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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대구 최창환 기자] 자칫 흐름을 내줄 수도 있는 순간. 롯데는 나균안을 마무리투수로 꺼내들었다. 나균안은 자칫 흐름을 넘겨줄 수도 있는 상황서 구원투수로 등판, 삼성 타선을 잠재우며 생애 첫 세이브를 따냈다.
나균안에게 지난 9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원정경기는 의미가 남다른 일전으로 남게 됐다. 마무리투수로 나선 나균안은 ⅔이닝 1탈삼진 무실점, 롯데의 9-5 승리에 힘을 보탰다. 나균안이 투수로 전향한 후 따낸 첫 세이브였다.
포수에서 선발로 전환, 경험치를 쌓던 나균안은 지난달 20일 1군에서 말소된 후 재정비의 시간을 가졌다. 비교적 빨리 데뷔 첫 선발승을 따냈지만, 이후 경기에서는 구위 저하가 뚜렷했기 때문이다. 나균안의 6월 4경기 성적은 1승 2패 평균 자책점 7.56. 데뷔 첫 선발승의 기쁨도 만끽했지만, 이후 등판에서는 안정감이 다소 떨어진 모습이었다.
코칭스태프 역시 잘 알고 있는 바였다. 향후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을 맡을 수도 있지만, 롯데 코칭스태프는 적어도 올 시즌 잔여경기에서 나균안에게 어울리는 보직은 선발이 아닌 불펜이라는 결론을 내리며 1군 엔트리에 변화를 줬다.
나균안은 “장점은 제구력인데, 아쉬운 부분이 조금 나오다 보니 1군에서 말소됐다. 이후 감독님이 1군에 동행하며 조금 더 신경 쓸 수 있도록 배려를 해주셨다. 상대 타자들의 움직임을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에 대해 말씀해주셨고, 중계를 보며 계속 공부했다”라고 말했다.
익히 알려졌듯, 나균안은 프로 데뷔 후 포수에서 투수로 전향한 케이스다. 포수, 포수에서 투수로 전향한 선수 등 서로 다른 두 포지션이 겪는 시행착오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 않을까.
나균안은 이에 대해 “포수만 할 때는 이 타자의 약점만 보고 경기에 임했지만, 이제는 이 타자의 약점이 무엇이라 해도 투수인 내가 그걸 못 던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운을 뗐다. 경기를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정반대로 바뀐 셈이다.
나균안은 이어 “몸으로 느꼈던 포수는 힘든 포지션이다. 특히 투수는 포수의 힘이 정말 크다고 생각한다. 투수를 하게 되면서 포수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걸 더 많이 느꼈다. 그래서 투수가 된 후 포수들에게 더 다가갔다. 힘들다는 걸 알기 때문에 형이라도 (포수들에게)더 서슴없이 다가가려고 했다”라고 덧붙였다.
여전히 시행착오를 거치는 중이지만, 나균안은 이 과정서 예상보다 빠른 시점에 첫 세이브를 따냈다. 롯데가 필승카드를 모두 소모한 후 예기치 않는 상황을 맞았을 때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
9일 삼성전. 소속팀이 4점을 앞선 상황이라도 해도 1사 만루서 실점 없이 아웃카운트 2개를 따내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제였지만, 나균안은 임무를 완수하며 데뷔 첫 세이브를 챙겼다. 과정을 떠나 불펜투수로 나선 나균안의 경쟁력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일전이었다. 그것만으로도 롯데, 나균안에겐 첫 세이브 이상의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경기이기도 했다.
[나균안.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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