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시간을 투자할 생각이다."
2021-2022 FA 시장이 폐장하면서 '단장의 시간'도 막을 내린 듯하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단장들은 지금도 물밑에서 로스터를 강화하고, 뎁스의 미래 가치를 높이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 트레이드 시장은 언제든 열려있다.
작년 11월에 부임한 KIA 장정석 단장은 다른 단장들보다 좀 더 바쁜 나날을 보낼 듯하다. KIA가 대표이사, 단장, 감독을 동시에 교체하면서 구단의 방향성을 바로잡기로 했기 때문이다. 최준영 대표이사와 장정석 단장은 당장 1군과 2군을 일원화했던 2021시즌 체제를 이원화로 돌렸다.
맷 윌리엄스 전 감독에게 1군과 2군 운영의 전권을 맡기고, 이범호 타격코치에게 2군 총괄을 맡긴 2021시즌을 실패로 규정했다. 육성도, 1군에 미친 단기 성과도 미미했기 때문이다. 장 단장은 1군은 사실상 김종국 감독에게 맡겼다. 대신 2군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미 히어로즈 운영팀장 시절 구단 살림 전반을 돌본 경험이 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2군 정명원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방향성을 공유하고 있다. 장 단장은 6일 김종국 감독 취임식 직후 "그동안 KIA가 잘못된 육성을 한 건 아니었다. 좋은 건 가져가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면서 육성에 대한 관심을 갖고, 좀 더 신경을 쓰고, 집중할 생각이다"라고 했다.
KIA는 FA 시장에서 253억원을 들여 나성범과 양현종을 영입했다. 그러나 매년 이렇게 큰 돈을 들여 FA 쇼핑을 할 수 없다. 든든한 모기업이 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에 야구단들의 살림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자생이 화두가 된지 오래다.
단순하게 계산을 해보면, FA 한 명에게 수년간 총액 100억원을 투자한다면, 수년에 걸쳐 신인 100여명을 뽑고 육성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구단들은 이미 FA 쇼핑과 육성을 병행하고 있지만, 시간이 갈수록 육성 기조가 강해질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래서 저연차들을 확실하게 평가 및 파악하고, 시간을 두고 팀의 어떤 파트에 어떻게 필요한 선수로 키울 것인지 결단을 내릴 필요가 있다. 그에 따라 개개인의 접근법이 달라야 한다. 장 단장도 지도자 출신이기 때문에, 2군 감독 및 코칭스태프와 긴밀한 소통이 가능하다.
장 단장은 "모든 젊은 선수가 기술적인 부분만 보완한다고 성장하는 건 아니다. 때로는 힘을 더 키워야 하는 선수도 있다. 반대로 기술적으로 더 필요한 선수도 있다. 이런 부분을 잘 판단해야 한다. 2군 감독님, 코치님들과 의견을 나눠서 체계적으로 방향성을 만들어가려고 한다"라고 했다.
이제 시작이다. 이 작업은 인내가 필요하다. 2~3년에 걸쳐 시스템을 완성해야 10년 넘게 버틸 수 있는 토대를 다질 수 있다. 키움이나 LG 등 최근 선수들을 잘 키우는 구단들도 인내의 시간이 필요했다. 장 단장은 "이 팀에도 분명히 좋은 점이 있다. 더 좋게 만들어가기 위해 시간을 투자할 생각이다"라고 했다.
[KIA 장정석 단장. 사진 = KIA 타이거즈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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