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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재 "'오징어 게임' 잘 될 줄 몰라…질적 성공 하고파" ('유퀴즈')[종합]

시간2022-01-12 23:06:57 강다윤 기자 k_yo_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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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배우 이정재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 게임' 흥행 이후 솔직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12일 방송된 케이블채널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에서는 인생의 절반 이상을 톱스타로 살아온 30년 차 월드클래스 배우 이정재가 출연했다.

이날 이정재는 "요새 '오징어 게임'이라는 드라마로 미국도 자주 왔다 갔다 한다. 다른 나라도 좀 다녀야 하는데 전혀 지금 그런 상황이 못 된다"며 근황을 전했다.

그러자 유재석은 "전세기를 타고 다니느냐"고 너스레를 떨었다. 쑥스러운 듯 웃은 이정재는 "아니다"고 답한 뒤 "나가서 저를 알려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는 게 아쉽다"며 덧붙였다.

이에 유재석은 "'오징어 게임을 찍을 당시 이렇게까지 되리라고 생각을 하셨느냐"고 궁금증을 드러냈다. 이정재는 "제가 '오징어 게임'을 1년 정도 찍었다. 10개월 정도 촬영을 했는데 그 꾀죄죄한 룩을 유지하느라 머리도 수염도 안 잘랐다. 옷도 훨씬 더 신경 안 쓰고 다녔다"고 당시의 고충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제 모습을 보신 분들이 걱정을 많이 하셨다. '오징어 게임'을 찍는다고 하면 기대가 그렇게 많지 않으셨다. 저 또한 이렇게 성공할 거라곤 상상을 못 했다"고 답했다.

이어 유재석은 "오늘 의상은 본인이 입어야겠다고 생각하셨느냐"고 물었다. 이정재가 화려한 패턴의 니트와 검은색 가죽바지로 남다른 패션 센스를 뽐냈기 때문. 이정재는 "고민을 많이 했다"며 입을 열었다.

이정재는 "워낙에 애청하는 프로이기도 하고 그렇다면 나도 진실성 있게 양복을 입을까 했다. '점잖게 입고 가서 점잖은 말만 하고 와야 할까'하는 생각을 했다"며 "사실 그런 모습보다는 조금 더 라이브(Live)하고 재밌는 이야기를 하는 게 지금의 저한테 어울리지 않았나 싶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이정재는 자신의 가죽바지를 가리키며 "이 나이에! 그래서 저희 코디네이터가 '선배님 진짜 앉으실 수 있겠어요?'라고 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스타일리스트가 많은 옷을 가져왔는데 이 옷을 입고 나가서 이 옷에 맞는 토크를 해야겠다 싶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정재가 출연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 게임'은 2021년 전 세계 최고의 화제작. 이정재는 "아무래도 인기가 더 많아져서 더 행복한 건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그만큼 앞으로 찍어야 하는 작품들에 대한 부담감이 더 많아졌다. 흥행보다는 질적으로 성공시키는 마음이 더 커졌다"며 마음가짐을 전했다.

이어 "왜냐면 시대가 바뀌어서 콘텐츠가 지금 인기를 못 얻어도 후에 인기를 얻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 콘텐츠의 진실성과 퀄리티를 굉장히 고민해서 만들다 보면 지금이 아니더라도 언젠가 다시 꺼내서 보면서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시대다. 그쪽으로 훨씬 고민과 생각이 깊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정재는 "해보지 않은 캐릭터나 장르를 선택했던 게 원동력인 것 같다. '내가 '도전'하겠다는 의미 때문에 이 작품을 했다가 이 작품이 잘못되면 어떻게 하나'하는 불안감이 들었다"며 "마치 벼랑 끝에서 '이 작품 잘못되면 난 없어지는구나'라는 생각을 하는 순간이 많다. 그게 아마 저의 원동력인 것 같다. 계속 다른 것을 보여드리고 싶어 하는 욕구가"고 자신의 원동력을 꼽았다.

이정재는 '오징어 게임'의 성기훈을 떠올리며 "항상 화려하고, 멋들어지고 깔끔한 이런 수식어가 이정재라는 이름 곁에 많이 있다. 그런데 사실은 제가 딱 어렸을 때 그만한 집에서 살았다. 방이 전혀 없는 거실만 한 집에서. 몇 개 안되는 반찬 가지고서 먹었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이어 "쌍문동 첫 촬영지에 갔는데 옛날 생각이 많이 났다. 어머니가 고생하셨던 생각도 많이 났다. 그래서 시장길을 계속 걸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성기훈화'되더라"고 설명했다.

나이가 들면서 멜로가 아닌 악역이나 센 역할만 들어오고 있다는 이정재에 유재석은 "한동안 이정재 씨가 멜로한 걸 본지가 꽤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정재는 "서글픈 현실이다. 젊었을 때 멜로는 굉장히 아름답고 상큼하고 가슴 아린 시나리오다. 이 나이의 멜로는 불륜에, 은폐하기 위해 누군가를 해하고 이렇게 지저분하다. 꼭 이 나이의 멜로가 그렇게만 전개될 필요가 있을까 싶다"고 말했다.

유명세를 인한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정재는 "자식이 유명해지고 본인들은 유명한 사람들이 아닌데 그 모든 것들이 불편했을 거다. 어딜 여행 가더라도 '너 먼저 저쪽 떨어져서 걸어라'라고 한다"며 "그 불편함이 최고조에 다다랐을 때 하루가 멀다고 다툼이 일어날 때가 많았는데 그때 '이러다가 우리 가족이 안 보고 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유명인이 아닌 연기자의 삶을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부모님이 자식의 영화나 드라마가 성공하면 너무 기뻐하신다. 아들의 인터뷰, 영화, TV쇼에 나오는 걸 매일 돌려보시는 게 낙이다. 일을 오래 하고 싶은 것도 그런 이유다"며 "저도 언젠가 선택받지 못한 배우가 된다면 부모님은 아들이 안 나오는 TV를 계속 돌려보실 거다. 저를 가장 단단하게 만들어준 건 역시 가족이다"고 애틋함을 드러냈다.

방송 말미, 이정재는 "아버지. 자꾸 명절날 오지 말라고 하시는데 명절날이라도 봬야지 우리가 가족의 따뜻함을 느낄 수 있지 않겠느냐. 자꾸 오지 말라고 하시면 서운하다. 신정 때 구정 때 또 가겠다. 아버지, 어머니 사랑한다"며 쑥스러움 속 가족에게 영상 편지를 남겼다.

[사진 =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방송 캡처]

강다윤 기자 k_yo_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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