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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중남미 국가의 혼란스러운 상황이 KBO리그에도 영향을 끼쳤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이글스 감독과 두산 베어스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가 여권 문제로 입국 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다.
한화는 18일 수베로 감독의 입국 지연 소식을 전했다. 수베로 감독은 지난해 여권 기한이 만료된 이후 재발급 절차를 밟았고, 지난해 11월 30일 새 여권 발급이 완료됐다. 그러나 베네수엘라 현지 행정 상황으로 새 여권을 수령하지 못하면서 한국 입국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
수베로 감독의 모국인 베네수엘라의 정세는 썩 좋지 못하다. 한 지붕 아래 두 명의 대통령이 존재하는 내홍을 겪고 있다. 경제는 무너졌고, 치안도 심각하다. 범죄 조직이 사실상 '정부' 역할을 하고 있다. 나라가 혼란스러운 상황에 빠지면서 외교부의 행정 절차가 지연됐고, 수베로 감독의 여권 수령에도 난항을 겪고 있다.
다행히 수베로 감독은 현재 미국에 머무르고 있다. 수베로 감독은 한국을 떠날 때 여권이 만료된 상황이었지만, 베네수엘라와 미국 간의 '조약' 덕분에 만료된 여권도 5년까지는 자동연장이 된 덕분이다. 문제는 한국으로 오기 위해서는 새 여권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화는 수베로 감독의 여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리 수령' 절차를 알아보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수베로 감독의 여권이 '외교 행낭'에 들어가 있는 까닭에 베네수엘라 외교부가 한국으로 여권을 보내주기만을 기다려야 한다.
일단 수베로 감독의 여권은 한국으로 올 예정이다. 그러나 여권을 한국에서 수령하더라도 남은 문제가 있다. 입국시 새 여권을 수베로 감독이 소지해야 하기 때문에 다시 이를 미국으로 보내는 일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여권 문제는 수베로 감독뿐만이 아니다. 두산의 페르난데스도 난항을 겪는 중이다. 페르난데스는 이미 지난해 재계약에 합의했지만, 여권 재발급 문제로 공식 발표가 나오지 않고 있다. 페르난데스의 고국인 쿠바도 지난해 7월 반(反)정부 시위로 인해 나라가 혼란스러운 상황에 빠져있기 때문이다.
페르난데스는 지난해 5~6월 새 여권 발급 신청을 마쳤지만, 아직까지 여권 발급이 되지 않고 있다. 이러할 경우 보통은 주미 쿠바 영사관에서 여권 수령이 가능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영사관이 폐쇄되면서 행정 절차가 쉽게 해결되지 않는 중이다.
KBO리그는 오는 2월부터 스프링캠프 일정을 시작하는데, 수베로 감독과 페르난데스의 정상 합류는 불가능할 전망이다. 한화의 경우 수베로 감독의 부재가 불피한 상황이라고 판단해 케네디 수석 코치가 감독 대행 역할을 맡지만, 감독 없이 치르는 스프링캠프는 결코 좋지 않은 일이다.
두산 또한 박건우가 FA를 통해 NC 다이노스로 이적하면서 가뜩이나 전력이 약해진 상황에 페르난데스의 부재는 치명적일 수 있다. 구단이 직접 나서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한화와 두산은 발만 동동 구르게 됐다.
[한화 이글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좌), 두산 베어스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우).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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