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선발투수 예비 FA들의 올 시즌은 어떨까.
2022-2023 KBO리그 FA 시장에는 양현종(KIA), 백정현(삼성)뿐이었던 2021-2022 FA 시장과 달리 선발투수가 제법 있다. 한현희(키움)와 임찬규(LG)가 탑2로 꼽히고, 이태양(SSG), 정찬헌(키움), 이재학(NC), 장시환(한화)도 대기 중이다.
한현희와 임찬규는 이변이 없는 한 올 시즌 풀타임 선발을 준비한다. 한현희는 150km대 패스트볼로 풀타임 구원으로 뛴 시절도 있었지만, 홍원기 감독은 작년에도 선발투수를 맡겼다. 올해 키움 불펜에 조상우(사회복무요원)가 빠지는 대형 변수가 있지만, 예비 FA 시즌에 불펜으로 돌릴 가능성은 낮다.
2021시즌 18경기서 6승2패1홀드 평균자책점 3.89를 기록했다. 작년 여름 코로나19 술판파동으로 징계를 받았다. 그래도 선발로 풀타임 가깝게 소화하며 처음으로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구종이 단조로운 약점은 있지만, 경기운영능력이 향상됐다는 평가다.
임찬규는 최근 수년간 선발투수로 경험을 쌓았다. 그러나 작년에는 14경기서 1승8패 평균자책점 3.87을 기록했다. 기복도 있었지만, 잘 던지고 운이 따르지 않는 경기도 있었다. 패스트볼의 구위가 좋아졌고, 슬라이더를 장착했다.
역대 FA 선발투수 최고금액 계약은 최근 KIA로부터 4년 103억원을 받기로 한 양현종이다. 역대 최초의 투수 FA '세 자리'(100억원대) 계약이다. 뒤이어 2016-2017 차우찬(LG, 4년 95억원), 2014-2015 장원준(두산, 4년 84억원), 윤성환(삼성, 4년 80억원), 2013-2014 장원삼(삼성, 4년 60억원) 순이다.
냉정하게 볼 때, 한현희와 임찬규가 양현종이나 차우찬의 벽을 넘는 건 쉽지 않아 보인다. 커리어를 돌아볼 때 10승 혹은 3점대 이하 평균자책점을 2~3년 연속 꾸준히 찍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올 시즌 초특급 커리어 하이가 동반돼야 한다.
장원준, 윤성환, 장원삼도 200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초~중반까지 KBO리그를 주름잡던 선발투수였다. 꾸준함과 안정감 측면에서 이들을 능가한 투수가 많지 않았다. 2022-2023 FA 선발투수들의 시장가격이 어떻게 형성될지 알 수 없지만, 선발투수 FA의 60~80억원대 계약이 드문 건 이유가 있다.
이태양, 정찬헌, 이재학, 장시환의 행보도 관심이다. 이태양의 경우 작년에 사실상 처음으로 꾸준히 선발로테이션을 소화했다. 박종훈과 문승원이 5~6월에 복귀하면 불펜 이동 가능성도 있다. 선발과 불펜 모두 가능한 정찬헌도 올 시즌 보직이 안개 속이다. 이재학은 최근 2년 연속 주춤했기 때문에 반등이 반드시 필요하고, 장시환도 작년 부진 끝에 불펜으로 돌아서기도 했다.
FA 역사를 돌아보면 구단들은 야수보다 투수에게 박한 대우를 했다. 투수의 어깨와 팔꿈치가 소모품이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FA 자격을 얻을 때까지 8~9년간 많이 던지고 잘 했다면 FA 계약 이후 그래프가 꺾인다는 걸 경험을 통해 학습한 상태다. 실제 차우찬, 윤성환, 장원삼도 어느 시점에 부상이나 급격한 내림새를 피하지 못했다.
그래서 2022-2023 시장에서 선발투수 예비 FA들의 행보가 관심사다. 올 시즌 성적, 다가올 겨울 시장가격과 행선지가 2023시즌 이후 리그 판도를 흔들 수 있다.
[한현희와 임찬규(위), 정찬헌(가운데), 이재학(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