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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KBS 1TV 대하드라마 '태종 이방원' 낙마 장면에 투입된 말이 목숨을 잃었다는 소식에 드라마 폐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일 동물자유연대는 공식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태종 이방원' 촬영 중 스턴트 배우를 태운 말이 달려오다 고꾸라지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다수의 스태프는 말의 발목에 묶인 줄을 잡아 당겨 강제로 넘어뜨렸고, 땅바닥에 머리를 부딪히며 목이 꺾인 말은 잠시 몸부림치더니 급기야 움직임을 멈췄다.
연대는 "2022년 대한민국 공영방송의 촬영이 이러한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 '태종 이방원'에서 말을 강제로 쓰러뜨린 장면은 명백한 동물학대다. 연대는 이번 사태를 절대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며 '방송 촬영을 위해 안전과 생존을 위협당하는 동물의 대책 마련이 필요합니다'라는 국민청원 동참을 독려했다.
하지만 말은 해당 촬영 일주일 뒤 세상을 떠났다. KBS 측은 공식입장을 내고 "사고 직후 말이 스스로 일어났고 외견상 부상이 없다는 점을 확인한 뒤 말을 돌려보냈다. 하지만 최근 말의 상태를 걱정하는 시청자들의 우려가 커져 말의 건강상태를 다시 확인했는데 안타깝게도 촬영 후 일주일쯤 뒤에 말이 사망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제작진의 사과문을 접한 다수의 시청자는 '태종 이방원' 홈페이지 시청자 게시판에 "실감나는 장면을 위해 고의로 말을 넘어뜨린 장면을 기획 연출한 책임자의 처벌과 방송국 책임자의 사과 강력하게 요구한다", "폐지하라", "드라마 폐지는 물론이고 사고 관련자 다 조사받고 처벌 받아야 한다", "생명을 하찮게 생각하는 '태종 이방원' 폐지하라"라며 드라마를 폐지하라고 촉구했다.
뮤지컬 배우 정선아도 인스타그램에 "이게 말 못하는 짐승에게 할 짓이냐. 정말 치가 떨린다", 배우 고소영은 "너무한다. 불쌍해", 배우 김효진은 "정말 끔찍하다. 배우도 다쳤고 말은 결국 죽었다고 한다. 스턴트 배우님도 하루 빨리 완쾌하시길. 촬영장에서의 동물들 소품이 아닌 생명이다"라며 분개했다.
한편 '태종 이방원'은 고려라는 구질서를 무너뜨리고 조선이라는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가던 여말선초 시기, 누구보다 조선의 건국에 앞장섰던 이방원의 모습을 조명한 드라마로, 매주 토, 일요일 오후 9시 40분 방송된다.
[사진 = KBS, KBS 홈페이지, 마이데일리 사진DB]
양유진 기자 youjiny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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