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롯데 자이언츠에서 또 한 명의 포수 출신의 선수가 투수 겸업에 나섰다. 1군 무대에서 뛰기 위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함이다.
나원탁은 2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자체 청백전에서 청팀의 마지막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1이닝 동안 투구수 19구,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나원탁은 지난 2017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2라운드에서 삼성 라이온즈의 지명을 받은 뒤 FA 강민호의 보상선수로 롯데 자이언츠의 유니폼을 입었다. 나원탁은 입단 당시와 롯데로 이적한 후에도 줄곧 포수로 활약해왔다. 하지만 현역으로 군 복무를 마친 뒤 외야수로 포지션을 변경했다.
롯데에는 김준태와 지시완, 정보근, 강태율에 안중열까지 포수 자원이 많은 상황. 포지션 경쟁으로 나원탁의 타격 재능을 썩히기는 아까웠다. 나원탁은 구단과 상의 끝에 외야로 포지션을 변경했고, 올해 2군에서 54경기에 출전해 6홈런 43타점 타율 0.299(177타수 53안타)의 좋은 성적을 기록 중이다.
여기서 나원탁은 한 가지 옵션을 더 달았다. 바로 '투수'였다. 롯데 관계자는 "투수 전향은 아니다. 투·타 겸업에 가깝다"며 "여전히 타자로서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 하지만 현재 1군에 야수 자리가 부족하다. 원래 어깨가 좋았던 선수이고 구단과 면담을 통해 패전 투수로 등판하더라도 1군에 콜업될 확률을 높이고자 하는 선수의 절실함이 만든 등판"이라고 설명했다.
나원탁은 27일 청백전에서 9회에 등판해 선두타자 강태율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첫 아웃카운트를 만들었다. 이후 나승엽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배성근과 손성빈을 차례로 땅볼 처리하며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매듭지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5km, 평균 143km를 마크했다. 변화구도 슬라이더와 스플리터를 섞어 던졌다.
롯데는 포수 출신의 선수가 투수로 포지션을 전향해 성공을 이어가고 있는 선수가 있다. 바로 나균안이다. 나균안은 지난해 투수로 전향했고, 올해 1군 무대를 밟았다. 올 시즌 성적은 11경기에 등판해 1승 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5.63을 기록 중이다. 전향 기간을 감안하면 매우 좋은 흐름이다.
자체 청백전이 끝난 뒤 나원탁은 "실전에서 던진 것은 처음이다. 불펜에서 마운드까지 걸어오는데 너무 긴장됐다. 하지만 초구가 스트라이크로 들어가는 순간 '됐다' 생각이 들면서 긴장이 풀렸다. (초구가) 방망이에 맞았지만, 아웃이 되니 '이게 투수의 맛인가'라는 생각이 들면서 재밌었다"고 첫 실전 등판의 소감을 전했다.
래리 서튼 감독도 경기 후 "좋은 장면이 많은 흥미로운 경기였다"며 "박재민, 홍민기, 나원탁 등 어린 투수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준비한 것이 좋은 결과로 나타나 만족스럽다"고 뉴 페이스들의 활약을 칭찬했다.
나균안 처럼 완전한 전향을 꿈꾸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나원탁은 외야수에 투수라는 옵션을 추가하며 스스로 자신의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나원탁. 사진 = 롯데 자이언츠 제공]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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