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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도로공사 이고은(27)과 이윤정(25)은 포지션 경쟁자이지만 서로 아끼고 격려하며 진심으로 축하해 준다.
이고은은 지난 12일 흥국생명과의 경기에서 승리한 뒤 이윤정에게 제일 먼저 다가가 따뜻하게 포옹해 줬다. 그리고 어깨동무를 하며 코트를 천천히 걸었다. 이효희 코치와 경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뒤 두 사람은 다시 한번 손을 꼭 잡고 파이팅을 외쳤다.
도로공사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두 명의 세터 이고은과 이윤정은 서로 다른 스타일의 배구를 한다. 이고은은 길게 쏴주면서 이단 연결을 하는 부분에 장점이 있고, 이윤정은 세팅된 공을 플레이할 때 장점이 있는 선수다. 김종민 감독은 '투 세터' 체제를 구축하며 두 세터의 시너지 효과로 도로공사의 상승세를 이끌어냈다.
올 시즌 시작은 이고은이 주전으로 출발했다. 하지만 잠시 부진한 사이 이윤정이 주전 세터로 출전했고 이 기간 도로공사는 12연승을 기록했다. 지금은 이윤정이 주전으로 출전하고 불안할 때마다 이고은이 빈자리를 잘 메워주고 있다. 도로공사는 이윤정을 선발, 이고은을 교체로 낸 이후 13승 1패의 고공행진을 벌이며 2위까지 올라갔다.
이고은과 이윤정은 분명 포지션 경쟁자인데 서로를 견제하기보다는 믿고 의지한다. 프로 무대가 처음인 이윤정은 평소 이고은에 많은 조언을 구한다. 이고은도 이윤정에게 좋은 말도 많이 해주고, 서로 잘 도와주면서 뛰고 있다.
하지만 이고은도 선발에 대한 욕심이 있다. 이고은은 "운영은 감독님이 하시는 거라 선수인 나는 거기에 맞게 준비해서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뿐"이라면서도 "밖에서 보다가 들어가면 편하게 할 수는 있지만 아무래도 선발이 좋긴 하다"라고 웃으며 선발 출전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우정과 경쟁이 교차하는 묘한 분위기다. 보이지 않게 밀고 당기며 두 명의 세터는 이렇게 경쟁하며 좋은 팀을 만들고 있다.
[서로 경쟁하며 공존하는 이고은, 이윤정 두 명의 세터.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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