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100만 달러의 사나이'는 결국 실패였다. 메이저리그 통산 69홈런을 기록한 라이온 힐리는 '반전'을 보여주지 못하고 한화 유니폼을 벗었다. 타율 .257 7홈런 37타점이라는 성적표는 결코 한화가 기대하던 것이 아니었다.
한화는 힐리와 결별을 택한 뒤 발 빠르게 움직였고 새 외국인타자 에르난 페레즈를 영입하기에 이르렀다. 페레즈는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651경기에 출전했을 정도로 경험이 풍부한 선수로 내외야 전 포지션이 소화 가능한 슈퍼 유틸리티 플레이어다. 2016~2017년 밀워키 브루어스 시절에는 2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하기도 했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새 외국인타자에게 어떤 기대를 걸고 있을까. "아무래도 공격에서 생산력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수베로 감독의 말. 한화 타선이 답답한 모습을 여러 차례 보여준 만큼 중심타선에서 해결사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가 필요하다.
아쉽게도 힐리는 실패작이었다. "외국인선수 시스템이 있는 리그에서 뛰면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힐리는 해외 리그에서 외국인선수로 뛴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힘든 부분도 있었다"는 수베로 감독은 "이러한 특수성을 잘 이겨낼 수 있는 선수가 가장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힐리는 한국에 오기 전까지 줄곧 미국에서만 뛰었던 선수. 낯선 해외 리그에서 뛰는 것이 처음이다보니 시행착오가 뒤따랐다.
그러면서 수베로 감독은 삼성의 '히트작' 호세 피렐라를 예로 들었다. "피렐라는 예전부터 알던 선수"라는 수베로 감독은 "피렐라는 베네수엘라 윈터리그를 오래 뛰었고 외국인선수가 받는 기대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한국에서도 적응을 잘 하는 것 같다"고 피렐라의 성공 이유를 짚었다. 피렐라는 미국에서만 뛰지 않고 베네수엘라 윈터리그는 물론 지난 해에는 일본프로야구까지 거치면서 다양한 리그를 경험했고 KBO 리그에서도 곧잘 적응할 수 있었다.
마침 페레즈도 피렐라와 같은 베네수엘라 출신으로 2020 도쿄올림픽 예선에서 베네수엘라 국가대표로도 활약했으며 베네수엘라 윈터리그에서 뛰었던 경력이 풍부하다. 힐리처럼 미국에서만 뛰고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의 시스템에만 익숙한 선수가 아니라 여러 리그에서 경험을 쌓았기 때문에 한국에서의 적응 역시 조금 더 용이할 수 있다. 페레즈가 피렐라처럼 KBO 리그 적응을 수월하게 한다면 한화로서는 그보다 더 바라는 것은 없을 것이다.
[한화와 계약하고 있는 페레즈. 사진 = 한화 이글스 제공]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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