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윤욱재 기자] 마치 누가 더 강력한 '출루머신'인지 대결하는 것 같았다.
LG 트윈스와 SSG 랜더스가 2021시즌 첫 만남을 가진 9일 잠실구장. 출루 능력으로 메이저리그 무대를 호령했던 SSG 추신수는 이날 경기에서도 '출루머신'의 위력을 보여줬다. 추신수는 1회초와 3회초 함덕주와 대결하면서 모두 몸에 맞는 볼로 출루했다. 사구 1위를 달성했던 2013시즌을 떠오르게 했다. 특히 두 번째 타석에서는 자연스럽게 오른 다리에 맞는 동작을 취하며 출루를 향한 강한 의욕을 보여줬다.
압권은 5회초 세 번째 타석이었다. 다소 느슨한 수비의 3루 방면을 노려 절묘한 기습번트를 시도했고 결과는 성공이었다. 이후 최정의 좌월 2점홈런으로 5-5 동점이 됐으니 '추신수 효과'가 무엇인지 실감하게 했다. 추신수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9회초 마지막 타석에서도 우전 안타를 날려 '4출루'를 완성했다.
그런데 이날 더 강력한 '출루머신'이 있었으니 바로 LG 1번타자 홍창기였다. 홍창기는 지난 해 출루율 .411를 기록하며 LG의 리드오프로 자리매김한 선수. 올해도 LG의 1번 자리를 지키며 변함 없는 출루 능력을 선보인 그는 이날 경기에서만 5타수 4안타 1볼넷 3타점 1득점을 기록하며 무려 '5출루'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홍창기가 한 경기에서 '5출루'를 기록한 것은 개인 최초. 무엇보다 무작정 볼을 기다리는 것이 아닌, 타격이 필요한 순간에는 거침 없이 방망이를 돌리며 안타 4개와 타점 3개를 수확한 점이 돋보였다.
1회말 볼넷으로 출루한 홍창기는 2회말 1사 만루 찬스에서 2타점짜리 우전 안타를 날렸고 4회말 무사 2루 찬스에서도 중전 적시타를 터뜨려 해결 능력까지 선보였다. 6회말에는 선두타자로 등장해 우중간 2루타를 터뜨렸는데 마침 5-5 동점 상황이라 굉장히 값진 2루타였다. 김현수는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때려 홍창기를 득점하게 했고 이는 이날 LG가 9-5로 승리하는 결승 득점이었다.
지난 해 생애 첫 풀타임 시즌을 치르며 LG의 1번타자로 우뚝 선 홍창기가 실질적인 2년차 시즌에는 더 강력한 출루 능력을 보여줄 수 있을까. 지난 겨울에도 "실투는 놓치지 않고 꼭 치겠다"는 그의 의지는 선구안과 타격을 모두 갖춘 완성형 1번타자로 거듭나겠다는 각오였다. 그는 자신의 말을 실천하면서 2021시즌을 힘차게 열고 있다.
[LG 홍창기가 9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SSG 랜더스'의 경기 2회말 1사 만루서 2타점 적시타를 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 = 잠실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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