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매일 1시부터 개인적으로 친다."
키움은 5월23일 고척 NC전서 7연승한 이후 7연속 루징시리즈(3연전)를 기록했다. 스윕패(3패)는 없었지만, 6연속 1승2패를 반복했다. 18~20일 NC와의 원정 3연전서 2승1패, 1개월만에 다시 위닝시리즈를 거뒀다.
키움은 7위다. 중위권과 하위권 사이에 어정쩡하게 끼여있다. 키움이 KIA, 한화, 롯데의 하위권이 아닌 NC와 두산의 중위권과 어깨를 나란히 하려면 타격의 개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창원에서 타격이 살아날 기미를 보였다는 게 고무적이다.
전반적으로 타선이 침체됐다. 팀 타율 6위(0.257), 팀 출루율 6위(0.352), 팀 장타율 7위(0.381), 팀 OPS 7위(0.733), 팀 홈런 8위(42개), 팀 득점권타율 4위(0.278)다. 6월은 더 좋지 않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팀 타율 9위(0.240), 팀 득점권타율 7위(0.234), 팀 OPS 9위(0.707)다. 그나마 19~20일 NC전서 실적을 내면서 수치들을 살짝 끌어올린 결과다.
키움은 팀 평균자책점 4.17로 2위다. 지난 1~2년에 비해 불펜이 살짝 불안해도 선발진이 안정적이다. 그럼에도 거의 한 달간 위닝시리즈를 하지 못한 건 방망이 탓이 컸다. 시즌 내내 이정후와 박동원을 제외하면 '한 방 치겠다'라는 기대를 갖게 하는 타자가 없다. 출루, 연결, 해결 모두 힘겹다.
실제 홈 경기서 키움 타자들은 오후 1시부터 타격훈련을 한다. 최근 이정후는 "(야간경기 기준)훈련이 3시10분에 시작하는데, (박)병호 선배님, (이)용규 선배님 등이 매일 1시부터 방망이를 개인적으로 친다. 못하고 싶어서 못하는 선수는 없는데 너무 안 풀리다 보니 그렇다"라고 했다.
여전히 막내 급의 이정후는 박병호, 이용규, 서건창 등 KBO리그에 나름대로 족적을 남긴 베테랑들의 특타를 보며 이런저런 감정을 느낀다. 이정후는 "저렇게 커리어 있는 선배님들이 열심히 하니, 후배 입장에서 느끼는 게 많다. 시즌은 기니까 선배님들이 노력한 게 언젠가 빛을 볼 것이라고 생각한다. 투수 형들이 타자들이 침체된 분위기에서 잘 막아줘서 감사하다"라고 했다.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던 모양이다. 이정후는 "선배님들이 지금 너무 열심히 하는데, 잘 될 것이니 너무 스트레스를 받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다. 너무 힘들 텐데 내색 한번 안 하고 팀 분위기를 살리려고 파이팅을 외친다. 시간이 지나면 선배님들이 페이스를 찾아서 다시 올라올 것이라고 믿는다. 결과만 이런 것 같은데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다"라고 했다.
그런 점에서 NC와의 원정 3연전은 타격의 개선 가능성을 보였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었다. 18일 경기서 7안타 2볼넷 무득점에 그쳤으나 19일 경기서 17안타 4볼넷으로 12점을 올렸다. 6월 들어 처음으로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20일 경기서도 9안타 9볼넷으로 8점을 뽑아냈다. 특히 이용규가 직접 거론했던 박병호와 이용규가 19~20일 합계 5안타를 생산했다. 송우현은 이틀간 6안타를 만들었다.
키움은 전통적으로 타격의 팀이었다. 마운드가 뒷받침되지 않아 가을야구에 가지 못한 시즌들은 있었어도 방망이 때문에 가을야구 진입을 걱정하는 건 처음이다. 그러나 작년에도 시즌 내내 선두다툼을 하다 끝내 1위를 밟지 못하고 막판에 5위까지 미끄러진 결정적 이유가 타격침체였다. 사실상 2년째 같은 고민을 하는 셈이다.
이제 19~20일의 좋은 흐름을 최대한 오랫동안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올 시즌 키움은 5월 7연승 시기를 제외하면 타격 흐름이 좋은 기간이 없었다. 이정후의 안타까움에 드러난 키움 타자 형들의 땀방울은 일단 성과를 봤다.
그러나 여전히 키움은 하위권이고 각종 타격지표는 중~하위권이다. 형들을 향한 이정후의 안타까움과 믿음에 투영된 현실은 냉혹하다. 타자들이 각종 수치의 향상을 결과로 증명해야 가을야구에 도전할 수 있다.
[이정후와 이용규(위), 이정후와 박병호(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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