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 장윤호 기자] 겨우 4개월 만에 한국 배구가 다시 일대 혼란에 휩싸였다. 이제는 (사)한국배구연맹(KOVO) 조원태총재의 결단이 필요하다.지나간 일이라고 넘어가기에는 너무 충격적이었던 중학교 시절 학교 폭력으로 소속팀 흥국생명으로부터 ‘무기한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은 이재영 이다영 자매가 도쿄 올림픽을 한달도 채 남겨 놓지 않은 시점에서 메달을 노리는 한국 여자배구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지난 12일 느닷없이 이다영이 그리스 배구 리그 PAOK와 1년 계약을 했다는 외신 기사가 나왔다. 이에 대한배구협회(KVA, 회장 오한남)는 선수나 소속팀 흥국생명으로부터 해외 진출 허가 요청이 들어오지는 않았지만 어떤 경우에도 국제 이적 동의서를 발급해줄 수 없다는 방침을 단호하게 밝혔다. 대한배구협회는 이재영 이다영 자매에게 국가대표 자격 무기한 박탈 징계를 내린 바 있다. 아마추어를 총괄하는 대한배구협회에서 프로 선수에게 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중징계이다.
그런데 해외 이적설 후 겨우 10일이 지나 이재영 이다영 자매의 소속팀 흥국생명은 갑자기 KOVO에 선수 등록을 추진하고 나섰다. 적어도 두 선수에 대한 보유권만큼은 확실하게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인데 배구계는 물론 국민적인 공분을 사자 ‘하지 않겠다’고 물러섰다. 오죽하면 차량 시위까지 했겠는가.
이재영 이다영 선수 측은 반성문을 쓰던 때와는 달리 피해자 측을 사실과 다르다는 이유로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고 피해자 측이 경찰 조사를 받는 상황까지 왔다. 피해자 측은 이에 울분을 참지 못하고 언론에 어떤 정도의 폭력을 당했는지를 다시 알리며 아직도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음을 밝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 시점에서 확인하고 싶은 것이 한국배구연맹(KOVO, 총재 조원태)의 입장이다. 이재영 이다영의 학교 폭력이 밝혀졌을 때 KOVO는 ‘지켜 보겠다’며 한 발 물러 서 있었다. 그래서 소속 구단 흥국생명의 무기한 출전 정지 자체 징계로 임시 봉합됐다.
그런데 흥국생명이 선수등록을 시도하자 KOVO도 난처해졌다. 물론 흥국생명은 지난 시즌 V리그 흥행을 주도한 김연경을 놓쳤다. GS 칼텍스에 패해 우승을 못한 흥국생명은 김연경이 재계약하지 않고 중국 상하이로 떠나자 전력에 심각한 문제가 생겼는지 이재영 이다영 선수 등록을 시도하며 어떤 반응이 나올지 탐색한 듯하다.
이런 악순환을 언제까지 수수방관 할 것인가. 한국프로배구는 역대 최고 시청률인 2.22%를 기록할 만큼 급성장하고 있고 그 결과 KBSN과 2026~2027시즌까지 6년간 총액 300억원의 예상치를 뛰어넘는 중계권 계약까지 체결했다.
그러나 배구팬들과 국민적인 관심은 한 순간에 사라진다. 코로나 19로 경기장 직관이 사실상 불가능했던 지난 시즌과 달리 새 시즌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김연경이 마지막으로 태극 마크를 달고 출전하는 도쿄 올림픽은 메달 획득 여부와 상관없이 한국 배구의 인기를 한껏 높여줄 것이다.
이제는 어두웠던 과거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 KOVO 조원태 총재의 결단 여부가 주목된다.
[사진 = 마이데일리 DB]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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