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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장병철(48) 감독과 고희진(42) 감독은 과거 신치용 감독의 삼성화재 '전성시대'를 함께 보낸 동료다.
감독이 된 두 사람이 코트에서 보여주는 지도 스타일은 확연히 다르다. 선비처럼 조용한 한국전력 장병철 감독과 선수보다 더 열정적인 삼성화재 고희진 감독이다.
이런 두 감독이 2022년 새해 첫날 연패 탈출을 위해 맞대결을 펼쳤고 장병철 감독의 한국전력이 고희진 감독의 삼성화재를 세트 스코어 3-1(25-19 17-25 25-16 25-12)로 꺾으며 3연패에서 탈출했다.
장병철 감독은 웬만해서는 화를 내지 않는다. 선수들의 아쉬운 플레이가 나오면 혼자 아쉬워하고 멋진 플레이가 나와도 잠시 손을 올렸다 내리는 정도가 기쁨의 표현이다. 이런 감독에게 한국전력 선수들이 다가가 하이파이브를 요청하기도 하지만 참 쑥스러워한다. 그만큼 선수들을 믿고 지켜봐 준다.
경기에 승리한 장병철 감독은 "새해 첫날 첫 경기 좋은 결과를 거둬 만족한다"라고 말하며 "지금부터 가장 중요한 건 자신감이다", "오늘 경기가 선수들에게도 터닝 포인트가 될 것이다"라고 말하며 봄 배구를 위해 나아갈 것임을 다짐했다.
반면 고희진 감독은 선수보다 더 열정적인 모습으로 코트에서 눈에 자주 띈다. 고희진 감독은 2003년 삼성화재에 입단해 13년 동안 뛰었고 삼성화재 코치를 거친 뒤 감독으로 부임한 원 클럽 맨이다. 국내 4대 프로스포츠 구단 가운데 최초의 1980년대 사령탑이기도 하다. 젊은 나이인 만큼 선수들과 스킨십을 하며 소통하고자 노력한다.
큰 동작만큼 주심에게 항의할 때도 쩌렁쩌렁 울리는 목소리로 선수들을 대신해 의사전달을 한다. 이날 경기에서도 고희진 감독은 2세트 캐치볼 판정에 대해 '이건 아니지'라고 큰 소리를 내며 주심의 판정에 항의했다.
고희진 감독은 판정이 정정되지 않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선수들에게 '정말 이기고 싶다'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던 것이다.
팽팽한 흐름을 이어가다가도 범실로 자멸하며 5연패의 수렁에 빠진 고희진 감독은 "삼성화재를 응원해 주시는 팬들께는 너무 죄송한 마음뿐"이라며 "조금만 기다려주시면 선수들과 합심해서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덧붙였다.
확연히 다른 스타일로 선수들을 지도하는 두 감독은 이렇게 새해 첫날 경기에서부터 희비가 엇걸렸다.
[연패탈출이라는 새해 목표로 맞대결을 펼친 한국전력 장병철 감독과 삼성화재 고희진 감독.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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