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구 최창환 기자] 박해민이 수비에서 만든 하이라이트 필름은 셀 수 없이 많지만, 그중에서도 역대급이라 할 수 있는 수비가 나왔다. 원태인 역시 ‘삼성에 (박)해민이 형 없으면 안 되겠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의 명품수비였다.
삼성 라이온즈는 지난 10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홈경기에서 접전 끝에 3-2 신승을 따냈다. 3위 삼성은 2연패에서 벗어나 2위 LG 트윈스를 0.5경기차로 추격했다.
원태인이 프로 데뷔 3년 만에 처음 10승을 달성한 날, 최고의 조력자는 단연 박해민이었다. 1번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장한 박해민은 결승 솔로홈런을 터뜨리는 등 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하며 원태인의 10승에 힘을 보탰다.
무엇보다 눈길을 사로잡은 건 박해민이기에 가능했던 호수비였다. 삼성이 3-1로 앞선 7회초. 삼성은 구원 등판한 심창민이 이대호에게 좌중간 방면으로 향하는 안타성 타구를 허용했다. 펜스를 직접 때려 장타가 될 수도 있을 거라 예상할 수 있는 타구였다.
하지만 삼성에겐 박해민이 있었다. 타구를 향해 전력질주한 박해민은 순간적으로 점프한 후 발을 펜스에 지지하는 기지를 발휘, 장타성 타구를 중견수 플라이 처리했다. 박해민이었기에 할 수 있는 슈퍼캐치였다. 단언컨대 그동안 수많은 하이라이트 필름을 만든 박해민의 커리어에 있어서도 손에 꼽을만한 호수비였다.
허삼영 감독은 “1이닝을 삭제한 호수비”라며 박해민을 칭찬했고, 원태인 역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삼성에 해민이 형 없으면 안 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메이저리그에서나 봤던 수비를 라팍에서 봤다. 멋있었다.” 원태인의 말이다.
원태인은 이어 “해민이 형이 중견수에서 버티고 있는 것이 투수에겐 정말 큰 힘이 된다. 외야플라이가 중견수 방면으로 가면 마음이 놓인다. 만약 해민이 형이 타구를 못 잡는다면, ‘내가 못 던졌구나’란 생각이 들 정도로 해민이 형을 신뢰한다”라고 전했다. 그만큼 박해민이 팀 분위기, 투수들의 정신력에 끼치는 영향력이 크다는 의미였다.
박해민은 해당 상황에 대해 “잘 맞은 타구였지만 ‘잡을 수 있겠다’ 싶었는데 생각보다 궤적이 높았다. 그래서 순간적으로 펜스를 밟고 올라가야겠다는 판단을 했다. 더그아웃으로 돌아왔을 때 동료들이 ‘소름 돋는다’라는 말을 해줬다”라고 돌아봤다.
박해민은 이어 캡틴다운 한마디도 잊지 않았다. 박해민은 “전반기가 몇 경기 남지 않았는데, 최선을 다해 이기는 게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그에 앞서 선수들이 최근 코로나19 상황에 대해 남의 일이 아니라는 인식으로 경각심을 이어갔으면 하는 게 주장으로서의 바람”이라고 전했다. 타 팀에서 복수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만큼, 삼성 선수들 역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견해를 공식적으로 전한 것.
삼성이 왕조를 써내려갈 때만 해도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도맡은 신예였던 박해민은 어느덧 삼성과 희로애락을 함께한 베테랑의 대열에 들어섰다. 뿐만 아니라 팀의 리더다운 한마디도 남기며 삼성 선수단에 경각심도 불러일으켰다. 박해민은 그야말로 ‘캡틴의 품격’을 몸소 보여주고 있다.
[박해민.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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