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그 순간 표출을 하고, 딱 끊고 다음 플레이를 할 수 있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한화 김민우는 27일 광주 KIA전서 선발 등판했다. 4회말 선두타자 이창진에게 포크볼로 투수 땅볼을 유도했다. 그러나 악송구하면서 세이프 됐다. 그러자 김민우는 글러브를 그라운드에 강하게 내동댕이 쳤다. 이후 나지완을 3루 땅볼로 처리했으나 한승택에게 커브를 던지다 1타점 중월 2루타를 맞았다. 그래도 박찬호를 2루 땅볼, 최원준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고 1실점으로 이닝을 정리했다.
김민우는 한화 주축 선발투수다. 2018년부터 많은 기회를 받았다. 올 시즌에는 5경기서 2승1패 평균자책점 3.25로 좋다. 아직 애버리지가 확실치 않지만,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의 신뢰는 확고해 보인다.
그런 수베로 감독은 김민우의 '글러브 내동댕이'를 나쁘게 보지 않았다. 전제조건이 있다. 확실한 '감정 분리'다. 28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안 좋은 경우는 그 기분에 갇혀서 다음 플레이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그 순간 표출을 하고 딱 끊고 다음 플레이를 할 수 있다면, 야구 자체가 프레셔가 많은 스포츠라서 큰 문제는 되지 않는다"라고 했다.
김민우는 해당 이닝을 1실점으로 끊었다. 6⅓이닝 4피안타 6탈삼진 2볼넷 3실점(2자책). 시즌 두 번째 퀄리티스타트를 수립했다. 오히려 불펜 난조로 승리투수가 될 기회를 놓쳤다. "그렇게 한번 풀고 더 집중하면 오히려 더 좋은 것"이라는 수베로 감독의 말대로 잘 던졌다.
사실 일부 팬들은 그라운드에서의 선수의 지나친 분노 표출을 좋아하지 않기도 한다. 그래서 몇몇 선수는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덕아웃 뒤에서 분노를 표출하기도 한다. 아예 샌드백을 배치해놓은 구단들도 있다.
그러나 수베로 감독은 "정은원이 병살타를 치고 헬멧을 집어 던진 적이 있었는데, 하지 마라고 하지 않았다. 자연스러운 과정이었다. 매번 그러면 조금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했지만, 가끔은 전혀 문제 없다고 했다"라고 했다.
오히려 지나치게 감정을 억제하다 나중에 자신의 멘탈이 컨트롤 되지 않을 수도 있다. 누가 봐도 야구가 안 풀리는데 너무 감정 표현을 하지 않는 것도 긍정적으로만 볼 수 없다는 게 수베로 감독 견해다.
수베로 감독은 "중요한 건 감정 표출 이후 얼마나 자신을 컨트롤 할 수 있느냐다. 다음 플레이에 영향을 주면 안 되지만, 야구에 대한 열정, 잘 하고 싶은 마음, 승부욕에서 나오는 것이라면 괜찮다. 못해도 아무렇지도 않게 넘어가는 게 야구에 대한 열정이 부족하다고 볼 수도 있다"라고 했다. 그는 한화가 리빌딩 중이라고 해서 승패 앞에 순한 모습을 보여주길 바라지 않는다.
[김민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