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지난해 6월 발생한 광주시 학동 재개발 철거 건물 붕괴 참사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11일 오후 같은 지역인 광주시 화정동 고층 주상복합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외벽이 무너지는 대형사고가 또 발생했다.
국내 도급순위 9위의 대형 건설사가 시공사라는 점에서 더욱 놀랍고 충격적이다.
두 사고 모두 HDC 현대산업개발이 시공하는 현대아이파크 건설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것으로 밝혀지자, 광주시민들은 “7개월여 만에 또!”라며 패닉 상태에 빠졌고, 국민들은 현대산업개발을 비롯한 건설업계 전반에 ‘안전 불감증’에 분노와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12일 아침 TV뉴스를 통해 전날 ‘광주 붕괴 사고’ 장면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는 회사원 김모씨는 “만약 입주해서 이 같은 사고가 발생했다고 생각하면 너무 아찔하다”면서 “순간적으로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가 오버랩 되어 출근길 내내 마음이 무거웠다”고 고개를 저었다.
언론매체와 주요 커뮤니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의 댓글에서도 “하도급에 하도급에 하도급…제발 건설 관행 수술해라.”, “현산은 건설업에서 퇴출시켜야 한다.”, “현산은 이번에야말로 사고 수습을 진짜 회사의 명운을 걸고 해결해야 한다.”, “회사 관계자는 물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도 반드시 엄벌에 처해야 한다.”는 등 격한 반응이 쏟아졌다.
광주민주노총 본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이번 사고는 생명과 안전보다 현대산업개발의 이윤 창출과 관리감독을 책임져야 할 관계기관의 안전불감증이 만들어낸 제2의 학동참사"라며 "학동 참사 이후 정부와 광주시, 현대산업개발은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한다고 호언장담했으나 과연 무슨 대책을 수립했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노조는 "재해 발생 시 원청 경영책임자 처벌이 가능하도록 온전한 '중대재해처벌법'을 즉각 개정하라"고 촉구하고 "건설 현장의 발주, 설계, 감리, 원청, 협력업체 등 건설 현장 전반을 아울러 안전에 대한 각각의 책임과 역할을 분명히 하는 '건설안전특별법'을 즉각 제정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광주시 재난안전대착본부는 이날 사고현장에서 긴급대책 회의를 마친 뒤 “현대산업개발이 광주에서 진행하고 있는 모든 건축·건설 현장의 공사 중지 명령을 내리기로 했다”면서 “국토교통부, 경찰청 등과 협력해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모든 법적·행정적 책임을 엄정하게 물어 건설 현장의 안전불감증을 발본색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고는 11일 오후 3시 47분쯤 광주시 서구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신축 공사 현장에서 발생했다. 외벽이 무너져 내리면서 주차된 차량과 전신주 등을 덮쳤다. 현장에서 작업하던 인부 6명은 현재까지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6월 재개발 철거 작업 중 건물 붕괴 참사가 일어난 광주 학동4구역 시공사였다. 당시 하청업체가 건물 철거 작업을 하다 버스를 덮쳐 9명이 숨지는 등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당시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은 사고 현장을 직접 찾아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이번 참사로 공염불이 되고 말았다.
연이은 ‘대형 광주 붕괴 참사’의 후폭풍은 당장 현대산업개발의 주가 폭락으로 이어졌다. 유병규 HDC현대산업개발 대표가 사과문을 발표하는 등 진화에 나섰지만 전일 대비 20% 가까이 추락하는 주가를 막을 수 없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10 현재 HDC현대산업개발 주가는 전일 대비 19.542%(5000원) 내린 2만 750원에 거래됐다.
이날 주가는 전일 종가(2만 5,750원) 대비 15.34% 하락한 2만1800원에 출발해 장중 내내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4일까지만 하더라도 마곡 R&D센터 신축공사 1192억원 수주와 더불어 신림동 1243억원 규모 재건축을 완성해 기관과 외국인들이 크게 매수세를 보이며 급등했던 HDC현대산업개발 주가가 ‘광주 붕괴 사고’로 회복하기 쉽지 않아 보이는 직격탄을 맞고 있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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