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괴담6' 김서형 "실제 모습VS캐릭터, 많이 부딪힌다" [MD인터뷰③]

[마이데일리 = 오윤주 기자] 배우 김서형이 인간 김서형에 대한 이야기를 풀었다.

김서형은 21일 오전 화상 온라인 인터뷰를 진행하며 지난 17일 개봉한 영화 '여고괴담 여섯 번째 이야기: 모교'(이하 '여고괴담6')에 대한 이야기를 펼쳤다.

'여고괴담6'는 '여고괴담' 시리즈 12년 만의 귀환으로 화제를 모았다. 영화는 고교 시절의 기억을 잃은 은희(김서형)가 모교에 교감으로 부임하며 학교 내 문제아 하영(김현수)을 만나 오랜 시간 비밀처럼 감춰진 장소를 발견하게 되고 충격적인 기억의 실체를 마주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김서형은 지난 2005년 '여고괴담4- 목소리'(2005)에서 음악교사 희연 역을 맡아 강렬한 활약을 보여준 데 이어, 다시 한번 '여고괴담' 시리즈로 돌아왔다. 그동안 종합편성채널 JTBC 'SKY 캐슬', 케이블채널 tvN '마인' 등을 연달아 히트시키며 '믿고 보는' 명품배우로 자리잡은 그다.

"인기 실감? 저는 잘 모르겠어요. 늘 할 일을 할 뿐이니까"

김서형은 스크린 속 카리스마가 아닌 여린 소녀 같은 말투로 "저에게 주시는 수식어에 늘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수줍게 말했다. 그는 "제 입으로 이런 말 하긴 좀 그렇지만, 독보적이라고 말해주신다"며 "노력하고 성실했던 결과라고 조심스럽게 말씀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이번 영화에 대해서는 "'여고괴담' 시리즈라는 부담감은 있어도 '여섯 번째 이야기 모교'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다. 제의를 받을 거라고 생각 못 했는데 정말 감사했다"며 "제가 주연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보다는 그 역할을 잘 해낼 수 있는 배우인가가 중요하다"며 "결국 그것이 현장에서 시너지를 내고, 그 에너지가 좋은 작품으로 이뤄지는 거다"며 열정을 드러냈다.

"개인적으로 보기에 잘 나온 영화"라고 자부한 김서형은 "시나리오를 보고 故(고) 이춘연 대표님한테 '10편까지는 딱 만들었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열심히 하겠다고도 했다"며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셔서 아직도 잘 믿어지지 않는다. 부담감과 무게보다는 더 잘하고 싶었던 게 맞다"고 애틋함을 표현했다. '여고괴담' 시리즈 제작자 故 이춘연 씨네2000 대표는 지난달 11일 세상을 떠났다.

"사람 김서형은 단순해요. 저도 다르지 않아요"

다양한 작품에서 남다른 카리스마를 발휘하며 연예계 대표 '센캐릭터'로 자리 잡은 김서형. 실제 본인은 "단순하다"며 가볍게 웃었다. 그는 "저의 이런 점이 연기할 때 캐릭터와 참 부딪힌다"며 "한편으로는 '센캐'를 연기할 때 제 안에 그런 모습이 있어서 연기를 할 수 있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럴 때 제 자신이 의아하다"고 내면의 갈등을 언급했다.

엉뚱한 면모도 있었다. 김서형은 "촬영하는 3-6개월 동안 열심히 몰입하고, 바로 다음 날 일상으로 아무렇지 않게 돌아온다. 극과 극으로 변하는 지점"이라며 "1년에 한두 작품은 한다. 선택권이 많지 않다 보니 할 수 있는 걸 놓치고 싶지 않고, 놓쳐서는 안 되고…"라고 잠시 숨을 가다듬었다. 이어 "또 놓치고도 싶지만"이라며 웃음을 터뜨린 그는 "저도 의식주를 해결해야 하다 보니 쉼 없이 연기를 한다"고 분위기를 유쾌하게 만들었다.

"'센캐'는 당분간 제 입장에서 숙명 같은 것"이라는 그는 "세 보이지만 결국 저도 만들어 낸 사람이다. 최대한 사람이고 싶다. 센 캐릭터를 했다 해도 세다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저는 유쾌한 사람이다. 그런데 예능보다는 작품에서 그런 모습들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크다. 로맨스도 해보고 싶고, 아직 못해본 장르가 많다"고 소망을 내비쳤다.

'여고괴담6'는 김서형에게 후련함을 선사한 작품이었다. 그는 "'스카이캐슬'이 끝나고 스스로 연기에 대한 아쉬움이나 다 끄집어내지 못한 면이 있었다"며 "그때 만난 게 '여고괴담6'"라고 돌아봤다.

"쉼 없이 끌고 가야 하는 역할이 유독 매료됐던 것 같다. 몸으로든 뭐든 다 끌어내서 한번은 푹 주저앉은 채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 털어내야 할 저만의 무언가가 있다"고 솔직하게 밝힌 그는 "'여고괴담6'가 감정선 하나로 쭉 뻗어가는 연기라 좋았다. 개인적으로는 끝나고 나니 속이 다 시원하다"고 안도했다.

또한 개봉 당일 열렸던 무대인사를 떠올리며 울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개인적으로 잘 나왔다고 생각하지만, 부족한 게 많았다"며 "감사하게도 많이 찾아와주셔서 고마웠다"고 얘기했다.

"연기하다가 쓰러질 것 같을 때도 있지만, 불태워서라도 현장에서 쓰러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배우로서의 열정을 말한 김서형. 그는 휴식 계획에 대해 말하며 인터뷰를 마무리 지었다.

"제일 먼저 산책을 많이 해요. 이번에도 늘 그렇듯 꼬맹이(반려견)와 펜션 잡고 쉬겠죠"

[사진 = kth 제공]

오윤주 기자 sop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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