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여전히 경쟁력 있는 공을 던진다."
올 시즌 구원왕 경쟁은 오승환(삼성) 독주체제다. 35경기서 2패26세이브 평균자책점 2.41. 공동 2위 김재윤(KT), 고우석(LG, 이상 19세이브)에게 7개 차로 앞서간다. 시즌은 중반이다. 변수는 많다. KT와 LG는 올 시즌 가장 안정적인 전력을 지녔다. 김재윤과 고우석은 자연스럽게 세이브 기회를 많이 잡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삼성도 올 시즌 만만치 않다. 시즌 초반부터 꾸준히 상위권을 지킨다. 반짝 상승세라는 시선도 있었지만, 투타 각 파트를 뜯어보면 좋은 전력이다. 수년간의 암흑기를 통해 건져낸 유망주들의 성장, 드디어 성공한 외국인선수 농사, FA들의 효자 노릇 등이 더해져 쉽게 무너지지 않을 기세다.
앞으로 오승환의 세이브 기회도 많을 것이라고 내다볼 수 있는 이유다. 사실 삼성 전력의 마침표는 오승환이다. 지난해 중반 1군에 가세한 뒤 올해 오랜만에 국내에서 풀타임 시즌을 치른다. 구위가 예전 같을 수 없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오승환의 패스트볼 평균구속은 2020시즌 146.2km, 2021시즌 146.1km. 150km대 초, 중반을 거뜬히 찍었던 10여년 전과는 확실히 다르다.
피안타율 0.262, 평균자책점 2.41만 봐도 '인간적'이다. 참고로 오승환의 KBO리그 통산 평균자책점은 1.81이다. 1점대 시즌 여섯 차례, 0점대 시즌도 한 차례 있었다. 일각에선 더 이상 오승환의 돌직구가 돌직구 같지 않다는 평가도 있었다.
하지만, 지난달 29일부터 1일까지 삼성과 4연전을 치른 SSG 김원형 감독의 견해는 달랐다. 김 감독은 지난달 30일과 1일 오승환이 SSG를 상대로 잇따라 1이닝 무실점하며 세이브도 1개를 챙기는 모습을 지켜봤다.
김 감독은 지난 2일 인천 롯데전을 앞두고 "오승환은 여전히 경쟁력 있는 공을 던진다. 전성기 구위는 아니지만, 충분히 마무리투수로서 잘할 수 있을 정도의 공을 던진다"라고 했다. 심지어 "그런 공을 못 던지면 아무리 경험이 많아도 버틸 수 없다. 경험이 많다고 해서 무조건 마운드에서 잘 하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전성기가 워낙 화려해서 그렇지, 지금도 구위와 구속 모두 여전히 국내 마무리 최상위급이다. 사실 고우석(올 시즌 패스트볼 평균구속 153.1km) 정도를 제외하면 오승환보다 빠른 공을 던지는 마무리투수도 찾기 어렵다. 오히려 한국나이 불혹에 그 정도의 위력을 보여주는 게 대단하다. 한미일에서 산전수전에 공중전까지 겪으며 쌓은 내공은 그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다.
예전보다 안타를 많이 맞고 점수도 더 내주지만 블론세이브는 단 1회다. 고우석과 김재윤은 2회, 원종현(NC)은 3회, 서진용(SSG), 김원중(롯데)은 4회다. 김 감독은 "오승환은 마무리로 잘 할 수 밖에 없을 만큼의 공을 던진다. 볼배합도 그렇게 하더라. 변화구도 낮게 던지는 게 지금도 잘하는 원동력 중 하나다"라고 했다.
오승환은 2006~2008년, 2011~2012년에 세이브왕을 차지했다. 한신 타이거즈로 떠나기 전 마지막 시즌이던 2013년에는 28세이브로 4위였다. 당시 삼성 전력은 극강이었지만, 유독 세이브 기회가 적었다. 돌고 돌아 무려 9년만에 KBO리그 세이브왕에 도전한다. 1~2년 반짝하고 사라지는 마무리투수가 많은 현실에 오승환의 존재감은 너무나 묵직하다.
사실 김 감독의 마무리투수에 대한 평가 잣대는 그렇게 높지 않다. 박빙 승부서 어느 정도 계산만 되면 된다. 김 감독은 "솔직히 동점~1점 차서 계속 막아주는 투수들이 있으면 너무 고마운 것이다. 우리도 진용이가 계속 마무리로 갈 것이다. 자기 역할을 너무 잘 하고 있다"라고 했다.
서진용은 기복이 있지만, 빠른 공과 포크볼, 슬라이더를 보유한 괜찮은 마무리다. 올 시즌 33경기서 4승2패9세이브 평균자책점 4.11. 1일 인천 삼성전 연장 10회초에 김상수에게 결승 솔로포를 맞고 패전투수가 됐다.
[오승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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