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야구 선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무대. 바로 메이저리그가 아닐까. 말 그대로 메이저리그는 세계 각지에서 최고의 선수들이 모여 뛰는 곳이다.
지금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소속인 박효준은 지난 해 뉴욕 양키스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 무대에 데뷔하면서 역대 25호 코리안 메이저리거로 기록됐다. 이처럼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기회가 아니다.
대부분 어린 나이에 미국으로 진출해 마이너리그부터 차근차근 단계를 밟으면서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은 선수들이다. KBO 리그에서 뛰다 FA 자격을 얻어 메이저리그 무대로 향한다는 것은 더 가능성이 희박한 일이라 할 수 있다.
그래도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진출한 선수보다는 완전 FA 자격으로 미국 무대에 입성한 선수들은 사정이 낫다고 할 수 있다. 포스팅 시스템으로 다녀온 선수들은 무조건 원소속팀에 복귀해야 하고 다년계약도 금지돼 있다. 여기에 FA 자격을 얻으려면 4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미 해외진출 FA 권리를 실행했으니 국내 복귀 후 FA 권리를 행사하려면 재자격을 얻어야 한다는 개념이다. 박병호의 경우에는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2년을 뛰고 국내로 돌아왔는데 원소속팀인 넥센(현 키움)과 무조건 계약을 맺어야 했고 다년계약 없이 연봉 15억원에 사인을 해야 했다.
반면 완전 FA 자격으로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다가 국내로 돌아온 선수들은 FA 신분으로 여러 구단과 자유롭게 협상이 가능하며 다년계약은 물론 계약금까지도 받을 수 있다. 당연히 대우가 더 좋을 수밖에 없다.
이대호는 2011시즌을 마치고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버팔로스와 2년 7억 6000만엔에 계약을 맺었다. 그리고 소프트뱅크 호크스를 거쳐 2016년 마침내 시애틀 매리너스에 입단해 메이저리거의 꿈을 이뤘다. 플래툰으로 출전한 이대호는 타율 .253 14홈런 49타점을 남기고 롯데로 복귀했다. 롯데는 지금도 깨지지 않은 4년 150억원이라는 '1등 대우'를 해줬다.
윤석민은 2013시즌을 마친 뒤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3년 575만 달러에 보장 계약을 맺었는데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없어 결국 메이저리그 무대를 한번도 밟지 못하고 국내 무대로 돌아와야 했다. KIA는 윤석민에게 4년 90억원이라는 특급 대우를 안기면서 에이스의 귀환을 반겼다.
2015년 두산을 우승으로 이끈 뒤 볼티모어와 2년 700만 달러에 계약했던 김현수는 2017년 겨울 LG와 4년 115억원에 전격 계약을 체결했다. 2017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1년 150만 달러에 스플릿 계약에 사인한 황재균도 김현수와 같은 시기에 국내 무대로 돌아왔는데 KT가 마련한 4년 88억원이라는 돈다발을 품에 안을 수 있었다.
공교롭게도 두 선수는 지난 해 겨울에도 또 한번 FA 권리를 행사했고 김현수는 4+2년 115억원, 황재균은 4년 60억원에 재계약을 하면서 'FA 재벌'로 등극했다. FA로만 벌어들인 수입이 김현수가 230억원, 황재균이 148억원에 달한다.
지난 해 텍사스 레인저스와 1년 130만 달러(인센티브 55만 달러)에 스플릿 계약을 양현종도 메이저리그 무대를 잠깐 밟기는 했지만 결국 설 자리를 잃어 국내로 복귀했다. KIA와 줄다리기 협상 끝에 4년 103억원이라는 큰 규모의 계약으로 협상을 매듭지었다.
이처럼 KBO 리그에서 활약하다 완전 FA 자격을 얻어 미국으로 진출했던 선수들은 하나 같이 국내 복귀 후에도 대박을 터뜨렸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대호, 윤석민, 김현수, 황재균, 양현종의 국내 복귀 대우 금액의 평균은 109억원에 달한다.
사실 미국으로 진출할 정도면 기량이 리그 정상급인 것은 두 말할 필요가 없는 선수들이고 김현수처럼 메이저리그에서 체득한 노하우를 후배 선수들에게 아낌 없이 알려주는 역할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구단들은 '총알'을 아끼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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