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상대팀 선수가 스스럼없이 다가와 장난치고 때로는 진지한 모습으로 조언을 구하는 감독이 있다.
GS 칼텍스 차상현 감독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지난 15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3라운드, GS 칼텍스와 IBK 기업은행의 경기가 시작되기 전 IBK 기업은행 박민지가 GS 칼텍스 차상현 감독을 만났다. 박민지는 차상현 감독이 입고 있던 루돌프 티셔츠를 보더니 약 올리기 시작했고 차상현 감독도 박민지의 목덜미를 잡고 장난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그리고 차상현 감독은 그동안 팀 사정상 마음고생이 심했던 박민지를 위로하고 격려했다.
지금은 비록 다른 팀 감독이지만 사실 박민지가 프로에 데뷔할 수 있었던 건 차상현 감독 역할이 컸다. 박민지는 2017-2018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차상현 감독이 수련선수로 발탁해 GS 칼텍스에 입단했다. 수련선수로 선발된 선수는 1년이 지난 뒤에 정식 선수로 등록이 가능했기에 2018년 KOVO컵 때 프로 데뷔 경기를 치렀다. 이 대회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쳐 ‘라이징 스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난해 IBK 기업은행으로 트레이드가 되기 전까지 박민지는 차상현 감독의 지도를 받았다.
평소 차상현 감독은 선수들과 아빠, 삼촌, 오빠 사이를 오가는 친근함으로 '차노스(차상현+타노스)'라 불린다. 훈련할 때는 많이 무섭고 독한 구석이 있지만 훈련이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스무 살 어린 여자 선수들과도 격이 없이 어울리며 장난도 많이 친다.
선수들이 이렇게 스스럼없이 감독을 대할 수 있는 건 지도자로서 신뢰가 뒷받침되기 때문이다. 평소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 깊숙이 가지고 있던 진정성을 바탕으로 선수들을 아끼고 있기에 선수들도 이렇게 편하게 대할 수 있는 것이다.
GS 칼텍스 선수들도 인터뷰에서 "평소에 아빠같이 다정하다. 운동할 때는 많이 무섭지만 항상 자신감을 잃지 않게 도와주신다"라며 친근함을 표현했다.
지난 시즌 GS 칼텍스가 여자 프로배구 사상 처음으로 트레블(챔피언결정전·컵대회 우승·정규리그 1위)을 달성할 수 있었던 건 선수와 코칭스태프가 하나로 뭉친 '원팀'이었기에 가능했다. '원팀'의 중심에는 차상현 감독의 친근함이 있다.
GS 칼텍스는 올 시즌 이소영이 FA 자격을 얻어 KGC 인삼공사로 떠났고, 외국인 선수 러츠도 일본 무대로 떠났다. 전력 손실이 컸지만 차상현 감독을 중심으로 똘똘 뭉친 GS 칼텍스는 '신 삼각편대'를 구축하여 현재 리그 2위를 유지하고 있다.
[상대팀 선수와도 스스럼없이 지내는 GS 칼텍스 차상현 감독.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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