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한국야구 대표팀이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9전 전승 금메달 신화를 이룩한 것도 벌써 13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이제 시선은 도쿄로 향한다. ‘김경문호’는 지난 16일 도쿄 올림픽에 출전할 최종 엔트리를 확정했다. 김경문 감독은 “이번 올림픽은 만만치 않지만, 한국야구 자존심이 걸려 있는 대회다. 우리 선수들이 힘을 내고 마음을 모아서 국민들에게 활력이 되는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최종 엔트리는 24명의 선수만 합류할 수 있다. KBO 리그 구단들이 1군에서 운용하는 엔트리 정원(28명)보다 적기 때문에 선수 선발을 놓고 막판까지 고심하기도 한다. 여기에 성적, 국제대회 경력, 활용법 등 여러 가지를 고민해야 한다. 그래서 난이도가 높은 작업이다.
그렇다면 ‘데이터’로 대표팀을 선발해보면 어떨까? 웰컴저축은행 웰뱅톱랭킹은 단순히 기록만 놓고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중요한 순간에 활약하고, 팀 승리에 기여한 선수에게 가중치가 붙는 평가 시스템이다. 과연 데이터는 누가 대표팀의 자격이 있다고 말하고 있을까.
이번 대표팀 기준에 맞춰 야수는 14명(포수 2명, 1루수 2명, 2루수 2명, 3루수 2명, 유격수 2명, 외야수 4명)을 뽑아보자. 웰컴저축은행 웰뱅톱랭킹 포인트 1410.04점(27일 기준)으로 야수 전체 1위인 양의지(NC)를 주축으로 포수 2위인 강민호(삼성•557.30점)를 선택하면 든든한 안방을 꾸릴 수 있다. 실제로 대표팀에서 꾸린 포수진과 동일하다.
강백호(KT)가 1048.13점으로 부동의 1루수라면 정훈(롯데)은 667.83점으로 그 뒤를 받칠 수 있다. 올해 정훈은 선발 출장한 64경기 중 39경기에서 1루수로 나섰다. 중견수로도 16경기에 나섰으니 유틸리티 플레이어로도 활용이 가능한 자원이다. 강백호는 실제로도 대표팀에 뽑혔지만 정훈은 아니었다. 강백호와 도쿄로 향하는 1루수는 오재일(삼성, 373.78)이다.
2루수는 난형난제다. 안치홍(롯데)이 506.68점, 정은원(한화)이 487.63점으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정은원이 출루율 .431와 OPS .864으로 기본 점수(402.90점)에서 안치홍(360.70점)을 앞서지만 안치홍은 승리기여도(145.98점)에서 정은원(84.73)을 압도하고 있다. 대표팀은 이들 대신 박민우(NC, 150.47점)와 최주환(SSG, 342.65점)을 뽑았다. 정은원의 경우 이번 시즌 공격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였다. 반면 주전 2루수가 될 박민우는 데뷔 후 성적과 몸상태가 가장 좋지 않다. 가장 중요한 올림픽에서 자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은원의 최종엔트리 탈락을 많은 팬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핫코너’는 최정(SSG)이 1051.57점으로 주인의 자격을 입증하고 있다. 최정 다음으로 높은 3루수는 노시환(한화)으로 451.37점을 나타내고 있다. 그런데 최정은 이번 대표팀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실제 ‘김경문호’의 선택은 허경민(두산, 379.75점)과 황재균(KT, 298.04점)이었다. 김경문 감독은 “최정이 올해 잘 하고 있지만 투수들의 경험이 많지 않아 수비가 견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최정을 뽑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3루수 포지션에서 뛰어난 공격력을 자랑하고 있는 최정과 노시환으로서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유격수 중 가장 높은 순위를 자랑하는 선수는 심우준(KT)으로 414.27점을 기록하고 있으며 노진혁(NC)이 409.65점으로 그 다음 주자다. 실제로는 오지환(LG, 273.20점)과 김혜성(키움, 400.89점)이 대표팀의 부름을 받았다. 심우준은 0.292의 타율을 기록하며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으나 수비의 안정감에 밀려 눈물을 흘렸다.
항상 경쟁이 치열해 ‘전쟁터’로 불리는 외야는 누가 자격이 있을까. 외야수에서는 김현수(LG)가 862.05점으로 으뜸이고 구자욱(삼성) 839.44점으로 2위, 홍창기(LG)가 804.11점으로 3위를 달리고 있다. 그리고 이정후(키움)가 769.34점으로 이들의 뒤를 이으며 ‘막차’를 탔다. 아이러니하게도 홍창기는 154명이나 포함이 되는 사전등록명단에서조차 이름이 빠졌다. 대표팀에도 이젠 새로울 얼굴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홍창기의 탈락은 아쉽기만 하다. 이들 중 실제 대표팀에 간 선수는 김현수와 이정후 두명 뿐이며 박해민(삼성), 박건우(두산)가 합류했다.
이젠 투수를 선발할 차례다. 먼저 투수 10명 중 선발투수 5명을 살펴보면 웰뱅톱랭킹 포인트 889.82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자랑하는 원태인(삼성)을 필두로 최원준(두산)이 791.70점, 고영표(KT)가 678.16점, 백정현(삼성)이 425.20점, 한현희(키움)가 368.65점으로 뒤를 잇고 있다. 공교롭게도 우완, 좌완, 옆구리 투수가 모두 포진한 궁극의 밸런스를 자랑하고 있다. 이들 중 백정현만 제외하고 모두 대표팀에 승선했으니 실제와 가장 비슷한 포지션이라 할 수 있다. 박종훈(SSG)은 487.40점으로 백정현과 한현희보다 높은 점수를 나타내고 있으나 오른쪽 팔꿈치 수술을 받고 시즌 아웃이 된 상태라 어쩔 수 없이 제외됐다.
구원투수진에 들어갈 5명은 강재민(한화), 김재윤(KT), 김대유(LG), 오승환, 우규민(이상 삼성)으로 구성이 가능하다. 강재민이 725.26점으로 가장 높고 김재윤이 703.26점, 김대유가 619.63점, 오승환이 570.81점, 우규민이 542.73점으로 합류의 자격을 알려준다. 그런데 이들 중 실제 대표팀에 합류한 선수는 아무도 없다. 김경문 감독은 특히 오승환의 합류가 불발된 것을 아쉬워하면서 “오승환은 베이징 올림픽에서 함께 했었고 이번에도 같이 했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지만 고우석(LG, 428.17점)이 낫다고 봤다”라고 설명했다.
강재민은 웰뱅톱랭킹을 통해서도 리그 최고의 중간계투임을 알 수 있게 하지만 실제 대표팀에는 합류하지 못했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강재민의 탈락 소식을 접한 뒤 “강재민이 KBO 리그 최고 불펜인 것은 변함이 없다”는 말로 강재민을 위로했다. 실제로 강재민의 탈락을 의아해하는 야구인들도 많다.
과연 웰뱅톱랭킹으로 선정한 대표팀은 금메달도 가능한 라인업이 만들 수 있을까. 베스트 라인업은 투수 원태인-포수 양의지-1루수 강백호-2루수 안치홍-3루수 최정-유격수 심우준-좌익수 김재환-중견수 홍창기-우익수 구자욱-지명타자 이정후로 구성된다.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라인업이다.
웰뱅톱랭킹에 근거해 뽑은 24명 중 실제로 대표팀에 합류한 선수는 9명(원태인, 최원준, 고영표, 한현희, 양의지, 강민호, 강백호, 김현수, 이정후). 따라서 이들은 데이터로 합격을 받은 것은 물론 현장의 선택 역시 받았다는 점에서 ‘진정한 국가대표’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대표팀은 7월 중순 소집해 공식 훈련과 평가전 일정을 소화한 뒤 도쿄로 건너가 ‘금메달 사냥’에 본격적인 시동을 건다. 2008년 베이징의 감동을 재현할 수 있을지 벌써부터 관심을 모은다.
한편, ‘웰컴저축은행 웰뱅톱랭킹’은 야구, 배구, 당구의 종목별 공식기록을 바탕으로 선수의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신개념 선수 평가 시스템이며, 타자/투수 부문 랭킹 차트는 물론이고, 선수 개개인의 점수 현황을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올해는 KBS N SPORTS, SBS SPORTS, MBC SPORTS+등 스포츠전문채널 3사로 범위를 확대해 2021시즌 KBO 중계를 통해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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