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주위에선 똑같이 보일 것이다. 내겐 큰 변화다."
타자의 타격, 투수의 투구 메커니즘은 디테일하다. 일반인은 조그마한 변화를 눈치채기 어렵다. 그러나 그 조그마한 변화가 선수의 성적과 몸값이 올라가거나 떨어지는 결정적 요인이 된다. 키움 베테랑 좌타자 이용규는 조그마한 변화로 성과를 봤다.
이용규는 오랫동안 앞다리(좌타자는 오른다리)를 크게 들었다가 놓으며 타격했다. 심할 때는 홈플레이트 쪽으로 반원을 그리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폼이 항상 일정할 수는 없다. 한화에 이어 키움에서도 다리를 드는 폭과 타이밍에는 미세한 변화가 있었다.
이용규는 지난 14일 팀 훈련 이후 "전반기는 많이 부족했다. 좋을 때와 안 좋을 때의 격차가 심했다. 잘 하는 선수는 나쁜 시기를 짧게, 좋은 시기를 길게 가져간다. 선수라면 항상 부족한 부분을 먼저 생각한다. 아쉬운 부분이 많다. 좋을 때와 나쁠 때의 격차를 줄이면서 팀에 도움이 돼야 한다"라고 했다.
강병식 타격코치와 함께 오른다리를 두고 많은 대화를 했다. 이용규는 "주위에선 똑같이 보일 것이다. 세밀한 부분은 자신만 알 뿐, 크게 바꾸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다리를 들 때 타이밍을 맞추는 게 늦었고, 폼이 큰 것 같아서 오른다리를 드는 걸 최대한 간결하게 했다. 전반기 막판에는 그나마 괜찮았다"라고 했다.
이용규는 4월 타율 0.273 7타점 10득점, 5월 타율 0.266 7타점 18득점했다. 그러나 6월에는 타율 0.308 9타점 14득점, 7월 타율 0.308 2타점 5득점. 전성기에 비해 운동능력이 살짝 떨어졌지만, 여전히 수비와 주루도 탄탄하다. 1번, 5~6번, 9번 등 타순도 가리지 않았다.
좋은 타격감을 찾았지만 리그가 갑자기 중단됐다. 예정된 휴식기가 1주일 늘어났다. 이용규는 "4주라는 시간 동안 잘 연습해야 한다. 후반기 시작할 때 첫 경기부터 좋은 타이밍을 가져갈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라고 했다.
키움에서의 반년은 어땠을까. 젊은 선수가 많은 팀답게 새로운 느낌이었다. 이용규는 "많이 배웠다. 팀 스케줄보다 각자 해야 할일을 알아서 하는 분위기다. 분위기도 좋다. 어린 선수들이 어려워하는 부분이 있으면 내 경험을 얘기해줬다. 젊은 친구들이 야구를 잘 알고 하는 느낌이었다. 매년 가을야구도 경험했다. 더 큰 목표를 가지면 본인도 팀도 더 높은 곳으로 갈 수 있을 것이다. 나 역시 뒤처지지 않으려고 노력한다"라고 했다.
이용규는 "후반기에는 팀 성적이 더 좋아질 것이라고 감히 예상한다"라고 했다. 반년간 키움에 몸 담으면서 젊은 선수들의 미래가 밝다는 걸 느꼈다. 이용규 역시 전반기 막판 찾은 좋은 타격리듬을 후반기에도 유지하고, 체력도 잘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이용규는 "코칭스태프와 트레이닝 파트에서 잘 조절해줘서 전반기를 부상 없이 잘 치렀다. 감사하다. 후반기에도 체력을 잘 조절하겠다. 경기에 모든 걸 쏟아 부을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라고 했다.
[이용규.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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