 있다. 내 나라에서 말이 통하고, 친구들과 선후배도 많은데 못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스스로에게 얘기한다”라고 덧붙였다.
추신수는 더불어 “올라가는 건 쉽지만, 지키는 게 어렵다. 시즌이 끝났을 때 성적을 두고 나에 대해 어떻게 얘기할지 모르지만, 나는 최선을 다할 준비가 됐다. 항상 최선을 다해왔다. 여기서도 최선을 다할 것이다. 미국에서 약 20년 동안 쌓았던 것을 한 시즌에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은 있다. 많은 분들이 기대를 하고 계신데, 잘할 자신은 있다. 자신이 없다면 한국에 오지도 않았다”라며 포부를 전했다.
[추신수. 사진 = 잠실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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