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요즘도 거포 타자는 키우기도, 만들기도, 데려오기도 힘들다. 여전히 거포에 목마른 팀들도 많이 있다.
그래서 두산의 트레이드 성공이 더욱 돋보인다. 두산은 올 시즌 개막에 앞서 LG와 2대2 트레이드를 진행했다. 좌완투수 함덕주와 우완투수 채지선을 LG에 건네고 내야수 양석환과 좌완투수 남호를 받아들이는 트레이드였다.
결과는 대성공. 양석환은 홈런 26개를 터뜨리며 현재 홈런 부문 공동 3위에 위치하고 있다. 타율 .276 26홈런 86타점이라는 성적표는 분명 기대 이상이다. LG 시절이던 2018년에 기록한 22홈런과 82타점을 모두 뛰어 넘은 커리어 하이 시즌이다.
두산에겐 아직 25경기가 남아 있으니 양석환이 30홈런을 달성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 할 수 있다. 30홈런 거포를 트레이드로 손에 넣다니. 구단으로서도 엄청난 성과라 할 수 있다.
KBO 리그의 40년 역사를 돌이켜봐도 트레이드로 영입한 선수가 30홈런 이상 기록한 사례는 손에 꼽을 만하다.
KIA가 2009년 김상현을 영입한 트레이드는 한국시리즈 우승의 향방을 가른 트레이드로 역사에 남아 있다. 김상현은 LG 시절 미완의 거포였으나 KIA로 이적하자마자 홈런 36개를 터뜨리는 믿을 수 없는 활약을 펼쳤다. 당시 홈런 33개를 터뜨린 최희섭과 공포의 쌍포를 장착한 KIA는 정규시즌 우승은 물론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하면서 꿈에 그리던 'V10'을 완성했다. 김상현은 타점도 127개를 올리며 정규시즌 MVP까지 거머쥐었다.
KIA의 전신인 해태는 1999시즌을 앞두고 야구계를 깜짝 놀라게 한 빅딜을 성사했는데 바로 임창용과 양준혁이 유니폼을 갈아 입는 것이었다. 삼성은 마운드 보강을 위해 물불 가리지 않았고 대구 연고 지역 최고의 스타였던 양준혁을 트레이드 카드로 쓰는 충격 요법을 택했다. 양준혁은 보란 듯이 해태 유니폼을 입고 타율 .323 32홈런 105타점 21도루를 기록하고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양준혁이 그해 기록한 105타점은 평생의 커리어 하이로 남았다.
삼성이 2001시즌에 앞서 김주찬과 이계성을 내주고 마해영을 영입한 트레이드도 대박을 쳤다. 마해영은 선수협 부회장으로 활동하면서 구단과 마찰이 컸고 롯데는 마해영을 트레이드로 내보냈다. 마해영은 삼성에 오자마자 타율 .328 30홈런 95타점을 기록하며 생애 두 번째 30홈런 시즌을 마크했으며 이듬해인 2002년에는 타율 .323 33홈런 116타점을 남기고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끝내기 홈런을 작렬, 삼성이 20년을 기다린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의 히어로로 등극했다.
양준혁은 해태에서 1년만 뛰고 LG로 트레이드됐지만 김상현과 마해영은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과 함께하면서 역대급 트레이드 성공작으로 꼽히고 있다. 두산은 9월 이후 18승 8패로 엄청난 상승세를 타면서 정규시즌 4위까지 치고 오른 상태다. 가을야구도 위태로워 보였던 두산이기에 반전이 아닐 수 없다. 양석환은 9월 이후 김재환과 더불어 팀내 최다 홈런과 타점을 마크하며 두산 타선을 지탱하고 있다.
[양석환(첫 번째 사진)과 마해영(두 번째 사진). 사진 = 마이데일리 DB, 삼성 라이온즈 제공]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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