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강릉 이현호 기자] K리그1 승격 및 잔류를 두고 “인생” 설전이 오갔다.
K리그2의 대전하나 시티즌과 K리그1의 강원FC가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만났다. 승격을 염원하던 대전 미드필더 마사(일본)는 방송 인터뷰에서 한국어로 “승격, 그거 인생 걸고 합시다”라고 또박또박 말했다. 축구 팬들의 심금을 울리는 멘트였다. 해당 인터뷰 영상은 축구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에게도 널리 퍼졌다.
12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이 열렸다. 1차전에서 0-1로 패배했던 강원이 2차전에서 4–1로 승부를 뒤집었다. 1·2차전 합계 4-2가 된 강원은 K리그1 잔류에 성공했다. 대전은 승격 문턱에서 좌절했다. 양 팀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린 순간이다.
경기 종료 후 기자회견장에 들어온 강원 한국영은 “전반에 1골 먹혀도 기대가 됐다. 간절하다면 충분히 뒤집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라고 돌아봤다. 이어 “(마사 선수가) 인생을 걸고 승격하겠다고 했는데 인생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그 말을 듣고 기분이 좋지 않았다. 크게 신경을 안 썼다”라고 받아쳤다.
또한 2014 브라질 월드컵을 회상했다. 당시 주전 미드필더로 뛰었던 한국영은 “저 역시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 벨기에전을 앞두고 ‘축구인생을 걸겠다’고 말했다. 선수는 경기장 안에서 다 보여줘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수비형 미드필더인 한국영이 이날 쐐기골을 터트렸다. 좀처럼 보기 힘든 골이었다. 득점 직후에는 두 팔을 벌리며 강원 홈팬들의 함성을 이끌었다. 한국영은 “득점이 너무 필요했다. 감독님이 항상 말씀하시는 게 있다. ‘모든 선수들이 조연이어야 한다’고 했다. 오늘만큼은 조연이 아닌 주연이 되고 싶었다. 감독님이 화낼 수도 있다. 팀에 보탬이 되려고 노력했다. 밤새 이미지 트레이닝 많이 했다”라며 득점 비결을 들려줬다.
한국영은 지난해 여름에 머리를 다치는 큰 부상을 당했다. 그라운드 위로 앰뷸런스가 들어와야 할 정도로 심각했다. 오랫동안 치료 및 재활에 임하다가 힘겹게 복귀했다. 한국영은 “작년에 뇌진탕 부상으로 힘들었다. 호전되지 않아서 올해까지만 뛰고 은퇴하려고 했다. 다행히 조금씩 호전이 됐다. 시즌이 끝날 때 돼서 완치됐다. 시즌이 좀 길었으면 제 모습을 더 보여줄 수 있었다. 내년에는 제 모습으로 도움이 되겠다”라고 각오했다.
끝으로 그는 “강원이라는 팀이 K리그2(2부리그)에서 뛰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상대에게 위협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 팀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하면 팀은 저와 팀 모두 더 위로 올라갈 것이다. 저는 저대로 내년 시즌 잘 준비하겠다”라고 말하며 시즌 마지막 경기를 마무리했다.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현호 기자 hhhh@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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