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박종훈(30)의 부상은 SSG에게만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아니다. 도쿄올림픽을 준비하는 야구 대표팀에게도 치명적인 일이다.
박종훈의 야구는 올해 완전히 꽃을 피우고 있었다. 54⅓이닝을 던져 4승 2패 평균자책점 2.82로 팀의 실질적인 에이스로 활약하던 차에 오른쪽 팔꿈치 부상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국내 병원은 물론 미국의 닐 엘라트라체 박사도 팔꿈치 인대가 손상돼 수술이 필요하다는 소견이 나왔다.
안타깝게도 시즌 아웃이 된 박종훈은 도쿄올림픽 출전도 물거품이 됐다. 이미 2019년 프리미어12에서 국가대표 경험을 쌓았던 그는 올해 올림픽 무대에서 마운드의 주축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수술대에 오르면서 대표팀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결국 대안을 찾아야 한다. 대표팀의 입장에서도 박종훈처럼 잠수함 유형의 투수가 합류할 수 있다면 투수진 운영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마침 현재 KBO 리그에는 퀄리티스타트(QS)를 밥 먹듯이 하는 잠수함 투수가 있다. 바로 고영표(30·KT)가 그 주인공. 고영표는 올해 등판한 9경기 중 8경기에서 QS를 기록했다. 56⅔이닝을 소화하면서 4승 2패 평균자책점 3.65로 안정적인 투구를 이어가는 중이다.
고영표는 지난 1일 잠실 LG전에서 6⅔이닝 동안 안타 3개만 맞고 삼진 6개를 잡으면서 1실점으로 호투했다. 본인이 말한 호투 비결은 "빠르고 공격적으로 승부한 것이 통한 것 같다"는 것이다. 매 경기 6이닝 이상 던지면서도 100구 이상 던진 경기는 딱 한번 밖에 없었다. 경제적인 투구의 대가다.
지금처럼 꾸준히 뛰어난 투구를 이어간다면 김경문호 승선도 결코 꿈이 아니다. 더구나 박종훈의 수술로 인해 그 대안으로 고영표가 급부상하고 있다.
"올림픽은 나라를 대표해서 나가는 것이다. 내가 잘 던져서 올림픽에 나간다면 열심히 하겠다"라는 고영표는 박종훈의 부상으로 자신의 이름이 거론되는 것에 대해서는 "(박)종훈이가 대표팀의 큰 전력이라 생각했는데 아쉽고 유감스럽다. 조심스럽지만 뽑아주신다면 잘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지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아깝게 승선하지 못한 고영표가 도쿄올림픽 국가대표팀에 이름을 올려 당시 아쉬움을 털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종훈(왼쪽)과 고영표.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