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장윤호 기자]공정한가?
스포츠의 가치는 정정당당한 승부이다. 흘린 땀과 부단한 노력이 결실을 맺게 되지만 동시에 아름다운 패배의 스토리도 써진다. 코로나19로 1년 연기된 2021 도쿄 올림픽이 7월23일 개막한다. 2016년 브라질 리우 올림픽 후 피나는 노력으로 태극마크를 달게 된 선수들은 4년이 아닌 5년만의 도전이다.
특히 야구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마지막으로 정식 종목에서 제외됐다가 13년 만에 도쿄 올림픽 주최국 일본의 선택으로 복귀했다. 다음 대회인 2024 프랑스 파리 올림픽에는 야구 종목이 없다. 우습지만 프랑스 파리에는 야구를 할 수 있는 구장도 없다. 수천억을 들여 한 번 쓰고 말 구장을 짓지 않겠다는 것이다. 김경문 감독이 이끈 야구 국가 대표팀은 2008 베이징 올림픽 결승전에서 쿠바를 3-2로 누르고 9전 전승 신화를 썼다. 당시 임시 조립식 구장으로 만들어졌던 우커쑹 야구장은 대회 후 철거되고 현재는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있다.
야구는 2024년 파리를 건너 뛰고 2028년 미국 LA 올림픽에서 다시 정식 종목이 될 가능성이 높다. 야구의 종주국을 자처하는 미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이기 때문이다. 야구가 올림픽 시범 경기로 정식 채택된 대회도 1984년 LA 올림픽이었다.
한국은 제도상 올림픽에 국가대표로 나가 메달을 획득하면 명예는 물론 ‘병역 특례 혜택’도 주어진다. 종목별로 다르지만 포상금이 지급되고 국가에서는 메달 점수에 의거해 평생 연금도 지급한다. 특히 프로 선수들에게 병역 특례 혜택은 선수 생활의 단절 없이 최고의 경기력을 유지하며 전성기를 구가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거슬러 올라가면 2018년 8월 열린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축구, 야구가 나란히 구기 종목 금메달을 따냈다. 축구는 대표적으로 토트넘의 손흥민, 야구는 LG 오지환이 병역 특례 혜택을 받았다. 이번 도쿄 올림픽에 손흥민은 참가하지 않고 오지환은 다시 태극마크를 달게 됐다.
아시안게임은 금메달만이지만 올림픽은 금, 은, 동메달 모두 병역 특례 혜택이 주어진다. 도쿄 올림픽에서 태극 마크를 달고 메달에 도전하는 선수들 가운데 야구는 KT의 강타자 강백호(22), 축구는 스페인 발렌시아의 이강인(20)이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언론에서는 한국인 PGA 골프 스타들인 임성재와 김시우의 메달 획득 여부에 관심을 보였다. 남자 골프는 올림픽 첫 메달에 도전한다.
단순 확률로는 야구가 메달 획득 가능성이 가장 높다. 일각에서는 주최국인 일본이 금메달을 따기 위해 이상한 방식을 도입해 참가국 수를 줄였다고도 하는데 어쨌든 참가국 수가 한국을 포함해 6개국이다. 베이징 올림픽 때는 8개국이었으나 이번에는 6개국 중 3등만 하면 동메달이고 병역 특례 혜택을 받는다. 24명의 대표 선수 중 강백호, 원태인, 이의리, 박세웅, 조상우, 김혜성 등 6명이 대상이다. 병역 혜택 대상 선수도 베이징올림픽 14명,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 9명에 비해 현저하게 줄었다. 세대교체를 시도하며 최상의 전력을 구성했다.
6개국 중 3위 이상을 하면 되니까. 야구의 단순 메달 획득 확률은 50%이다. 축구를 보면 김학범 감독이 지휘하는 대표팀은 참가하는 16개국 중 3위 이상을 해야 한다. 확률은 18.75%가 나온다. PGA 골퍼 임성재와 김시우는 더 험난하다. 스페인의 세계랭킹 1위 욘 람, 미국의 브라이슨 디섐보 등 세계 랭킹 기준 60명이 참가한다. 한국의 임성재는 26위, 김시우가 49위로 출전권을 획득했다. 계산 상으로는 60명 중 3위 이내이니까 5%가 나온다.
야구 50%, 축구 18.75%, 골프 5%의 메달 획득 확률로 공정성을 논하기는 어렵다. 치열한 승부의 세계, 5년 만의 올림픽 메달은 단순 확률 게임이 아니기 때문이다. 드라마틱한 이변과 기적이 연출된다.
[사진 = 마이데일리 DB]
장윤호 기자 changyh21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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