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2022년 불명예의 주인공은 어느 팀일까.
FA 시장이 폐장했다. 외국인선수 슬롯도 두산의 외국인타자 한 자리만 빼고 모두 채워졌다. 10개 구단은 사실상 2022시즌을 앞두고 전력 세팅을 끝냈다. 물론 트레이드라는 변수가 있지만,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넘어 페넌트레이스 초반까지도 '허니문' 기간이다.
매년 우승해야 할 팀은 차고 넘친다. 5강에 반드시 가야 할 팀도 절대 다수다. 저마다의 합리적인 이유를 들어 투자도 하고 준비도 한다. 그러나 순위싸움은 냉혹하다. 누군가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고 웃을 때, 남몰래 분을 삭히는 팀들은 반드시 나온다.
2022시즌, 최하위 후보는 어느 팀일까. 일단 지난해 5강에 들었던 팀들 중 통합우승의 KT와 LG, 삼성은 비교적 안정적인 전력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암흑기를 끊고 가을야구에 복귀한 삼성의 경우 팀 전체의 애버리지가 진짜 올랐는지 올해 확인해봐야 한다. 그러나 올해 최하위권으로 처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중, 하위권에선 FA 시장에서 대대적인 투자를 한 KIA와 NC가 눈에 띈다. KIA는 253억원을 들여 나성범과 양현종을 영입했다. NC는 나성범을 잃었으나 박건우와 손아섭으로 국대 외야진을 구축했다. 또한, '술판 4인방'이 시즌 초반까지 징계를 소화하면 5월부터 가세한다. MBC스포츠플러스 허구연 해설위원은 술판 4인방까지 복귀한 뒤의 NC를 두고 "3강 후보"라고 했다.
두산은 박건우를 빼앗겼으나 김재환을 잡았다. 매년 FA 유출이 이어온 것에 비하면 올 겨울 유출은 크지 않다고 느껴질 정도다. 임창민, 김지용 등 방출자들로 살뜰하게 보강까지 했다. 허구연 위원은 두산을 5강 후보에 넣는 걸 주저했다. 그러나 특유의 화수분 저력을 감안하면 최하위 후보라고 보긴 어렵다. SSG의 경우 변수가 많긴 하다. 그래도 박종훈과 문승원이 후반기에 본격 가세하면 최하위권으로 내려갈 가능성은 낮다.
결국 남은 팀은 한화, 키움, 롯데다. 본래 전력이 리그 최강이 아닌데 올 겨울 보강이 전무했다. 심지어 키움과 롯데는 명확한 마이너스다. 실질적으로 이 팀들 중에서 올 시즌 최하위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분위기다.
한화는 가뜩이나 전력이 약하다. 2021시즌부터 급진적인 리빌딩에 들어갔다. 올 겨울 외부 FA에 손을 대지 않고 기존 자원들의 애버리지 향상을 꾀한다. 롯데도 손아섭을 잃으면서 타선이 약화됐다. 사직구장 외야 펜스를 뒤로 미는 등 투수력, 수비력 중심의 팀으로 재탄생할 준비를 하고 있다. 올 시즌에 누군가 새로운 간판급이 튀어나오면 내후년에 외부 FA를 영입해 자연스럽게 리빌딩을 완성하고 위닝 멘탈리티를 쌓아 5강에도 도전하겠다는 계획이다.
어쩌면 가장 암울한 팀이 키움이다. 2008년 창단 후 한 번도 페넌트레이스 혹은 한국시리즈 우승이 없는 유일한 팀이다. FA시장에서 태생적으로 대형투자를 하기 어렵다. 작년 가을에는 주주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로 70억원을 보충하기도 했다. 이번에도 박병호를 속절없이 빼앗겼다.
그렇지 않아도 최근 1~2년간 터지지 않는 타선 탓에 속을 끓여왔다. 타격의 팀이란 이미지가 강했지만, 2019년 한국시리즈 준우승 이후 클러치능력과 장타력이 리그 하위권으로 처졌다. 매년 젊은 선수들로 리빌딩을 하지만 전성기의 박병호와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레스) 공백을 메우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정후의 원맨쇼로는 한계가 있다. 더구나 20세이브를 보장하는 조상우마저 사회복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하면서 2년간 빠진다. 한 관계자는 "키움도 만만찮다. 한화, 롯데와 함께 강력한 최하위 후보"라고 했다.
키움은 창단 후 2011년 딱 한 차례 최하위를 했다. 이후 2013년부터 2021년까지 9시즌 동한 한 차례(2017년)를 제외하고 꼬박꼬박 가을야구를 치렀다. 매년 리빌딩을 성공적으로 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진짜 위험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사실 한화와 롯데는 최하위 전문이다. 2001년 단일리그 재편 이후 암울한 역사를 자랑한다. 한화는 2009~2010년, 2012~2014년, 2020~2021년까지 7회, 롯데는 2001~2004년, 2019년까지 5회다. 재건을 넘어 혁신이 필요한 대표적 구단들이다.
[한화, 롯데, 키움 구성원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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